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아 섬의 생존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주말 간 수많은 피드백을 읽어보고 내부적으로도 많은 토론을 해본 결과,
지난 로드맵에서 발표한 퀀텀 점프의 진행 계획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퀀텀 점프에 대해서는 추후에 배틀로얄 특성에 맞는 좋은 방법을 더 연구해보도록 하고,
우선은 지금 플레이어 분들이 더 필요로 하는 부분에 좀 더 집중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저장할 수 있는 루트 개수 추가에 대해서는 많은 요청이 있었지만, 데이터베이스 부하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부분입니다.
전체 플레이어 숫자 X 캐릭터 숫자 X 루트 개수 만큼의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규 플레이어가 들어올 때 마다, 신규 캐릭터가 늘어날 때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데이터베이스 용량이 커집니다.
저장가능한 루트 개수를 일괄 추가 하면, 1개 추가할 때 마다 이 부담이 매우 커지기 때문에, 원하는 플레이어 분들만 선택해서 늘릴 수 있게 부득이 A-coin으로 구매하는 시스템으로 개발하고자 합니다.
12월 내에 루트 저장 슬롯 구매 기능을 추가하면서, 원하는 플레이어 분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슬롯 3개를 구매할 수 있는 분량의 A-coin을 함께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외에도 아이템명 검색 기능을 비롯해 피드백 받은 수 많은 기능들이 서둘러 개발하고 버그들을 빨리 수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늘 영원회귀를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은 퀀텀 점프에 대한 공지이고,

오랫동안 영원회귀를 지켜봐주신 분들을 위해 조금 더 긴 이야기를 남깁니다.

영원회귀 개발팀은 작은 팀입니다.
수 백 명씩 되는 큰 개발팀들이 많은데, 저희처럼 조그만 팀이 조금이라도 더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지금까지 저희 팀의 핵심 전략은 늘 아이디어가 생기면 빨리 만들어보고 빨리 공개해서 빨리 피드백 받아보자 였습니다.
보통 큰 개발팀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 되는 데는 정말 많은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영원회귀의 많은 시스템들도 그렇게 만들어져왔습니다.
숙련도 시스템이나 팀모드 출시도 반대가 많았었고, 하이퍼루프나 보안콘솔 같은 시스템들도 의견이 꽤 갈렸습니다.
그럴 때 일단 빨리 만들어보고 피드백 받아서 아니다 싶으면 빼는 형태로 진행해왔고, 그 와중에 사라진 아이디어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다른 게임들의 사례를 보면, 커뮤니티가 모두 반대해도 밀어붙여서 성공하는 사례도 많고,
반대로 커뮤니티 반대 무릅쓰고 강행했다가 망하는 사례도 무척 많습니다.

어떤 방법이 늘 정답인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반대하는 이유들을 읽어보고 또 대안으로 제시하는 많은 피드백들을 읽어보면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답을 찾는 것같습니다.
이번에 많은 피드백들 읽어보며, 퀀텀 점프에 대해서는 확실히 저희의 고민이 부족했고 성급했다고 느꼈습니다.

영원회귀는 부족함이 많은 게임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실험과 변화는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개발팀 규모도 좀 더 커지고 있고 개발 방식도 좀 더 성장하여 체계적으로 이런 변화를 진행해야할 때인 것 같습니다.

사전 공개 환경(PBE, Public Beta Environment)를 따로 만들어서 먼저 플레이 피드백을 받아보고,
특정 시간에만 열리는 이벤트 모드 형태로 새로운 요소들을 보여드리고,
시즌과 시즌 사이의 프리시즌처럼 큰 변화를 집중적으로 실험하는 기간을 따로 가지는 형태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큰 변화 이전에 좀 더 기본적인 개선사항에 집중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피드백이 특히 옳다고 느꼈습니다.

말뿐인 공지가 되고 싶지 않아서 당장 루트 페이지 하나만 공지에 포함했지만,
지금 당장 게임의 불편한 점과 부족한 점들을 빨리 빨리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