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새인들은 '깨끗함'을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것으로 보았음. 그래서 부정한 것으로부터 떨어지고, 그것을 공동체에서 제외하려고 했음. 그런 방어적인 방식으로 정결을 유지하고 하느님의 회중 안에 남아야 한다고 본 거지.

예수의 관점은 좀 달랐음. 예수께서는 깨끗함을 상당히 적극적으로 해석하셨음. 안에서 지켜내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퍼뜨리는 것으로 본 것임. 이것이 치유의 기적으로 표출됨. 부정한 것으로 여겨지는 시체에 기적을 베풀어 깨끗하게 만들고, 부정하게 여겨져 배척당하던 혈루증 환자와 문둥병 환자들로부터 떨어지는 대신 그들에게 '깨끗함'을 퍼뜨려 공존하려고 한 것임.

복음 선포의 명령도 이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듯함. 구약의 민족신적이고, 민족종교적인 신관(神觀), 유다교에서 벗어나 더욱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기독교로의 변모를 추구하신 것임. 구약의 율법이 '주님의 회중에 남을 것'을 말했다면 신약의 계명은 '주님의 회중을 더욱 넓힐 것'을 말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