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들어가기에 앞서 본인은 체인소맨 챈럼들과 싸울 맘이 없음을 분명히 밝힘.



처음엔 친구가 추천해줘서 보기 시작했는데, 가면 갈수록 전체적으로 뭔가..뭔가인 느낌이 강하더라.

지금부턴 내가 생각하는 그 이유에 대해서 조금 끄적여보겠음.




1. 매우 말초적인 감정에서 기인하는 주제의식


이게 제일 큰 문제임.

주제의식이 없어

작자가 이런 수준의 극심한 폭력으로 우리들에게 전해주는 메세지가 전혀 없음.

단지 현대인들의 쌓이고 쌓인 스트레스를 굉장히 단순하게 악인과 선인을 구분짓고서 그 중 악인들을 잔혹하게 짓밟고 썰어내는 것으로 풀어내는 것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음.

솔직히 잔인한 걸 기대하고 봤다곤 해도, 맹목적으로 피와 살점만 보여주는 식의 잔인함을 기대한 건 아니었음.

뭔가 작가가 그 잔인함을 통해서 주는 메세지나 의도하는 바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오장육부가 나뒹구는 연출도 좋고 대가리가 썰려나가는 연출도 다 좋음.

그러나 이런 식으로 뭐 아무런 의도도 없이 관능적이고 말초적인 카타르시스를 위한, 그저 살인을 위한 살인의, 잔인함을 위한 잔인함의 연속은 고퀄리티의 작화 애니화까지 된 작품보다는 동인지에서나 기대하는 게 적당하다고 봄.




2. 감동의 단절


위의 정말로 근본적인 문제를 제쳐두고 보자면 아키의 가정스토리나 복수극을 여기다 끼워넣는 것도 문제임.

무슨 되도 않는 뻔한 감동 스토리를 만들어놓고선, 오히려 그것에 정반대되는 주연급 등장인물을 둘이나(파워, 덴지) 만들면서 아키의 감동 스토리를 작가 자신이 거의 반은 의도적으로 끊어먹고 있음.

아키와 히메노가 아무리 진심을 담아서 독백을 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도 덴지라는 인간성이 심각하게 결여된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이상 필연적으로 그런 감정적 호소에 기반하는 스토리의 의미와 무게는 없어질 수밖엔 없지.

히메노가"아키쿤와 시나나이데" 이러고 있을 때 이건 또 뭔 촌극인가 싶었다.

결국엔 그렇게 마지막 힘을 다 짜내서 만들어낸 유령도 뱀한테 한방컷 나고 ㅋㅋㅋㅋ

이러니까 그냥 전반적인 스토리에 이입 자체가 안 됐음.




3. 세부적인 부분과 마키마 관련 복선


다시 한 번 1의 근본적인 문제를 제쳐두고, 2의 커다란 결함을 제쳐두고 이야기 하자면 그럭저럭 나쁘지 않음.

히메노가 덴지 입에다 토하는 장면은 존나 웃겼고, 마지막에 마키마 관련 복선 부분(1과 부장이 마키마에게 인간님 거론하는 부분)은 소름이 온몸에 소름이 돋음.

작화와 연출만 떼어놓고 보면 최상급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