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속보

 동탄공동묘지연쇄폭파범

 

 

 동탄 공동묘지 연쇄 폭파 사건은 대한민국 경기도 화성시 동탄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사건은 2033년 9월부터 10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에 발생했습니다.

 

 해당 사건에서는 여러 구의 무덤이 폭파되었으며, 이들은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폭파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경찰 당국은 사건 해결을 위해 수사를 벌였고, 사회적으로 큰 충격과 두려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경찰 당국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수사활동을 벌이고, 수사과정에서 용의자를 추적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대중의 큰 관심을 받았으며, 경찰 당국의 노력 끝에 용의자가 체포되고 사건이 해결되었습니다.

 

 동탄 공동묘지 연쇄 폭파 사건은 대한민국의 범죄사건 중 하나로 남은 동탄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범죄 예방 및 안전 대책에 대한 논의를 촉발했습니다.

 

 

 “최정현의 일지: 나는 정현 23세, 최무선의 후손. 통솔력이나 무력은 좀 많이 떨어지지만 그나마 지력은 살짝 높은(대략 74) 간옹 정도의 인간. 그런 나는 지금 정장을 차려입은 스핑크스 앞에서 대답할 수 없는 문제를 대답하고 있다.”

 

 이곳으로 말할 것 같으면, 어둑한 구치소의 아늑한 조사실. 레스토랑 데이트에나 어울릴 법한 조명과 서로 마주 볼 수 있는 탁자, 의자가 놓여있다. 이 속에 앉은 사람은 둘. 나와 이름 모를 맞상대. 방금까지도 눈을 맞대며 이야기하던 맞상대는 무언가 급한 일이 있는지 연신 제 손의 희고 네모난 글자상자만을 바라보고 있다. 데이트 중에 폰질은 예의가 아닌데 말이야. 핸드폰은 아니지만.

 

 “이곳의 공기는 조금 습하지만, 다행히 바깥의 저 족속들보다는 덜 썩어있다. 적어도 이곳은 거대한 시체가 내는 타는듯한 악취는 없으니까. 다만 이곳엔 코끼리 열 마리의 중압감이 나의 피를 쿵 하고 짓누르고 있는 기분이 든다. Like 마리아나 해구”

 

 아야, 머리를 한 대 얻어맞았다. 요점만 말하라니, 이래서 요즘 것들이란, 세 줄 요약이 없다면 이해하지도 못하는 건가? 전체 맥락을 파악할 생각도 없이 그저 도파민만을 원하는 거지? 그 집 화단에는 제라늄이 심겨 있다니까? 300만불짜리가 아니라. 법대생들은 멍청하다는 나의 이론에 또 하나의 사례가 추가되었군. 좋아.

 

 “오케이. 오케이. 그럼 세 줄 요약으로 흠정 해 드리지. 하나, 나는 딱히 정신 나간 사람이 아니다. 둘, 그 일은 달리 나 말고 저지를 수 있는 위인이 없다. 삼, 지금 스팀 상점에서는 토탈워: 워 해머 3가 할인 중이다. 무려 50%. …아니, 뭘 그렇게 야려? 눈 아프게. 힙스터 처음 봐?”

 

 내 앞의 상대가 그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하이 리치와 눈싸움을 벌인 이야기나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정이십면체에 대한 이야기 같은 것들은 생략해야 했다. 그것들 없이는 위대한 나의 과업을 이해할 수 없겠지만, 놈이 원하는 건 내가 저지른 사실 뿐이다. 무덤들을 전부 깨박살을 낸 게 나라는 사실. 이를테면 보아를 삼킨 코끼리가 사실은 모자라는 것 같은 같은 사실 말이다.

 

 “요점. ‘내가 했다.’ 됐지? 아. 아니라고? 그럼 또 원점이야. 아까 하던 이야기를 이어서 할 수밖에 없다고. 혹시 보름달과 그녀의 29명의 시종에 대해 알고 있… 아, 이것도 아냐? 그럼 도대체 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데? 육하원칙? 이게 그 ‘무엇을’이잖아야. 2033년 9월부터 10월에 동탄구 공동묘지에서가 ‘언제’ ‘어디서’, ‘누가’야 당연히 나고. 방금 말하려던 그게 ‘무엇을’이라니까?

 

 아이 선생님. 어떻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니깐요? 선생님도 그냥 할 수 있어요. 검사 시험 통과 했잖아요? 그럼 대충 영어가 될 테고, 남자니까 VPN 쓰는 법은 알거고 뭐… 나머지야 구글에 치던 폰허브에 치던 아련히 알아서 하면 되는걸. 뉴스도 안 보나 봐.

 

 “하… 좋아. 타협해서 ‘어떻게’부터 해 보자고. 폭약부터 할까? 이게 제일 어렵지 않으니까. 폭약이야, 비료, 황산, 세제, 플라스크를 가지고 북작북작 땡 하면 끝. 자세한 건 여기서 말하면 불법이니까, 요리책 하나 사다가 읽어. 교보문고에서 28000원에 팔아. 재료는 여기저기서 슬쩍 했지. 우리 할머니는 농사를 짓고, 내 친구는 차 배터리를 고치고, 우리 엄마는 집에서 설거지를 하고, 나는 사회학과 연구실에서 일하니까, So fucking easy. 유남생?”

 

 이 토픽은 마음에 들었던 듯, 상대는 그제야 눈을 빛내며 무언가를 적어 내리기 시작한다. 좋아. 이게 상호작용이지. 목각인형에 말하는 줄 알았잖아 이제껏.

 

 “범죄 현장이라… 뭐 범죄가 없었던 건 아니니까. 아무튼, 거기에 들어가는 건 수월했지. 거기에 우리 엄마 친구가 죽어있거든. 암으로. 그냥 가겠다고 전화만 하면 끝이야. 엄마는 엄마들끼리 떠들게 냅두고 나는 방에서 만화나 읽다 가는 그런 메커니즘이지. 저녁에 치킨이나 시켜 먹고. 그다음이야 그냥 왔다 갔다 하면서 하나씩 딸깍딸깍. 이게 ‘어떻게’야. 이게 끝이라고. 재미있냐?” 

 

 그러나 세상일이 전부 그렇듯, 가장 큰 고기는 가장 형편없는 낚싯대에 걸린다. 상대는 내가 ‘어떻게’를 말하는 부분에서 잔뜩 신을 집어먹고는 “설치 시각은 언제입니까?” 나 “준비한 폭약의 양은?” 같은 질문을 연신 내던졌다. 아, 쓸모없는 숫자들. 그런 건 적당히 둘러대도 상관없단 말이야. 새벽 12시든 20kg이든 쌍발엔진이든. 

 

 “좋아. 다 적었어? 맞춤법은 검사 했고? 그럼, ‘왜’로 넘어가자. 이것도 너한테는 중요하잖아? 비록 분묘발굴죄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긴 하지만, 언론사에 ‘그냥’이라고 적어 줄 순 없잖아. 어떤 등신들은 추리극을 맨 뒤부터 읽는다고. 그냥 ‘왜’가 궁금해서. …궁금해?”

 

 “필요합니다. 진술해 주시죠.”

 

 “좋아. 단디 들어. 왜냐하면 나는 인류애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지. 폭파된 흙더미에게는 안타까운 일이 되겠지만, 인간을 사랑해서 그런 일을 저질렀던걸. 난 지구를 지켜야 했어. 니가 지금 밟고 있는 그 그라운드를”

 

 “음. 확신범…”

 

 “생쥐택베리의 어린왕자 알지? 그 구멍 뚫린 상자 나오는 그거. 그 어린 왕자놈은 제 별의 바오밥나무 뿌리가 내리는 걸 원하지 않았지. 그 좆만한 별은 바오밥 하나만 뿌리내려도 개 박살이 나니까. 그래서 그 상자 보고 그 풀을 뜯게 시켰는데, 멍청한 새끼. 구멍 난 상자가 뭔 일을 한다고. 그렇게 무서웠으면, 지가 일했어야지. 아무튼, 그 멍청이가 기어코 제 별을 결단냈는지 우리 동탄에도 별이 !콩! 하고 떨어졌어. 핸드폰은 재난안내문자를 찍 싸고 꺼지고(수원에서 이진삼 84세가 실종되었단 소식이었는데, 찾았으려나?) 거리에는 삐뽀삐뽀 사이렌이 울리고. 난 그때 묘지에서 남들 명패에 붙은 조화나 구경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갑자기 봉분이 열리더니 그대로 ICBM이 퐁, 뚫고 올라오더라니까? Hey! What was that! 평화누리호는 우주여행용이라고 했잖아! 이재명! 또 거짓말이야?! 음… 그… 혹시 항공우주연구소에서 왔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

 

 “망상장애에… 편집증?”

 

 “뭐, 넌 아니기는 하겠다. 문과잖아. 거긴 수학을 완전 잘 쓰는 사람들만 들어가는 곳이라고. 기껏해야 확통이나 깨적이는 사람은 못 들어가니까. 아무튼, 그 ICBM은 제로-연료를 태우면서 조용히 날아갔고(아무래도 주변에 도심지가 있으니까), 그 발사관-봉분에는 ICBM의 굵기만 한 구멍이 생겼지. 조금 야릇하지 않아? 봉분에 구멍에. 흐흐흐. 아 왜. 농담이야 농담. 딱히 아청법에 걸리지도 않는다고. 저 안에 누워 있는 게 애들은 아닐 거잖아? 알거 다 아는 사람들이라고. 죽었지만.”

 

 “성도착증에 시체등오욕죄…”

 

 “일단 구멍이 뚫리니 그 ICBM이 자꾸 하나 둘 셋 발사되는 거야. 무섭잖아. 저게 북한이나 중국이나 미국에 떨어지는 순간 핵전쟁이라고. 그래서 내 죽은 사람을 하나 잡아 물어봤는데,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정이십면체를 노린다고 하더라. 그게 나쁜 거라고. 찻주전자 크기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쏘아 맞힐 거라고. 그건 더 개소리잖아! 그 쥐톨만 한 걸 어떻게 맞춘다고. 그리고, 그렇게 헛짓거리로 만든 우주 쓰레기는 지들이 치울 거야? 오늘내일하다가 결국 글피에 죽은 놈들이? 그치들은 일단 싸지르고 생각한다니까. 뒷일은 생각조차 안 하고. 그래서 내가 좀 싸물어 달라고 구멍 너머에 외쳤지. 왜 자꾸 밖에다가 쓰레기를 버리냐고. 근데, 들은 체도 안 하데? 오히려 저 너머의 하이-리치가 ‘이곳이 더 넓고 더 대단하다. 이곳이 밖이다. 우리의 위업을 보고 절망해라!’라고 지껄이는 거야. 그러곤 이쪽으로 손을 뻗었지. 아, 내가 신성력이 좀만 더 높았더라도 턴-언데드를 박아줬을 텐데. 지능 하한은 채웠거든.”

 

 “그러니까, 자발적인 행동이라는 거죠? 사주 같은 게 있는 게 아니라.”

 

 “그래, 난 사주팔자 같은 건 안 믿어. 신성력이 낮다니까? 그래서 폭탄을 썼지. 내가 비숍이 아니라서 직선적인 공격밖에는 못 하거든. 손이 하나씩 올라올 때마다 헛 둘 석 삼. 펑 펑 펑 펑. ICBM 탄두를 자르고 당신의 마음을 언 록, 사랑의 폭약을 쐈지. 그 홀씨들을 내가 다 박살 낸 거야. 하나라도 놓치면 그게 지구를 부술 거 아니야. 죽어있는 건 죽어있는 채로 끝나야 한다고. 결국 난 ICBM과 리치들 그리고 항공우주연구소의 군대를 박살 내고, 정이십면체와 우리 지구를 지켜 냈지. 내가 받은 건? 글쎄? 아겔다마? 이구아나? 이수마수 바구스카?”

 

 “그러니까, 종합하자면 피고인은 확신범에 망상장애가 있으며, 약간의 편집증 경향과 성도착증이 있으며, 기소 내용은 판례 4294형상539을 고려한다면 분묘발굴죄와 시체등오욕죄를 적용할 수 있으며, 판례 2011도17254를 고려한다면 폭발물사용죄를 적용할 수 있음. 맞습니까?”

 

 “아마.”

 

 “그리고, 당신에게 보여줄 게 있습니다.”

 

 내 자기는 넥타이를 조금 바로잡더니 주머니에서 삼각자를 하나 꺼내었다. 그 삼각자는 인치 부분이 날카롭게 갈려 지워져 있었고, 오직 센티미터만이 눈부시게 지성을 난반사하고 있었다.

 

 이 개새끼! 나를 속였구나! 그 복잡한 숫자를 줄줄 읊을 때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정현 23세. 미안하지만, 나는 고등학교 학교 신문에 과학 관련 글을 투고했었다는 거야. 수능 때는 사탐 하나 과탐 하나를 풀었고. 글로벌융합인재의 시대에 문과는 항공우주연구소 소속이 아니었다고 생각한 걸까? 멍청하긴! 난 법률 자문이란 말이다. 죽어라!”

 

 하잇-! 챠-! 흐압-! 으악-! 칭-! 쳉-! (총까지는 조금 인종차별 같으니까) 끄악-! 

 

 ―

 

 낯선 천장이다. 약 8센티의 자상이 내 장기까지 파고들었고, 대충 2L 정도의 피를 흘렸다. 부피로 치자면 8000입방센티미터. 질량은 2키로그램보다 약간 무거울 것이고, 수소 원자는 대충 200몰 정도.

 

 인치에 찔렸다면?

 

 좆이나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