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퍼러는 전에도 말했다시피 고증이 깜짝놀랄정도로 우수한 겜임


식량 관련해서 재밌는게 많은데





일단 고머 시나리오에서는 쌀농장이 없음


중국에서는 쌀농사가 하북에서까지 시작된게 한참 나중 얘기임.

그 전에는 강남지방, 그것도 일부 강남 유역에서만 쌀을 해먹고 있었기 때문에

이 게임에서 쌀농사는 디게 늦게 해금된다


(이 점은 강남의 개발사, 후한 역사가 전공분야인 박사가 고증에 참여한 삼탈워에서도 잘 나옴.

오나라, 강남에만 쌀농장 있고 강남 유역을 빼고는 강남이 죄다 미개발지역 정글임ㅎ)



그리고 쌀을 심으려면 굉장히 비옥한 땅에서만 심을수있어서 골머리를 썩을것이다.







기장(millet, 차조나 수수 등을 포함)








콩(콩은 추수하면 두부, bean curd가 됨)





그리고 채소(Cabbage)

이것들이 주된 작물인데



이것들은 하북처럼 비교적 건조한 땅에서도 심을수있다.

사진의 채소는 파오차이다.




고증이 개쩌는 게임이다...






근데 왜 기분나쁘게 파오차이를 썻냐고?

부록으로 파오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그런다









채소 하니 요즘 논란이 되는 파오차이가 생각난다


엥 파오차이 그거 완전 김치 아니냐? 하는 새끼들이 있는데



혈중 '난징' 농도가 부족해 씨발새끼야?





이 파오차이의 조상으로 보이는 저(菹)라는 절임 채소는

중국 고대 문헌에까지 이름이 보이는데

북위 시대 관리로 현실에서 스타듀밸리 놀이를 한 가사협이 저술한 종합 농업 대사전 <제민요술>에 따르면

'저장생채'의 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1.좋은 야채를 골라 솔새*와 창포로 동여맨다.

* 솔풀이라고도 하는 벼과의 식물인데 지금은 드물어졌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몇십년 전까지만 해도 어른들이 이것저것 동여매는데 썼다고 함


2.매우 진한 소금물을 만들어 야채를 소금물로 씻고 옹기에 넣는다. 이 때 맑은 물로 씻으면 야채가 썩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3.소금물로 씻어 물이 맑아질 정도가 되면 옹기에 넣고 소금물을 야채가 잠길 정도로 붓는다. 다시 뒤섞지는 않는다.


4.'저'의 색깔이 아직 푸를 때에 물로 씻어 소금을 떨군 다음 끓여 먹는다. 다른 생야채와 곁들여 먹어도 괜찮다.




이런 식인데 아무도 이걸 김치랑 1:1로 비교하지는 않았음.

지금의 자우어크라우트에 가까운 단순 발효 절임임






그럼 현대의 파오차이는 어떻게 만드냐?


1.큰 주발에 손으로 찢은 채소, 적당한 크기로 자른 당근, 소금을 넣은 뒤 손으로 뒤섞어 준다.

무거운 걸로 누른 뒤 냉장고에서 1시간 절인다. 너무 오래 절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2.작은 냄비에 물과 설탕을 붓는다. (레시피에 따라 월계수잎이나 쓰촨 고추를 넣어도 좋다.) 끓이고 불을 끈 뒤 식초와 소량의 소금을 넣어 완전히 식힌다. 맛을 봐서 달고 시큼하면 성공이다.


3.야채가 잘 절여지면 2~3번 씻어서 소금기를 씻어내고 물기를 짜낸다. 키친타월로 물기를 빼도 좋다


4.다진 마늘과 통고추(혹은 썬 고추)를 넣는다. 위의 식초 소스를 넣고 야채가 완전히 잠기도록 한다. 냉장고에 넣어 24시간 발효시킨다.






이게 씨발 김치 같냐?

눈깔이 메이드 인 차이나라 그렇게 보이나

뒤에서 중국공산당이 총 겨누고 그렇게 쓰라고 협박을 하나


암만 봐도 파오차이는 그냥 '저'의 충실한 직계후손이잖아




뭐 그렇다

'저'의 레시피는 가사협이 <제민요술>을 쓴 북위 시대에서 근본적으로 바뀐 게 없음


그리고 저 '저'가 우리나라 김치의 조상인지 어떤지는 나도 잘 모르겠음

중국의 '저'는 거의 주나라 때까지 올라가는 식품이고 우리나라에서 우리 김치를 뜻하는 '저'가 문헌에 등장한게 그보다 한참 후인 삼국시대라

우리나라에서도 저게 김치의 조상으로 보인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일부 있긴 한 듯?


아몰랑




생각난 김에 봄철 자우어크라우트 만들어서 소시지랑 맥주에 곁들여 먹을까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