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차-!"

팔을 걷어 올리고, 기합과 함께 힘껏 도끼를 휘두른다.

도끼질의 상대는 내 나이쯤 자란 듯한 참나무. 깊은 산속까지 들어온 보람이 있어 보이는 상대다.


잠시 허공을 가르며 섬뜩한 파공음을 울리던 도끼는 이윽고 두터워 보이는 참나무 줄기에 부딪히듯 때려 박혀, 이내 퍼석한 소리와 함께 껍질을 부숴내고 연한 빛의 속살을 드러낸다.

"다시- 흐럅-!"

도끼질은 그것 한 번만으로는 멈추지 않는다. 다시금 휘둘러진 도끼에 속살이 더더욱 파여 도끼 자국이 팬다.
 
이 견실하게 자라난 참나무에게는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일 터다. 오늘 나에게 걸린 이 참나무는 장작이 되거나, 아니면 적당히 다른 곳에 쓰여서 그 생을 마감하게 될 테니까.

이내 이어진 도끼질에 제법 굵었던 참나무도 결국 버티고 버티다 버티지 못해, 마치 비명을 지르는 듯한 소리와 함께 뒤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이크-!"

비산하는 흙먼지와 나뭇잎을 피해 잠시 물러났다가, 이내 옅어진 흙먼지 속을 향해서 손을 휘둘러 헤치며 들어선다.



가라앉아가고 흩어져가는 흙먼지 사이, 아까 전만 하더라도 당당하게 땅에 뿌리를 박고 서 있었지만, 이제는 내 도끼질을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넘어져 있는 큰 참나무가 보인다.

"음-!"

이렇게 누워버린 나무를 보면 뭐라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이나 작은 자긍심 같은 즐거운 기분을 느끼곤 한다. 

물론 이렇게 나무를 베는 것만으로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쓸모없는 부분은 쳐내고 들고 가기 좋도록 손질하며, 그걸 또 산 아래까지 가져다가 팔아야 돈을 받을 수 있으니. 기분이 좋아졌다고 해서 너무 그런 기분에 취해있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래도 일하면서 이런 잠깐의 즐거움이라도 느끼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너무 고단하다. 


"후우..."

한번 숨을 크게 들여내쉬며, 연이어진 도끼질로 피로해진 팔을 잠시 풀어준다.

이윽고 나는 나무를 벨 때 쓰는 큰도끼는 잠시 내려둔 채. 손질용으로 쓰는 작은 도끼를 쥐었다. 

쓸모없는 부분은 다 제해서 쳐내고 하더라도, 무겁고 커서 한꺼번에 다 가져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가져갈 수 있을 만큼 최대한 가져가기 위해, 잘 손질해보자.' 그렇게 생각하고 나무를 손질하기 위해 다가서려 했을까.


/ ----!! /

별안간 귓가에 들려오는 나뭇잎과 수풀이 흔들리는 듯한 소리. 그리고 무언가가 흙을 박차고 달리는 듯한 소리.

"....!?"

그 소리에 놀란 나는 손에 들고 있는 도끼를 단단히 쥐며 자세를 낮췄다.

"....."

순간 바람 때문에 착각한 것일까 했지만, 바람은 불지 않고 있다. 그리고 소리는 멈추지 않고. 오히려 나에게 다가오는 듯이 점차 커지고 있다.

어쩌면, 나무 넘어가는 소리가 무언가를 부른 것일지도 모른다.


....호랑이라던가. 


다른 짐승이라면, 나무 넘어가는 소리에 놀라서 오히려 도망칠 터이니. 나에게로 향해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무가 넘어가는 소리에도 겁먹지 않고 올 만한 것. 

그것은 호랑이 말고는 없을 터다.


"..으으..."

이내 거기에 생각이 닿자. 마음속에서 두려움과 불안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깊은 산속까지 들어온 것이 후회스러웠지만, 이미 뒤늦은 후회였다.


'어떻게 하지? 지금이라도 도망쳐야 하나?'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의 반대쪽을 힐끗 쳐다보며 그렇게 생각했지만, 이내 그만두었다.

암만 힘껏 달린다고 한들. 길도 아닌 산속에서 호랑이보다 빨리 달릴 수는 없을 터다. 

그렇다고 숨거나 나무를 타고 오르는 것도 마땅치 않다. 

숨어봤자 그게 그것일 터였고. 나무를 타고 오른다고 한들 호랑이는 손쉽게 따라 올라와 나를 잡아먹을 테니까.


'...그렇다면...'

이내 생각이 끝난 나는 잡고 있던 도끼를 더더욱 단단히 쥐었다.

도망치지도, 숨지도 못한다면, 맞서는 것이 맞을 터였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하였다.'

어쩌면, 나를 잡으러 온 호랑이가 수풀을 헤치고 나왔을 때 겁먹지 않고 자신과 맞서려는 것을 보고는 포기하고 돌아갈지도 모르는 일이 아니던가. 


"와라..."

두려움을 달래기 위해 심호흡하며, 나는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노려보았다.

어느덧 들려오는 소리는 코앞까지 다가와, 금방이라도 호랑이가 수풀을 헤치고 나올듯하였다. 


그리고. 이내 수풀을 헤치고 그것이 튀어나왔다.

그것은...




나를 잡아먹으려는 호랑이... 




가 아니라-

"-사슴...?"

...이라고 하기에도 무언가 많이 달랐다. 


아니, 애초에 사슴이 아니다.

사슴의 탈을 썼다고 해야 할까. 그것은 분명 사슴처럼 뿔도 있고 머리도 있었지만, 그것들은 진짜가 아닌 천을 꿰어 만든 인형과도 같은 것이었을 뿐.


"-헥헥..."

그것은 사슴 탈 아래로 사람의 얼굴과 머리칼을 내민 채로, 숨을 헉헉대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제야 머리칼 사이로 우뚝 솟은 말처녀의 귀가 보였다. 그것으로 보아, 그것은 호랑이도 사슴도 사람도 아닌 말처녀가 분명해 보였다.


"당신 대체 뭐요...?"

나는 말처녀의 얼굴을 살피며 물어보았다.

이게 대체 무슨 해괴한 일일까. 사슴의 탈을 쓰고 돌아다니는 말처녀라니.

몹시나 해괴해 보이는 말처녀의 행색. 그리고 만나게 된 장소도 장소인데다가 방금 전까지 호랑이와 마주할까 떨며 긴장했던 만큼, 그것이 더더욱 황당하고 해괴하게 느껴졌다. 


헥헥거리는 말처녀의 얼굴을 이 해괴함을 풀어줄 답을 바라며 당황스러움을 담아서 바라보고 있었을까.

이윽고 헥헥거리던 말처녀가 숨을 참더니,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저. 저 좀 숨겨주세요!"

"뭐-"

"빨리요!"

"어어-?"

그렇지만, 그 입에서 나온 것은 내가 느낀 당황스러움이나 해괴함을 풀어주는 대답 같은 것이 아니었다.

마치 자신이 무언가에 쫓기고 있었다는 것처럼 급박하게 말하는 사슴...이 아닌 말처녀에게 당황하여, 나는 엉겁결에 손을 들어 말처녀가 튀어나왔던 방향에서 다른 방향의 무성한 수풀을 가리켰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처녀는 그대로 내가 가리킨 수풀로 향하더니, 이내 수풀 속으로 들어가 숨어버렸다.


"뭐...뭐지...?"

얼이 빠진 채로 말처녀가 몸을 숨긴 수풀을 잠시 바라보고 있었을까.


/ ----! /

"....또!?"

얼마 지나지 않아, 말처녀가 나타났던 방향의 수풀 쪽에서 또다시 무언가가 다가오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아까 달려 나왔던 말처녀보다는 느릿하게 다가오는 듯. 그 소리는 그렇게 크지도 급박하지도 않았으나, 오히려 그만큼 소리를 내고 있는 그 무언가가 더욱 가까이에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엔 대체 뭐지...?'

해괴한 행색으로 도망쳐온 말처녀. 그리고 그런 말처녀를 뒤쫓을만한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보았지만, 그것이 대체 무엇일지는 짐작이 가지 않는다.


점차 다가오는 소리를 들으며, 조금 기다렸을까.

이윽고 그 말처녀를 뒤쫓던 무언가가 수풀을 헤치고 나왔다.







"Oh-!"

그것은 또 다른 말처녀였다. 눈앞에 나타난 말처녀는 나를 보고는 잠시 놀란 듯 잠시 소리를 지르더니, 이내 나를 살피기 시작했다.

"...당신은 또 누구요?"

아까 전의 말처녀보다는 비교적 덜 해괴한 행색이긴 하였지만, 어디까지나 비교적 덜 해괴한 행색이었을 뿐. 옷을 걸쳐 몸을 가린 부분보다 가리지 않은 부분이 더 많았다.

...아랫쪽 집 사는 말자보다도 더해보이는 드러난 몸매에 살짝 눈이 가기도 하였으나, 이윽고 이 말처녀가 어찌하여 사슴 탈을 쓴 말처녀를 쫒고 있었는지 알고 싶다는 궁금증이 그것을 앞섰다. 


이윽고, 내가 들고 있던 도끼와 쓰러진 나무에 눈이 닿은 말처녀는 답하려는 듯이 입을 열었다.

"Oh. Logger... Me는 사냥꾼입니다!"

"...사냥꾼이라고?"

"YES!"

우리 말이 아닌 듯한 말로 말한 탓에 정확히 뭐라고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기가 사냥꾼이라고 하는 것은 알아들을 수 있었다. 

....사냥꾼이라기에는 뭔가 이상한 행색에다가, 사냥을 하기에는 무언가 적당한 사냥도구도 없어보이는 것 같지만.


"Oh. No! Me는 귀여운 동물 잡는 사냥꾼이 아닙니다."

내가 의심스럽고 이상하게 보는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말처녀는 그렇게 말했다.


"....그럼?"

"villain...나쁜놈들 잡습니다! Me의 Partner랑 함께!"

말처녀는 그렇게 말하더니, 이내 제 허리춤에 매여져 있던 은색의 알 수 없는 물건을 꺼내 들더니, 고리 같은 곳에 손가락을 넣곤 돌리기 시작했다.


'무언가의 도구일까...'

사냥꾼이라고 하는 말처녀가 꺼내 돌리는 그것을 보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 탕---! /

"으헉-!"

이내 말처녀가 그것을 꼬나쥐더니, 이내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그 물건의 구멍에서 불꽃이 튀어 올라 깜짝 놀랐다.

대경실색하여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하며 말처녀를 바라보았더니, 이내 말처녀가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는 것 같아 그 손가락 끝을 시선으로 쫓았다.


"뭣-"

그 손가락 끝은 어느 나무를 향해있었다. 그 나무를 살핀 나는 이윽고 나무에 반대편이 보이는 구멍이 뚫려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본래부터 그 나무에 구멍이 뚫려 있었을 리는 없었을 터였다. 


"Hoooh...."

시선을 다시 말처녀에게 돌리자, 말처녀는 아까 불꽃이 튀어 올랐던 그 물건의 구멍에서 흘러나오는 연기를 입바람으로 불어내고 있었다.


그러더니, 이내 말처녀는 연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그 물건의 구멍을 나를 향해 들이대며 물었다.

"이제 Me의 Question & Answer 시간입니다!"

"히익-!"

"Deer...사슴 봤습니까?"

"사...사슴?"

"YES! Me는 사슴 잡으러 왔습니다!"

"그...그게에..."

이 말처녀가 말하는 사슴이란, 분명 그저 평범한 사슴이 아닌 아까의 사슴 탈을 쓴 말처녀임이 분명하다.

나는 공포에 질린 채로, 아까의 사슴 탈을 쓴 말처녀가 숨었던 수풀을 살짝 바라보았다.

수풀 사이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한 쌍의 눈동자와 시선을 마주쳤다.


그리고, 나는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저기로 갔어....요."



그 눈동자가 있는 수풀의, 반대 방향을 향해서. 


"Oh! 감사합니다!"

이내 사냥꾼 말처녀는 그렇게 고맙다고 말하더니, 내가 가리킨 방향으로 걸음을 옮겨 수풀을 헤치고 나타났던 때와 마찬가지로 수풀 속으로 사라져갔다.


"허억...허억..."

발걸음 소리도, 수풀을 헤치는 듯한 소리도 점차 들리지 않게 되고 나서야, 나는 겁먹어 참고 있었던 숨을 몰아 쉴 수 있었다.


그렇게 숨을 몰아 쉬고 있었을까. 

이내 수풀 사이에서 사슴 탈을 쓰고 있던 말처녀가 사냥꾼이 간 것이 맞는지 살피려는 듯 조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내었다. 

"감사합니다! 나무꾼님!"

그러고는 이윽고 내게 그렇게 감사의 말을 건넸다.


"..그래..."

감사 인사를 받기야 했지만, 아직도 가시지 않은 놀람과 떨림에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감사 인사에 그리 답했다.


그리고는 이내 아까 사냥꾼 말처녀가 구멍을 뚫어낸 나무로 시선을 향하고, 이내 다시 사슴 탈을 쓴 말처녀에게 시선을 향했다.

'뭐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인지는 몰라도, 그 사냥꾼 말처녀가 이 사슴 탈을 쓴 말처녀를 찾아내었다면, 아마도 저기 있는 나무처럼 몸에 구멍을 내었을 테지...'

그리 생각하며, 일단 눈앞의 사슴 탈을 쓴 말처녀의 목숨을 구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휴우..."

그렇게 생각하며 갑작스레 찾아오는 듯한 피로에 한숨을 내쉬었을까.


"저기...나무꾼님?"

사슴 탈을 쓴 말처녀가 다시금 입을 열었다.

"어...? 왜?"

"다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그리고 지금 입은 은혜...도, 갚아드릴까 해서요."

"은혜를 갚겠다고...?"

"네. 은혜를 입었으니까요."


사냥꾼에게서 숨겨주어 목숨을 구하게 해주었으니, 은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뭐랄까...

"...은혜 갚기라..."


예전에 내가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셨던 이야기 중에 짐승을 구해주자, 그 구해진 짐승이 은혜를 갚았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했었다.

'....'

눈앞의 사슴 탈을 쓴 말처녀는, 마치 자신이 그러한 이야기 속의 짐승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리 말하고 있다. 

무엇으로 은혜를 갚을 생각인 걸까. 


"뭐... 어떻게 갚으려는 건데?"

재물을 주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곤란한 지경에 처했을 때 도와주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짐승이 인간으로 변해 자신을 구해준 사람과 결혼해서 연을 맺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

사슴 탈을 쓴 말처녀가 말하는 은혜 갚기도 그러한 것일까.


이윽고, 내 물음에 답하려는 듯. 사슴 탈을 쓴 말처녀가 입을 열었다.


"새로운 삶에 관심이 있으세요?"

"...새로운 삶?"

"네! 새로운 삶이요!"


그렇지만, 사슴 탈을 쓴 말처녀가 말하는 것은 내가 생각했던 그러한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새로운 삶이라니. 그게 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사슴 탈을 쓴 말처녀가 말하는 새로운 삶이란 것이 대체 무엇일지 잠시 생각하고 있었을까.

"....어 뭐-?"

"우흐흐흐... 몸 좋으시네요..."

사슴 탈을 쓴 말처녀는 어느새 몇걸음 다가와, 소매를 걷어올려 드러나 있던 내 팔을 붙잡은 채로 매만지고 있었다.


"-뭐 하고 있는 거야? 놔 줘!"

"아 잠깐만요, 미리 확인 좀 해두는 거니까. 너무 그러지 마세요- 아, 이건 좀 내려두시고. "

사슴 탈을 쓴 말처녀는 내 손에 들려있던 도끼를 빼앗아 땅에 떨어트리더니, 이내 사뭇 음란하게도, 또한 섬뜩하게도 내 팔을 매만지며 살폈다 


어째선지 그렇게 살피는 눈빛은 무언가의 물건이나 그러한 재물을 바라보는 것만 같아서, 무척 두려운 느낌을 주었다.

"무슨---?"

"근육 잘 잡히셨네요. 흐흐... 몸 쓰는 일하시는 분이라 그런가..."

말처녀는 팔을 살피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이내 다른 곳도 살피려는 듯이 손과 함께 눈길을 향했다. 


이내 나는 그런 말처녀를 저지하려고 했으나...

"그만하고 놔----  놧-?!"

"~♪"

이내 갑작스레 밀어붙이기 시작한 말처녀의 힘에 밀리고 밀려, 어느 나무까지 밀려난 나는 꼼짝달싹도 못하게 되어버렸다!


"무-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아아. 새로운 삶을 살게 해드겠다고 했잖아요? 그전에 살짝 확인좀...하는 거에요~♪"

"네가 말하는 새로운 삶이 뭔진 모르겠지만 거절하겠다! 지금 이 짓을 당장 멈춰!"

"에에이. 왜 그러실까~♪ 나중엔 좋아하시게 될 겁니다."

그렇게 말하는 말처녀의 눈빛은 섬뜩하기 그지 없었다. 은혜 갚기고 뭐고, 마치 다 거짓말이라는 것처럼.


"이, 내가 널 사냥꾼에게서 숨겨주었는-"

"에헤헤. 그건 정말 감사하다구요. 그러니까. 서로서로 좋은 일 해드리는 거에요."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뭐, 나무꾼 나으리는 새 삶을 얻고... 저는 나으리 판 돈으로 소소하게 재물 좀 얻고 하는 거죠~♪"

"뭐-?!"

사슴 탈을 쓴 말처녀의 말, 그 말은 나를 어딘가에 팔아넘기겠다는 것이었다.


그것을 이해하자, 아까 사냥꾼 말처녀의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Oh. No! Me는 귀여운 동물 잡는 사냥꾼이 아닙니다.' 

'villain...나쁜놈들 잡습니다!' 

'Me는 사슴 잡으러 왔습니다!' 

'아까의 사냥꾼 말처녀는 악한 자가 아니라, 단지 이 사슴 탈을 쓴 말처녀가 악독한 짓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찾으려 했을 뿐이었나!'


그렇게 깨달았으나, 이미 늦은 일이었다. 

"이거 놔-!"

"아 어차피 안된다니까요. 가만히 좀 있으세요~"

나는 몸을 뒤틀며 저항해보려고 했으나, 사슴 탈을 쓴 말처녀에게는 소용없었다.


"아, 가만히 있으셨으면 좋았을텐데. 죄송하게 되었습니다아~"

이윽고 내 저항이 귀찮게 느껴진 듯. 말처녀가 내 목을 손날로 후려쳤다.


"윽-?!"

이윽고 느껴지는 고통에, 나는 짧은 신음성을 내뱉었다.


"----아----"

이내 세상이 검은 어둠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하고. 나는 그 어둠속에 잠기듯 눈을 감았다.































"...자. 선녀님! 분명 마음에 드실겁니다!"

"택트트트... 남편감위장하고 있으면 용서하지 않는 택트..."

"걱정마십쇼! 오기 전에 미리 확인해 두었습니다! 나무꾼이라 그런가 몸이 아주 좋습니다!"

"택트트트..? 혹시 오기 전에 따먹은 택트?"

"아닙니다! 그냥 몸만 살펴봤습니다."

"택트트트... 믿어보는 택트... 나무꾼이라니, 택트의 도끼자국에도 잘 박을 수 있는지 궁금한 택트트...깨어나면 마구마구 따먹어보는 택트..."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umamusme&no=2380204&exception_mode=recommend&search_head=30&page=1

사슴은 누구라고 생각 안하고 적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