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RN은 경멸이란 영어 명사


세르비아의 개발사가 만든 코즈믹 호러장르의 게임으로


게임성 자체는 미로적 퍼즐과 약간의 엑션으로 레일로드식 진행을 가지고 있음


분기점이라도 좀 많았으면 좋았을테지만 영상미에 집중하느라 


그 외적인 부분은 다소 타협한 느낌임.



결국 보이는 부분만 따라가다가 발목잡혀 주저앉는 결말이다보니


20% 부족한 작품이라 혹평할 수도 있겠다고는 생각함.



보통은 게임이 설명이 부족하거나 개연성을 조금이라도 보조하거나


수집요소를 위해서라도 텍스트로 상당부분 때우는 법인데



이 게임은 그런게 전혀 없다보니 벽장식이나 벽화, 폐허등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가 해야 하지만,


생명과 "인간"이란 요소를 뒤틀리고 혐오스럽고 기이하게 재해석한 악몽같은 비주얼을 자랑하다보니 그것 조차도 쉽지 않기는 함.




다만 마지막에 도달해서 끔찍한 꼴이되서도 죽질 않는 비정상적인 주인공과,


여정의 끝자락을 향하는 방향에 석상들이


피부가 붉게 부식되 흩날려 뼈를 들어낸 형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그쪽 방향이 사실은 "완전한 죽음"이 아닐까 하는 인상이 들었음.



또한 방해물을 파괴하고 나아가는데 도움을 주던 기생체가 


최종국면에 와선 오히려 방해를 시작하는데 


몸을 침식해서라도 전진을 막으려 하는 것이라 한다면,



마치 그 어떤 꼴이 되어도 생물로서의 살고자 하는 기생체와 


인류로서 존엄있는 죽음을 바라는 상반된 두 의지를 표현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듬.



일단 게임으로서는 불편한 진행의 문제,

발컨들이 자원을 낭비하다 사망해서 재시작 포인트로 돌아갔는데, 

이미 탄약과 회복을 탕진한 뒤라서 도저히 해쳐나갈 길이 없어 진행 의지를 잃는다거나

가뜩이나 혐오스럽고 어려운 배경속에서 끔칙한 길치 방향치라서 좌절하는 등의감점요소가 있음.


엑션성이 메인이 아니지만 별로 길지 않은 구간에도 의외로 피지컬이 요구되는 부분이 있으며

답답한 퍼즐요소 때문에 눈치가 빠르지 못한 사람이 눈앞의 버튼을 못보고 엉뚱한 곳을 해맨다던가 하는 부분은 각오해야 할 것임.


가장 큰 문제는 엑션성도 퍼즐성도 이쪽 분야 고인물들이 보기엔 하나같이 아마추어 수준이라는게 이 게임의 가치 하락에 일조한다고 할 수 있음.


쉽게말해 나름 엑션이라고 챙기긴 했는데 어디서 많이 본것 같은 쉬운 수준이 아주 약간 있을 뿐이라는 것.


마치 최종병기라고 성검을 뽑아 봉인된 파츠를 찾아 끼우고 칼날 벼리고 하는 노가다 끝에 마침내 완성시켰는데, 그걸로 몹 한두마리 잡고 다음지역 문을 여는 열쇠로 소비해버리는 그런 느낌임. 퍽이나 보람이 있겠음.


어떤의미에선 엔딩까지 충분히 서사를 쌓아가지 못하고 

다소 얼렁뚱땅 넘어갔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듬.


결국 텍스트를 최대한 배재한체 장엄하거나 혐오스러운 비주얼만으로 모든걸 풀어내기엔

여러모로 한계점이 분명했던 그런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음.


비슷하게 단일엔딩 호러게임인 소마는 동반자와 티격태격하면서 서사를 충분히 쌓았고

엔딩도 절망과 구원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중적인 현실엔딩이라 관점에 따른 해석의 여지라도 있었기에 이 게임보다는 훨씬 나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함.



한줄요약: 그래서 제 점수는 2.5 / 5 정도라고 생각함. 딱 중간.
 그냥 비주얼만 놓고는 오랬동안 제작 노력이 비상했다고 봄. 나머지가 말아먹어서 그렇지.
 물론 대형 개발사가 아닌 점에선 이정도 만든것도 잘했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