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자고 일어난 우리는 평소처럼 아니, 평소와 근접하게 생활했다. 어쩐지 서먹한 아침으로 일어나, 식당으로 향한다.
“.....”
나브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무슨 말로 시작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어제 밤에 그런 미친 짓을 저지른 탓이었다.
조용하고, 죄책감이 가득한 식사는 내가 코로 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집중할 수 없었다.
“....갈게.”
나브는 그리 말하며, 수업을 들으러 떠났다. 나도 귀족들의 수업을 들으러 갔고
“훈련을 아직도 복기 중인 건가?”
무거운 분위기를 내고 있었던 것인지, 몇 명이 나에게 그리 말했다. 그런 것이 아니라고 말할 기분도 들지 않았다. 그렇게 또 수업을 보내고,
다시 점심을 먹었다. 나브는 아예 점심도 따로 먹었다. 조금, 아니, 많이 가슴이 울적해졌다. 지금이라도 말을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지만,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안?”
자일 오말리가 나에게 말했다. 그제야 내가 정신을 차렸다.
“응? 무슨 일이야?”
“....네가 대련을 엄청 좋아하고, 기사의 귀감인 것은 알겠다만.. 식사를 할 땐, 잠시 기사가 아닌 학생인 걸 깨달았으면 좋겠군.”
라고 말하며 내가 받아온 식판을 가리켰다. 샌드위치를 만들기 위해 손을 움직이고 있었지만, 빵은 받아오지 않은 것이었다.
“아.. 다른 생각에 빠져서 말이야.”
“그래, 또 새로운 전술이나, 기술을 복기중인가 보네. 적당히 하라고.”
빵 없는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체력달련에 들어갔다. 마찬가지로 정신은 어디론가 가버린 채, 임했고, 대련 시간이 되었다.
“퍽!”
한눈 판 사이, 대련하던 상대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맞고 말았다. 그것도 방어구가 채워져 있지 않던, 머리에 그대로 맞았고, 상대도 놀란 눈으로 나를 보았다. 평소와 달리, 피할 공격을 그대로 머리로 맞았으니 그럴 만 했다.
“이, 이안! 너 피가..”
“이안... 치료실로 가라.”
나는 치료실로 직행되었다. 괜찮다 말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치료실로 퇴장 당했다.
“하아...”
머리가 아픈 것보다, 다른 의미로 머리가 아팠다. 시간이 약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 말을 한 사람을 찾아가서 지금 내 머리처럼 만들어야 했다. 돌팔이가 틀림없었다.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내 마음은 물에 던진 돌처럼 가라앉았고, 생각은 붕 떠, 어디론가 날아가서는 돌아오지 않았다.
“빛의 신이 함께하시길, 오늘은 크게 다치셨군요. 오늘은 봉이 아니라 철퇴였나요?”
“빛의 신이 함께하시길, 대련 중, 작은 실수였습니다.”
사제님이 한숨을 쉬시며, 내 머리를 손봤다. 해당 사제님은 교회의 사제님처럼 치유의 기도를 쓰실 수 있는 분이셨다. 나중에 안 것인데, 치유의 기도를 쓸 수 있는 사제님은 중급 사제님이상 이라고 하신다.
“상태를 좀 볼게요.”
내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치우며, 내 머리를 살펴본다. 피가 나는데 아프지 않냐 는 듯, 날 살펴보시곤,
“사제의 기도가 아무리 신의 은총이라 한들, 만능이 아닙니다. 신은 게으른 자에게는 은총을 내리지 않아요. 좀 더 몸을 소중히 해주셨으면 합니다.”
“...죄송합니다.”
기도가 끝나고, 그나마 느꼈던 아픈 통증이 사라졌다. 남은 것은, 허한 느낌이었다. 그것은 사제의 기도로 치료 할 수 없었다. 이대로 다시 나가려 하는데, 치료실의 사제님이 나를 불렀다.
“평소와 달리 근심이 가득해보이는데, 고해를 해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그리 말하며, 나를 불러 세워 다시 앉혔다. 사제님은 내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털에 엉켜 있던 검붉은 가루를 털어주었다. 나았다 한들, 머리부터 얼굴까지 피를 흘렸던 자국 그대로 가진 채로 나가려 한 모양이었다.
“....”
“신은 어떤 근심도, 들어주신답니다.”
치료실은 상담도 겸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친구에게... 큰 실수를 저지른 것 같습니다.”
더는 친구가 아니게 될 것 같다고, 너무 어색하다고 말했다.
“친구는 화를 냈나요?”
“...아니요. 차라리 화를 내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화를 내었다면, 좋았을 터였다. 어째서 중간에 내가 멈추기 전까지, 그가 따라온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런.. 자매님.. 그렇다면 친구 분과 대화는 해보았나요?”
“....”
“지금 자매님이 가진 감정은 무엇인가요.”
“...혼란과, 괴로움입니다.”
“그렇다면, 사과하고 싶은 건가요? 아니면, 화해하고 싶은 건가요?”
“....화해하고 싶습니다.”
그러자 사제님이 웃으며 말한다.
“신은 한 분 더 계신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아... 분명 어둠의 신, 지금은 마신이라고 불리고 있었다지요?”
“잘 알고 계시는 군요. 사제님들 말고는 잘 모르는 이야기인데.”
사제님은 나직이 말을 잇는다.
“빛의 신과 어둠의 신, 세상에 필요한 것을 나눠 창조했으나, 빛의 신만을 찬양했다는 이야기로 어둠의 신이, 질투하고 또 광기에 물들어 버렸다는 이야기지요.”
“....”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빛의 신은, 어둠의 신에게 화나지 않았습니다.”
“....?”
“그저.. 대화가 부족했던 것이지요. 둘은 대화가 부족하여, 오해를 낳았고, 이윽고 싸우게 된 겁니다.”
그 날, 빛의 신이, 혹은 어둠의 신이 자신의 속마음을 먼저 털어놓았다면, 그 작은 다툼이 큰 다툼으로까지 번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러니, 자매님, 신도 때로는 실수를 합니다. 그리고 실수는 이렇게, 의외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지요.”
그러니 대화를 하라고, 사제님은 나에게 넌지시 조언한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나는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훈련장에 가보니, 이미 수업은 다 끝났고, 나브 만이 홀로 앉아 있었다.
“....나브”
내가 부르자, 나브의 귀가 까딱거리며 흔들렸다. 나는 그런 나브의 옆에 앉았다.
괜히 두 손이 꼼지락거리며 움직였다. 어떻게 말을 시작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저기.. 미안해”
“....뭐가?”
“....네 의견을 들어봤어야 했는데.. 내가, 함부로 행동했잖아.”
있는 그대로, 생각나는 대로 말하기로 하였다.
“내가 너무 생각이 짧았어. 네가 싫어할 수도 있고, 생각을 하고 말하거나 해야 했는데 너무 함부로 행동했어. 바보 같은 소리나 하고...”
“....”
“넌 하나 뿐인 내 형제인데... 내 행동 때문에, 네가 흉 볼 수도 있는데. 너무 내 생각만 했나봐...”
“....?”
“미안해.. 그러면 안 됐는데. 그.. 있잖아. 그.. 그런 일이 있기 전, 처럼.. 지낼.. 수 있을... 까?”
내가 고개를 푹 숙였다.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화술이고 뭐고 배운 것 다 쓸모없었다. 이럴 때 써야 하는 과목이 아니었던 것인가. 푹 숙인채로 가만히 있었는데
“...머리는 나았어?”
“...응”
“...아야”
나브가 내 머리를 가볍게 때리고, 일어났다.
“가자, 이안. 아, 그리고 이왕이면 씻고 가자, 다 가고 난 뒤라 지금 비어있거든.”
나브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말했다. 용서해준 것일까? 다시 전처럼 지낼 수 있을까? 그의 표정이 한결 나아져 있었다. 나는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났다. 내 꼬리가 살랑거렸다. 어쩐지 눈물이 나는 것 같기도 했다.
대련장에서 다치고, 그대로 치료와 상담을 받고 나온 탓인지 땀과 흙먼지, 그 외 피딱지를 포함한 여러 가지를 잔뜩 묻어있던 채였다. 우리는 공용 샤워장에 들어갔다. 이 시간까지 남아있던 사람이 없었던 덕인지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옷을 벗고 작은 샤워 부스 안으로 들어갔다. 물을 틀고, 털에 스며든 붉은 것들을 닦아내고 있었다. 여간 잘 닦이는 것도 아니었고, 이대로 벅벅 긁기엔 또 상처가 날 수 있었다. 치료 받은 자리는, 어쨌든 상처가 난 곳이었으니, 조심하라고 말하니까 말이다.
“끙.. 잘 안 닦이네.”
“내가 도와줄게”
“으악!”
내가 놀라 펄쩍 뛰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뒤를 보았다. 나브가 내 뒤에서 내 머리카락을 만지고 있었다.
언제부터 안에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인기척이라도 내고 들어오지, 하마터면 놀라서 혀까지 씹을 뻔했다.
샤워기의 물을 맞으며 나브가 눈을 가늘게 뜨고 내 털을 정리하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그의 손길이 닿는 털은 금세 빨간 흔적이 지워지고 노랗게 변하고 있었다.
어쩐지 뜨겁다. 그의 몸이 물에 젖어, 물방울이 빛까지 나니까, 마치 하나의 화보 같았다. 부끄럽고, 당황스러운데도, 얌전히 그의 손길을 받았다. 내 말을 듣지 않는 꼬리는 지금도 살랑거리며 흔들리고 있었다.
다른 생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사고로 부터 멀리 떨어지고 있었는데, 내 목덜미와 나브의 손이 닿았다.
“....”
목덜미에 손가락이 닿았다. 숨 쉬는 것도 잊은 채, 그 관경을 지켜보았다. 내 붉어진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쥐고 손가락으로 문지른다. 손가락 마디가 목덜미에 닿을 때마다,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이내 나브의 손에 쥔 머리카락이 황금빛으로 돌아왔을 때, 나브는 머리카락을 놓았다. 이대로 내가 숨을 깊게 내뱉으려 했는데
“으핫?!”
내 목덜미에서 날개 뼈까지, 손가락으로 길게 훑었다. 그 자극에 내가 떨며, 허리를 쭉 폈다. 지금 일어난 행위가 왜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었다. 혹시 거기도 붉게 변해서, 닦아주려는 것은 아닐까 했지만
“읏.. 큿! 잠.. 잠깐만, 거기도 붉어?”
“....”
등허리를 손가락으로 훑는다. 척추를 타고, 미끄러지며 손가락이 내려오고, 이내 허리를 지나, 내 꼬리를 어루만진다. 내가 샤워기가 있는 벽 쪽에 손을 짚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그대로 벽에 부딪칠 것처럼 휘청거렸기 때문이었다. 내 몸과 그의 몸에서 샤워기의 물이 떨어지고, 물방울이 떨어진다. 밀어내야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친구끼리.. 해도 괜찮다고 했지? 손. 장. 난”
나브가 나에게 물었다. 간신이 고개를 들고, 앞에 거울을 통해 나브를 보았다. 옅은 미소를 지은 채, 눈을 가늘게 뜨고 거울을 통해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빗방울처럼 샤워기의 물이 떨어지고, 그의 머리와 뺨을 지나, 목에서 방울져 떨어진다.
내가 미처 말할 틈도 없이, 그의 손이 내 옆을 지나쳐 가슴으로 파고든다. 그러면 안 된다고 말을 해야 하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 닿는 감촉 모두가 너무 기분이 이상해서, 신음이 나올 것 같았다.
나브가 내 가슴에서 아랫배로 손을 옮긴다. 손이 뜨겁다. 내가 가까스로 더 내려가려는 나브의 손목을 잡았다.
거울에 샤워기의 물이 흐르고, 뿌옇게 변해가던 거울이 선명하게 비추어졌다. 그 거울에 내 반쯤 발기한 자지가 비쳐졌다. 불쾌할 것이다. 끔찍해야 할 반응인데, 알 수 없는, 이상하게 만드는 감촉이, 쾌감이 느껴져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축 늘어져가는 내 등에 그의 가슴팍이 닿는다. 그리고 내 목덜미에 숨이 닿는다. 내 얼굴이 빨갛게 변해가는 것 같았다.
나브의 노란 눈동자에 내가 비친다. 나브에게 욕정 하는, 내가 보인다. 이제 진짜 막아야 했다.
“아냐, 그.. 그 있잖아. 사실.. 그, 그때 한 말은 거.. 거짓말이었어!”
“알아.”
“아무리 친구라도 대딸을.. 뭐?”
내가 멍청해진 얼굴로 나브에게서 떨어져 나브를 보았다. 나브가 답했다. 나브의 웃는 얼굴은, 어쩐지 무섭다.
“예전처럼 지내고 싶다고 했지?”
나브가 나를 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나에게 붙어오며, 벽에 손을 얹었다.
“하지만..”
닿을 듯 말듯 한 거리에서 나직이 나에게 속삭였다. 그 속삭임이, 닿는 감촉에 내가 눈을 질끈 감았다.
“나는 이제 전처럼, 친구처럼 지내고 싶지 않아.”
이내 나브가 갑작스레 내 자지를 움켜쥐었다. 어느 틈인지, 뒤에 있던 공용 비누를 움켜잡아 부숴버린 나브의 손은 미끈거리고 있었다.
“흐앗!”
미처 참지 못하고 신음이 나왔다. 두 손으로 입을, 아니 나브를 어디를 잡아야할지 혼란에 빠져 제대로 사고하지 못하는 틈에 벌어진 사고였다.
“하.. 하지.. 마..”
이러면 안 된다고 말했지만, 내 얼굴과 자지를 보아 설득력이 없었다. 나브의 손이 움직이자, 비누 거품이 일어나며, 더 미끄럽고, 야릇하고, 자극적으로 변해갔다.
나브가 나에게 더 밀착해왔다. 샤워기가 틀어져 있었지만, 빗방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내 귀는 나브의 숨소리와 목소리, 그리고 심장소리와 함께, 나브가 쥔 손을 움직이며 일어나는 거품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물소리와 함께, 내 다리가 떨렸다.
“이, 이.. 이러, 흣..”
“이안, 솔직하게 말해줘. 무엇을 걱정하는 거야?”
나브가 내 자지를 훑으며 말했다. 고환 쪽이 닿을 만큼 밀고, 이내 자지 끝, 골 부분에 손가락이 닿을 정도로 당긴다. 거품이 일어나며, 부글거린다. 내 머릿속도, 똑같이 부글거리고 있었다.
“응? 말해줘 뭐가 그렇게, 무서워?”
“하아.. 읏, 하아, 앗. 그. 이, 네, 네가.. 사, 사람들이.. 너, 너를.. 휴, 흉을..”
“거짓말”
“으으읏!”
자지를 더 강하게 움켜쥔다. 내 다리의 힘이 풀리며, 주르륵 하고 벽을 타고 미끄러진다. 나브가 내 위에 올라탄 듯, 날 붙잡고, 이내 다시 자지를 다시 훑기 시작했다.
“네.. 네가.. 나, 나를.. 시.. 싫어.. 할, 할 것.. 같..!”
내가 거친 숨을 내뱉으며, 말하자, 어쩐지 눈물이 났고, 핑 하고 머리가 돌았다. 흐트러진 내 숨소리가 내 귓가에 울렸다.
“이안”
나브가 나를 불렀다. 내가 대답할 세도 없이, 그의 입술이 내 입술과 닿았다. 짧은 입술 박치기, 입술이 가볍게 스치는 뭐라 설명하기 힘든, 찰나지만 아찔한 키스가 나고 나브가 말을 이었다.
“좋아해”
“허어?”
“너와 키스 하고 싶어.”
내가 저번에 한 말, ‘사랑하는 사람끼리 한다.’ 라는 말에 대한 나브의 대답이었다.
“안될까?”
“하, 하지만.. 그.. 싫어하지.. 않을 거야?”
그 말에 나브는 웃으며 나에게 다시 입을 맞췄다. 부드러운 입술이 닿았다. 물에 젖었다가, 물방울이 떨어지며 차가워진 몸이, 다시 나브와 닿아서 온기를 느낀다.
“후우.. 하.. 응... 후.. 흐읏.. 응...”
숨을 교환하기 위해 벌어진 입에 나브가 내 입에 혀를 밀어 넣었다. 온 몸의 감각이 그 혀를 느껴오고, 내 머릿속은 안개가 낀 듯, 사고가 마비되어갔다.
“헤...”
이윽고 나브의 입술이 떨어졌다. 아쉬운 듯, 내가 바람소리와 비슷한 신음을 내뱉으며, 혀를 뺀 채로 있었다.
힘이 빠진 채 축 늘어져 있었지만, 내 그곳은 더더욱 빳빳하게 변해 있었다. 나브에게 여전히 붙잡혀 있었고, 나브는 생각난 듯, 다시 손을 훑기 시작했다.
“앗, 잠.. 하읏, 그.. 헤..”
내가 몸을 떨었다. 멍해지던 정신을 날카롭게 할퀴며 벼려내고 있었다. 두 손을 뻗어 나브의 손목을 잡았지만, 가장 민감한 곳이 붙잡힌 지금, 제대로 저항 할 수 없었다.
“앗! 흐읏, 읏.. 가, 가.. 갈 것 같.. 흐.. 흐읏!!?”
내 자지가, 꽉 쥐어졌다. 사정할 것 같았던 자지가, 꽉 붙잡히며, 그 순간을 늦추고 있었다. 마치 짧은 절정의 쾌감을 길게 늘려오는 것 같았다.
동공이 마구 떨리며, 온 몸이 마비된 듯 저리는 것 같았다.
“엣? 에.. 왜?”
떨리는 목소리로 나브를 보았다. 나브는 웃으며, 내 위에 포개지듯 눕고, 나와 가까워진다.
“이안”
“으, 으으, 응?”
“친구끼리.. 하지 않는 다며?”
나브는 대답을 기다리며, 그리 물었다. 어딘가 장난 끼가 가득한, 얼굴이었다.
“자.. 장난치지 말.. 히으읏!”
맘에 들지 않는 대답인지, 그가 자지를 꽉 쥔 채로 훑었다. 눈물이 나왔다. 머릿속이 마구잡이로 난도질당하며, 사정시켜달라고 몸이 외치고 있었다.
“키스”
“어, 에.. 응?”
“키스, 해 줘. 다른 것에 관심두지 말고, 솔직하게, 싫으면.. 말고”
나브의 말에 내가 떨리는 손으로 그의 허리를 감았다. 그리고 입을 벌렸고, 그와 다시 입을 맞췄다. 나브가 밀착하며, 내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붙었다. 숨조차 빠져나가지 못하고, 호흡을 나눴다. 나브의 혀가, 내 혀를 문질렀다. 아니, 혀뿐만이 아니었다.
이내 밀착한 덕분에, 내 자지가 나브의 배와 자지에 닿으며 눌러졌고, 나브와 키스하는 그 사실과, 나를 끌어안은 덕에, 놓아진 해방감, 그리고 나브와 이런 짓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대로
“흐으응!!”
사정하고 말았다. 꿀렁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내 고환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길고, 깊게 사정하고 있었다. 저절로 두 다리와 발가락이 오므려지며, 해방된 절정을 느꼈다. 서로의 배 안쪽, 데워진 정액이 나브와 내 배 사이에서 서로의 털을 적시고, 스며들며 채워지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나브는 내 입을 탐했다. 절대, 놔주지 않겠다는 듯, 그 어떤 숨까지도 모두 빨아내려는 듯, 진하고 깊은 키스를 했다. 내 혀를 빨아들이며, 자신의 입 안으로 가져오며, 입술로 내 혀를 오물거리며, 탐해왔다.
“하아...”
이내 내가 쭉 쳐지고, 나브가 내 입을 풀어줬다. 혀와 혀 사이, 긴 타액이 늘어졌다. 나브가 상체를 올리자, 진득한 정액이 비누 거품과 함께 서로의 배에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브는 내 눈가를 어린 시절 내가 해주던 것처럼 핥아주었다.
“솨아아아...”
그제야 샤워기의 샤워 소리가 들려왔다. 나브는 그런 나에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우리 사귀는 거야. 알았지?”
“.....응”
나브는 웃으며, 다시 한 번 짧은 키스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신의 꼬리로 내 턱을 한번 간질이고는 그리고는 자신이 씻을 다른 샤워 부스로 향했다. 시간이 멈춘 듯, 내가 바닥에 누운 채, 그런 나브를 시야에 담으며 쫒고 있었다. 멈춘 시간 속, 오직 내 꼬리만이, 붕붕거리며 흔들리고 있었다. 아마 예전처럼 지낼 수는 없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중간부의 샤워씬의 전체적인 부분입니다
물론 내용이 많이 바뀌었지만요
살짝 아쉽게 글 양이 적네요 밖에 다녀왔다보니.. 조금 적은건 이해 바랍니다
이제 쭈우우욱 자주 자주 그런 장면이 많이 나오겠네요 하하, 잘 된 것 같습니다
댓글과 반응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