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내가 항아리나 점프킹류의 암게임을 11월 2일에 샀어

 

AltF4

보통이라면 즐겜만 하는 내 성격에 거들떠도 안볼 게임이였겠지만

버리는 셈 치고 나쁘지 않은 2천원에

슈퍼점프같은 공략 영상보면 쉬우면서도 재밌어보이고

좀있으면 스토리모드가 나온다는 의외성에

홀린듯이 샀어

그땐 업뎃하기도 전이었을거야 그날 한시간을 달렸는데 결국 돌판 회전하고 돌작살 날라오는데까지만 가보고 닉값했다(빡종)

지금도 기억남


근데 고작 2일만에 정식판이 나온거임

구르기 시스템 아이템이랑 스토리

기대하던 스토리는 여전히 내세울 게 없음 기사와 닭이 만난 모험담인데 컷신도 없고

진심으로 이 정신나간 세계에서 무슨 모험을 벌이는건지 궁금했는데 아쉬웠음

볼륨은 확실히 커져서 지난 번의 최소 두배이상은 되더라

솔직히 이거 앉은자리에서 쭉하진 않았음 한 두세번 끊어다가 켰다

스트레스는 배로 늘어나서 삿건치고 내몸도 좀 치면서 함


또다른 큰 특징이 아이템이랑 스테이지 구분임

아이템은 랜덤박스에 닭을 날리면 슈퍼점프나 세이브 방패생성같은 무작위 아이템이 나오는데

근데 추가된 아이템은 왠지 쓰고싶지가 않았음

왠만한 스피드러너는 아이템에 버그성 슈퍼점프까지 써서 올클 4분대를 찍고 있는데

기껏 만든 장애물을 다 스킵해버리잖아

게다가 기껏 암게임을 하는데 너무 쉬우면 겜알못으로 살아온 마지막 자존심 버리는거 같아서

난 처음은 아니겠지만 흔하지 않은 정식루트로 게임을 깨는 도전을 함

아이템 없이, 슈퍼점프 없이 공식 루트를 타서 정공법으로 깨기


스테이지는 5개인데

1스테이지는 손풀기로 무난했고

2스테이지는 아이디어도 분량도 없는 걍 타이밍 맞추기 겜이고(사실상 4스테이지임)

3스테이지는 그 쫄깃한 무빙이 손에익기 시작하더니

4스테이지는 스트레스 풀이겸 도전적이면서도 스피디하다가

5스테이지는 그 고통속에 몸부림치면서도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스테이지를 꼼수랑 스킵을 안쓰고 한걸음씩 가보니까

이겜이 얼마나 섬세한 레벨링을 가졌는지 깨달음

조작감은 절묘하게 짜증나면서도 명확한 규칙이 있어

손에 익으면 실수는 하지 않는데다가

저마다의 물리법칙과 타이밍을 가진 장애물은 죽음으로 학습하면서 점점 쉬워지는게 느껴저

실시간으로 성장하는 걸 느낌


가장 큰 하이라이트가 5탄인데

이런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희노애락을 다 담은거 같음

탁 트인 샌드박스를 연상시키는 아주 다양한 장애물들 사이로 내가 선호하는 길을 찾아내는 루트파인딩의 기대감

한번 루트를 잡으면 또다시 실패와 좌절의 연속이지만

점점 장애물이 프리패스가 되고

저절로 루트를 더 단축시키고 싶은 욕심이 생김

그 과정에서 또 실패하다 공중제비 구르기로 루트 단축성공의 기쁨

구르기 잘만들었다 ㄹㅇ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숨겨진 자비로운 포인트가 많아 날 위로해주고


마지막 높은 산봉우리는 순간 개발자가 귀찮아졌나 싶었음

갑자기 너무 쉬워졌으니까

뭐 집중못하면 죽는건 맞지만

그러나 점점 옥상에 다해가고

정말 끝인가 내 뒷통수치는거 아냐 진짜야? 깬거야? 하다가

 


게임강국 대한민국의 아픈손가락인 나는 그래도 한국인인걸 증명해내는 기쁨이 찾아왔음

환호성도 아니고 욕도 아닌 마치 이불덮듯 편안해지는 기분

내가 이걸 또 잡을 생각은 안들지만 그래도 좋게 헤어지는 기분


593명의 기사를 희생했고

알파때 한 시간 빼면 6시간 48분쯤 걸렸다

정공법으로 altf4깨기 성공


ㄹㅇ 암걸려 뒤질것 같아도 끝장을 내기 전엔 절대 못놓는 게임이라면

반드시 이 겜을 참고해야 한다

마지막 5스테이지의 루트파인딩과 성장의 기쁨 그리고 정상에 다다르는 길로 표현하는 클리어의 서사는

감히 소울라이크의 모습을 봤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스피드런 사이트 나오면 반드시 정공법 종목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