학생회 건물 앞에 수많은 학생들이 모여서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학생회는 제대로 된 푸딩을 제공해라!”

“학생회는 제대로 된 푸딩을 제공해라!”

“학생회는 제대로 된 푸딩을 제공해라!”


자신보다 거대한 붉은색 깃발을 휘날리고 있는 소녀가 큰소리로 외쳤다.


“대용량으로 만든 푸딩은 푸딩이 아니다!”


시위소리를 듣고 학생회 건물에서 누군가가 등장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긴 검은 머리카락, 냉혹한 눈동자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소녀를 쳐다보는 존재.


푸딩 아카데미 학생회장이다.


“후우. 이번에는 디저트 때문인가요? 알겠으니까 일단 해산해요.”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기 전까지 해산하지 않는다!”

“······.”


학생회장은 머리를 싸쥐며 그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즉각 해산하지 않으면 합의사항을 철회하겠다는 내용을 녹음했다.


이 녹음 파일을 시위대에게 들려준 후에야 해산하는데.


오늘도 한건 했다는 뿌듯한 마음으로 부원들을 해산시키고 자리를 떠나려고 하는 내 어깨를 붙잡는 학생회장.


“제발 시위좀 벌이지 말고 학생회가 만들어 놓은 건의함을 이용하지 않겠어요? 부탁할게요.”

“싫어요.”


단호한 내 눈빛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한 손으로 내 머리를 붙잡는다!?


“학생회를 생각해서라도 건의함을 이용하는 게 어떨까요?”

“노동자는 타협하지 않는다!”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마땅한 권리다. 아니, 의무이기까지 하다.


명분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으니까.


이 재미있는. 아니 학생들의 더 나은 생활을 위해서 우리는 계속 싸워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