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그림을 보고 열광하는가?
단지 결핍에 대한 열망이라기엔 과하다고 생각했다
곰곰히 생각을 해 보다 깨달았다
지금까지의 내 행보는 사랑을 하는 중학생의 행보였음을
처음으로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을때의 당혹스러움
같이 있을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횡설수설하던 기억
머릿속으로는 손주 태권도학원 계획까지 전부 짜놨던 그 감정
나의 뇌는 실존 인물에 지배당해 있었다
실존하는 인물이며 판타지따윈 없는 현실적인 인물에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존하는 인물도 아니며
심지어 각종 판타지로 점철된 비현실적인 인물에 어떻게 애정을 붙일 수 있었을까?
나는 알았다.
나는 이제 루미아 섬의 "중학생" 이 되었음을
이제 나는 가상의 인물과 연애를 하러 떠난다
처음으로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을때의 당혹스러움과
같이 있을 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횡설수설하던 기억
손주의 태권도 학원 등록계획에서 느꼈던 감정까지 다시금 느껴보고자 한다
날 붙잡지 못한 불쌍한 실존 인물들아
이로써 나는 [품절남] 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