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속보

쭉 쓰고 나니까 좀 쓸데없이 장황하네

바쁘면 마지막 부분만 봐줘

혹시 몰라서 얘기하는데 전도 하려는거 절대 아냐  ❌❌❌


일단 난 모태신앙이야. 어렸을 때는 신앙심이 막 있지는 않았고 

그냥 부모님 따라서 교회 다니던 평범한 잼민이였어


근데 계속 집안에 안 좋은 일이 터지고

또 나이까지 드니까 안 보였던 현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

이런 어려움은 처음이라 일단은 당장 옆에 있는 교회에 기댔어

어리고 순수했던 마음에 힘입어 꽤나 진심으로 기도했어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더라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가고

순수했던 머릿속엔 어느덧 미숙한 이성이 자리하기 시작했어

그러고 많이들 그러듯 교회에 싫증이 나서

신비스럽고 매혹적으로 보였던 오컬트에 입문하게 됐어


처음엔 인터넷에 떠도는 간단한 주술들로 시작해서

점점 세상과 마법의 근본적인 원리 같을 걸 갈망하게 됐어

뭐 워낙 어렸을 때라 결국 깊게는 못 갔지만ㅋㅋ

헤르메스학 입문도 사서 읽어보고 수행도 하고

타로카드랑 팬듈럼 구해서 정령이랑 대화도 많이 했었어

룬 마법도 잠깐 발 담궈보고 되게 재밌게 즐겼어


문제는 시바 여기서 시작인데

이상할정도로 소환 초환에 꽂혀버려서

좀 급 높은 존재들 소환하고 놀려고 수련하다가

잘 안 풀려서 고민하던 중에 악마 관련된 내용을 접했어

그거에 또 제대로 빠져서.. 처음엔 소환 시도만 해보다가

점점 깊게 들어가서 결국 도착한건 악마숭배였어

피로 입문의식 하고 초 키고 계약하고 수시로 텔레파시 하고..

저주 흑마법도 꽤 많이 했던 것 같아

제일 심했던 건 직접적으로 그리스도인 공격하는 의식..


이따구로 3년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길 걷다 아무 맥락 없이

귀에 찬송가가 너무 선명하게 들리는 경험을 했어

물론 이때는 치를 떨면서 극혐했지만

이때부터 나도 모르게 서서히 사타니즘과 멀어지기 시작했어


여기에 고등학교 입학 하고 현생 바빠지니까

어예 오컬트를 잊고 앞만 보면서 살게 되더라

이때 내 인생을 180°바꿔준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을 통해 다시 교회에 다니게 됐어


한국 개신교는 아무리봐도 개시발같고 정이 안 가지만

저 지랄을 하고도 다시 성경을 읽고있는 내 모습부터

지금 나한테 주어진 모든 상황들이

그분이 주신 선물 같아서 진심으로 행복했고

어렸을 때 겪었던 불행 조차도

다 그분이 미리 알고 계획하신 것임을 깨달았어

성령 충만도 여러번 느끼면서 그 큰 사랑에 감사하며 살기로 했어


이제 고민 시작인데..

과거가 저따구라 그런지

기도에 몰입하거나 성령 충만을 느끼면

송과선 쪽이 심할 정도로 아파

이게 잡귀의 공격인지 성령에 영향 받은건지

도저히 구분이 안 가서 너무 혼란스러워

혹시 비슷한 경험 가진 사람 있을까?

꼭 해결하고 싶은 문제라 조언 부탁해 다들


그리고 또 하나

성경 읽고 열심히 신앙생활 하다가

최근에 좀 우울하고 힘들었어서 그런지

영적으로 꽤 느슨해져서 돌고돌아 여기까지 오게 됐어

근데 지금 시점에서 오컬트를 다시 바라보니까

예전이랑은 또 다른 느낌으로 흥미롭더라


기독교인이 오컬트 하는 건 죄 짓는 거라 생각해서

눈팅만 좀 하다 회개하고 다시 돌아가려 했는데

여기 보니까 예수님 믿는 사람들 꽤 많더라고..?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신앙이랑 오컬트를 병행하는 거야?

여태 내가 보고 느꼈던 거랑은 꽤 달라서..

또 오컬트 관심 생기니까 뭔가 죄책감도 들고 혼란스러워

해당하는 사람들 있으면 얘기 들어보고 참고 하고싶어

 너네가 걸어온 길이나 신앙관 같은거 설명 해주면 고마울 것 같아


오컬트를 나름 오래 하기는 했는데

대부분 겉핥기 식으로 했었고 또 나이도 진짜 어렸어서

아직 이론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해

그리고 이런 게시판에 글 쓰는 것도 첨이라

여로모로 글 자체가 수준 낮고 부족하긴 할텐데

뉴비가 쓴 글 끝까지 읽어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다들 오늘도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