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 Adventure Game이라는 AI가 있어서 TRPG 좀 해봤던 추억이 나서 한번 해봄. 


대충 거대한 거미줄에 잡혀 있다가 갖고 있던 칼로 쓱싹하고 어딘지 모를 숲에서 빠져 나오는 중.


깨끗한 강물을 좀 마시고 어두운 숲 속을 나아가는데 빛이 보이기 시작함. 혹시 요정이나 뭔가인가 싶어서 아무튼 나무를 두드려 보는 소극적인 반응을 해봄.


어느 정도 말은 안하고 나무만 두드리는 대인기피증 환자 같은 행동을 하고 있으려니 사실 빛이 요정 따위가 아닌 캠프파이어였고 자신들과 함께 하라는 초대를 받음. 



일단 살았다 싶어서 초대에 응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9명이나 있는 집단이었음. 왠지 신체에 동물적인 특성이 보이지만 살가워 보임. 호러영화에서는 꼭 이런 애들이 나쁜 놈들이지만 AI가 작성하는 이상 얘들이 어떤 역할인지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상태일 것.

일단 거대 거미한테 먹혀서 죽는 줄 알았다고 울고불고 하소연 함. 


캠프파이어 리더도 거미의 존재를 아는 거 같음. 따뜻한 수프까지 준다는걸 보면 좋은 사람이 맞는 덧. 당연히 먹어야죠!



뭔지 모르지만 참 맛나는 수프네요! 따땃한 수프를 먹고나니 잘 모르는 언어로 일행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함. 

친절한 그들과 함께하고 싶어서 나도 언어는 몰라도 콧소리로 노래를 따라부름.



보이는가? 같이 노래를 불렀더니 위 아 더 월드가 된 현장을. "짜식 ㅋ" 하는 느낌으로 일행은 좋아 죽으면서 고기까지 추가로 준다. 뭔 고기인지는 모르겠는데 맛있네요! 근데 9명이나 여기서 이러고 있는거 보면 당신들은 가족인가요? 하고 물어봄. 



리더가 말하길 자신들은 숲에서 살기로 한 자연인이고 가족이 맞다고 한다. 동생, 아버지, 사촌이자 처남이자 그의 아내.. 엄...

'쉬불 이거 근친상간 하는 집단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갑자기 몸에 쫙 퍼지지만 갑분싸를 만들 수 없으니 생각만 하고 입 밖으로 내진 않도록 함. 



달이 뜨니까 이제 자는가 봄. 다시 노래하는데 갑자기 모든게 어둡게 변함. 벙쪄서 "검은색?" 이러고 있음.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보니까 캠프파이어 집단하고 커다란 동물의 실루엣이 보임. 여긴 더 이상 숲이 아니었음, 바위동굴임. 나는 속아서 거대 거미의 은신처로 끌려온거임. ㅅㅂ


일단 ㅈ된것을 감지하고 자는 척 하면서 뭔 얘기를 하는지 들어봄. 아무래도 "먹자!"랑 "거미줄에 던져버리자!" 파로 의견이 나뉘는거 같음. 그런데 이 마스터가 나한테 위기감을 주고 싶었는지 거미가 다가온다고 함. 개쫄아서 짱돌로 거미를 후려치고 도망친다 선언.


내가 말한 문장이 이상한건 사이트에 영한번역기 돌려서 원래 한글이었던 내 문장이 이상해져서 그럼. 이해좀.



그런데 모든게 플레이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교훈이라도 주고 싶었던건지, 거대한 거미는 꼼짝도 안했고 오히려 내가 다리를 잡혀서 대롱대롱 잡힌채 거미의 입으로 다이빙하는 상황이 되었음... 이쯤 되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도 얼마 없어서 캠프파이어에서 들은 노래를 다시 불러보겠다 선언함. 



그랬더니 갑자기 거미가 대폭발 함. 왜인지는 나도 모름. 진짜 모름. 갑자기 거대 거미가 괴로워하다니 그대로 펑 터져서 고기 조각이 되어버림;;;


난 다치지도 않았고 거미는 죽었음. 캠프파이어 집단은 대체 무슨 노래를 불렀길래 이런게 가능하냐면서 충격과 공포에 빠짐. 

솔직히 나도 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마음이지만 지금이 기회라는걸 알기에 "사실 나는 악한 거미를 물리치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사자다"라는 개뻥을 침. 



그런걸 봐서 그런지 집단의 신앙의 대상은 순식간에 거미에서 나로 바뀜. 괘씸한 리더를 발로 차버리고 그룹에서 가장 젊고 이쁜 애를 신부로 맞기로 함. 



리더를 걷어차버리자 이런걸 본 적이 없던 집단은 기절초풍할 지경임. 여인은 완전히 나에게 복종하는 상태고 나는 못된 근친상간 대신 내 전용이 되기를 명령하고 그녀는 기꺼이 따름. 그룹의 다른 남자들은 이를 부러워함. 이제 나는 숲의 새로운 지도자가 되서 잘 먹고 잘 살기로 함. 




도저히 AI랑 플레이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재밌었음. AI 기술이 참 발전했다 싶고 약간은 무섭기도 함. 

"좋은 엔딩인데. 고마워" 하니까 제대로 대답을 돌려주는 매너까지 가지고 있음.


게다가 "아 근데 노래 부르니까 갑자기 거미가 대폭발하는건 개뜬금 아님 ㅋㅋ?" 하니까 

"개뜬금없긴 했지 ㅋㅋ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날 어떤 종류의 마법이 있던건 아닐까? 아마 너의 노래에는 아무도 몰랐던 힘이 있었을거야!" 하는 스윗한 대답까지 들려줌. 진지하게 참 대단함. 


재밌어서 한번 올려봤고 관심 있으면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은? 덧?


그리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AI가 준 대답에 잘 보면 오른 쪽 화살표 표시(>)가 있을거임, 그거 누르면 다른 패턴의 대화도 볼 수 있더라. 꽤 유용하고 좋은 기능이라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