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터널 리턴을 하며 종종 "내가 저 실험체와 같이 실험에 참여한다면 재밌을거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루미아 섬 안에서 매일 살육전을 벌이고 기억을
리셋 당하는 장기말들에게 줄 감정은 없다
우리에게 그들은 그저 유흥거리일 뿐.

하지만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난다면 어떨까?



나는 어느 날 눈을 떠보았고 어느 실험에 참가해 있었다.


사실 이것은 인간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아주 정교한 드라마, 꿈이다.


당연히 꿈 속의 나는
이 사실을 인지 하지 못하겠지만.


이 실험이 벌어지는 배경은 나에게 아주 친숙한
우리 아파트 단지였다.


어릴적 동네 친구들과 경찰과 도둑을 하거나 인라인, 자전거를 타며 쉬지 않고 돌아다녔던 나에겐 아주 익숙한 그 추억의 장소와 똑같았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추억의 장소들은 변질 되어 있었다.


아파트 단지에서 나가는 문은 서쪽,남쪽,북쪽 이렇게 3개가 있는데 그것들은 말도 안되는 문지기 들이 지키고 있었다.


바로 그 문지기들의 정체는 벌레들이었다.
하지만 평범한 벌레가 아니었다.


나비와 메뚜기, 사마귀 등 온갖 벌레들의 크기는
사람 머리의 두배쯤 되는 크기로 이미 상식의 영역을 벗어나 있었고


그 벌레들은 나를 발견하면 엄청난 살의를
뿜으며 나를 죽이려고 추격해왔다.


당연하게도 그곳을 수많은 살육 곤충들을 뚫고
지나갈거란 생각을 할리가 없고 어떻게 빠져나갈까라는 고민을 하던 와중에


귀가 찢어질듯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한
아나운서의 설명이 시작되었다.


그것은 아주 정확한 발음으로 섬뜩한 말을 내
등골에 주입 시켰다.


'지금부터 실험을 시작합니다. 제한시간동안 살아남길 빕니다. 그럼 살아남은 폰에게 모든 영광을'


씨발. 이게 뭔 개소리야? 갑자기??
나는 원하지도 않는데 이런 제정신이 아닌
실험을 시작한다고?


하지만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실험은 내가 하던 어떤 게임과 매우 유사하며 이곳에서 나는 어떠한 힘도 자유도
없이 그저 살아남기에 집중해야 한다는걸.


처음에 세운 전략은 달려서 도망다니기였다.


굉장히 비효율적이지만 어쩔 수 없이 한 선택이었다. 미친 메뚜기가 나를 죽이고자 뛰어왔으니까


하지만 이로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전력으로 달려서 도망간다면 저 곤충들은 날 쫓아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하지만 미친듯이 도망만 다녔다.
날 죽이려는 목적으로 철사들을 대량으로 던지는 사람도 있었고
단순히 손에 가시같은 무기를 단 채로 나를 미친듯이 쫒아오는 침을 뚝뚝 흘리는 초록색 머리의 장신 여자도 있었다.


그것들은 지성체로 보기도 어려웠고
제한 시간안에 살아 남으면 되는 이 실험에서
왜 굳이 그런 행동들을 하는지 이해를 할 수는
없었지만 뭐, 그들은 그들의 사정이 있을것이지
내가 관여할바는 아니다.


하지만 계속 도망만 다닐수는 없는 노릇.
체력에도 한계가 있고 도망다니다가 다른걸
만나게 될 경우 배드 엔딩 확정이었다.


그렇게 내가 선택한 두번째 전략은 아파트 현관 안에 숨는것이었다.


현재 내 위치는 내 집과는 꽤 거리가 있었기에
가기엔 무리가 있었지만 가까운 아무동 전자 현관문에 비밀번호를 치고 들어갈 거리는 충분했다.


간신히 적들을 따돌리고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는데까진 성공 했다.


하지만 이 전략을 나만 생각한것은 아니었는지
잔뜩 나를 경계하는 외국인 남자와 겁에 질려 있는 상태로 나를 째려보는 젊은 여자, 그리고 노인 한 명이 계단에 앉아있었다.


서로 대화를 나눈 뒤 오해를 풀었다.
상황을 들어보니 엘레베이터가 작동할리가 없었고 그들 또한 힘과 체력을 아끼고자 숨는 전략을 택한 것이었다.


그렇게 내가 선택한 세번째 전략은 티1밍이었다.
이터널리턴 게임 안에서는
당연히 통용이 되지 않는 반칙 플레이지만


이것은 게임이 아니라 살아남아야 하는
내 인생이 걸린 문제였다. 그딴걸 일일히 신경 쓸 여유도 없고


짧은 시간이지만 비정상적인 장소에서
마음의 평화를 갈구하고자 했던걸까?


정상적인 지성체를 만난 사실만으로도 안심이 됐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싱거운 이야기들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던 찰나 계단 위에서 사람 몸의 5배는 되는 지네가 나타나더니 지형을 다 부수며 내려오고선
여자와 노인을 씹어먹어버렸다.

사람에 몸에서 피가 터져 나오고 장기들이 쏟아지는걸 두 눈으로 봐버렸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팔의 관절은 뒤틀리고

뼈가 부숴지며 상상하기도 싫은 불쾌한 소리가
복도에 크게 울려퍼졌다.

그 광경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는다.
트라우마가 남을것 같았다.

피와 기름 냄새에 구토가 쏠리고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에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나는 달려야했다.

그들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나는
살아남아야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남자와 나는 달렸다. 공동 현관 밖으로

하지만 밖에선 어떤 존재가 생각 없이
앞을 걸어가는 중이었고

그 상태로 나는 심장이 가시에 박힌채 죽게되었다.


단반에 죽어서 그런지 고통은 없었다.


발 밑엔 피를 토한 채로 심장에 가시가 박힌 채로 쓰러져 있는 내 시체가 보였다.
유체이탈이라 해야하나? 그거라고 보면 된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영혼이지만 날지 못하고 걸어다녀야했다.


걸어다니면서 알게 된 사실은 누군가가
이 섬에 여러 사람들을 가둬놓고 그들이
어떻게 살아 남는지 지켜보는것.


그것이 이 '실험'의 목적 같았다.
그들은 거대한 세력일 수도 있고
죽은 내가 더 알리가 없었다.

갑자기 죽었다는게 실감이 났다.

눈물이 흘러내렸다.

평소에 살아있을때 부모님께,친구들께 주변 사람들께 조금만 더 잘할걸 다양한 경헌을 해볼걸이라는 후회가 계속해서 들었다.

처음엔 내가 상상했던것 처럼 영원한 영면에 빠지는것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 너무 지루할 것 같으니까.

하지만 아무도 나를 보지 못하고 나만 그들을
보며 현실엔 영향도 끼칠 수 없다는 사실은
그다지 재밌는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생존자들이 하나하나 죽어가는 것을
보는것은 더한 고통었다.


그리고 실험 어떻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제한 시간이 끝났다는 안내 방송과 함께
살아남은걸 축하한다는 방송과 함께 나는 살아났다.

또 다시 눈물이 흘렀다.
이번엔 살아있음에 대한 기쁨의 눈물이었다.
살결이 만져지고 체온이,온기가 손 끝에 전해졌다.
눈물이 계속해서 한 방울씩 타고 내려갔다. 뜨겁고 짠 맛 나는 눈물 마저 살아 있음을 알려주는것 같았다.

하지만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0l 곳에

오ㅐ 다시 살아난
거 ㅈ지
?

하지만 눈치채지 못했다.

내 손목에 걸려있는 팔찌의 초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것을


다시 한번
귀가 찢어질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   

                 '






이 이야기는 개연성도 없고 교훈도 없다

내가 예전에 꿨던 꿈을 적은 내용이다

아마추어 답게 필력은 당연히 안좋다.
그래서 솔직히 생동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2차 창작한 이터널리턴 소설들이 보고 싶어서 아주 조금 각색하고 표현을 부풀려 이 글을 써봤다.

방금도 이 꿈의 내용을 이어서 꿨다.

하지만 이 글만 올려도 반응이 안좋을거 같아서
더 적진 않을듯.

문제 있을시 자삭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