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속도로(및 유사고속도로) 노선 정리 10편: E69~E78

여기도 츄부 종관도(E67) 못지 않게 전통적인 축과는 거리가 있는 노선인데, 일단 정식 고속국도는 아님. 노선명인 산엔과 난신은 각각 아이치현 남부 지역인 미카와(三河)와 시즈오카현 서부 지역인 엔슈(遠州), 또는 토토미(遠江)를 의미하며, 난신은 나가노현을 뜻하는 시나노(信濃) 중 남부 지역, 즉 이다 근처를 의미하는 난신(南信) 지방에서 온 것임.

철도 노선 중에서는 이다선이랑 유사한 점은 있는데, 츄오도가 따라가는 이다선 구간과는 달리 산으로 점철되어 있고, 그나마도 병행하는 구간이 오히려 적은 수준임. 얼마나 수요가 없고 험한 지역을 지나는지 원래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2차로 80km/h로 설계했다가 대놓고 확장 불가능한 2차로 60km/h로 설계 기준을 내렸을 정도로 사실 가망성이 없는 노선인데 이걸 꾸역꾸역 짓고 있는 중임.

산엔난신도로부터 이어지는 E69 구간에는 신토메이 고속도로의 이나사 연락선(지선)이 있음. 연락선 자체에 관한 얘기는 E52 시미즈 연락선 설명을 써놓았으니 참조하고, E69의 이나사 연락선은 신토메이 1차 개통 당시 종점이었음. 즉, 이 구간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실질적으로 신토메이의 본선이었다는 얘기임. 하지만 규격은 E52 시미즈 연락선과 동일하게 4차로 80km/h임.

E70 이즈 종관자동차도 伊豆縦貫自動車道

노선도의 E70으로 표기된 주황색선과 구간구간 끊어진 도로들

이즈 반도를 종단하는 노선인데, 유사 고속국도라기에도 허접한 2차로 60km/h 노선임. 미시마시내에서 잠깐 4차로 80km/h가 되는데 너무 구간이 짧고 실질적으론 국도개량 사업이라고 보면 됨. 정식 고속국도 지정 또한 없음. 중간에 끊어진 구간들에 대해서는 사업화가 되었으나 미착공된 구간, 또는 아예 사업화 가능성도 못 보는 구간 등이 있어서 완성은 사실상 거의 포기했다고 보면 됨.

E71 간사이 공항자동차도 関西空港自動車道 및 간사이 국제공항 연락교 関西国際空港連絡橋

노선도의 오렌지색 노선과 연결되는 갈색 노선

동쪽에 E65 신공항자동차도(나리타국제공항용)이 있다면 서쪽엔 E71 간사이공항도가 있다 하는데 저기 노선도에서 오렌지색 부분은 정식 고속국도지만 연락교 부분은 국도일반유료도로임.

아, 그리고 나리타쪽과 다른 것은 선형이나 차로는 한 체급 낮아서 4차로 80km/h 노선임. 그 외에는 뭐 특별할 건 없는듯?

E72 기타킨키 도요오카 자동차도 北近畿豊岡自動車道

노선도의 주황색/갈색 E72 표기 노선

후쿠치야마 인근 긴키 북부와 효고현 북부의 도요오카를 이어주는 노선임. 이 노선이 특이한 것은 본래 국도 9호, 즉 산인 가도가 원래는 이 노선이 가는 구간을 거의 따라가는 구성이라는 점임. 이런 노선들은 E1~E5에선 뒤에 A를 붙여서 E4A(E4가 282호 등을 가고, 대신 4호를 따라가는 구간이 E4A), E5A(E5가 36/37호를 가고, 대신 5호를 따라가는 구간이 E5A)처럼 지어지는 게 보통이지만, E9A가 붙는 대신에 그냥 E72로 새로운 번호를 붙여버린 케이스임.

도요오카의 경우 철도 노선 같은 경우 후쿠치야마선이 아마가사키에서 분기하기 때문에 고베랑 히메지에서는 반탄선을 타고 올라가는 특급을 쓰는 게 정석이지만, 고속도로의 경우엔 E72에서 접속되는 E27 마이즈루와카사도를 타고 E2 츄고쿠도로 접속해 고베로 내려갈 수 있음. 따라서 이 지역에서 철도보다 버스를 우위로 놓게되는 가장 주된 원인이 바로 이 도로가 되겠음. 도로 스펙은 확장 가능한 2차로 구조에 70km/h를 갖추고 있음. 중간에 갈색으로 쓰여진 토사카터널(遠阪トンネル) 구간은 1990년대에 터널 대체 구간으로 선행 개통되어 유료 구간이지만, 나머지는 싹 무료 구간임.

E73 오카야마 자동차도 岡山自動車道

E73 요나고 자동차도 米子自動車道

노선도 상의 청회색이 오카야마도, 노란색이 요나고도. 정확하게는 중간에 끼인 초록색 츄고쿠도 구간도 E73의 일부 취급임

두 노선은 법적 노선 츄고쿠 횡단자동차도 오카야마 요나고선(中国横断自動車道岡山米子線)을 구성하는 노선으로, 츄고쿠도의 지선으로써 지어진 도로들임. 개통시기는 이미 산요도가 개통된 뒤였기 때문에 오카야마도의 경우 소용이 없었고, 요나고도는 방면 자체는 간사이와 산인 핵심지역을 잇는 노선인데 유료 문제로 장거리 수요가 잘 안 나오는 노선임.

오카야마도는 오카야마 때문에 수요가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국도축선과 벗어나있기 때문에(국도 축선은 53호) 수요가 적은 편임. 따라서 여기도 2차로 구간이 꽤 있는 편임. 여담으로 개통 당시에는 츄고쿠도 지선이 아니라 오히려 산요도 지선 취급을 받았었음. 당시 노선명은 산요 자동차도 오카야마 소쟈지선(山陽自動車道岡山総社支線).

요나고도의 경우 1989년부터 개통을 시작으로 1992년 전 구간 개통이라 개통시기가 이른 고속국도 중 하나임. 그나마 산인 방면 고속국도 중에선 요나고도가 상태가 좋은 편이긴 함(대부분 왕복 2차로 70km/h이나 일부 4차로 80km/h). 그렇지만 이래도 7천대/일을 넘는 구간이 없음.... 여담으로 원래 사카이미나토까지의 연장계획이 있었는데 사업이 동결됐음.

E74 히로시마 자동차도 広島自動車道

E74 하마다 자동차도 浜田自動車道

노선도 상의 탁한 노란색이 히로시마도, 자주색이 하마다도. 정확하게는 중간에 끼인 초록색 츄고쿠도 구간도 E74의 일부 취급임

츄고쿠 횡단 시리즈 중 실질적으로 서쪽의 마지막편. 두 노선은 법적 노선 츄고쿠 횡단자동차도 히로시마 하마다선(中国横断自動車道広島浜田線)을 구성함.

히로시마도의 경우 츄고쿠도 방면 지선 중에서는 츄고쿠 지방에선 가장 수요가 큰 노선임. 애초에 히로시마키타(広島北) 분기점이 히로시마 근처까지 내려와있고, 거기서 고베 방면은 히로시마도랑 직결되어 있어서 실질적인 본선 구성일 정도. 1985년 첫 개통된 구간이기 때문에 그 때부터 실질적으로 츄고쿠 내륙과 히로시마간의 교통로로 꾸준히 이용되어 왔음. 한창 때는 2만대/일 넘게도 다녔고, 지금도 1.5만대/일은 다니는 상태임. 그래서 전 구간 4차로 80km/h.

하마다도의 경우 1991년 전 구간 개통으로 산인 방면 지선 중에선 가장 먼저 전 구간이 완성된 노선임. 그런데 이 지역이 진짜 일본에서 내로라하는 깡촌이기 때문에 수요는 눈물나기 그지 없는 상태로, 2차로 70km/h 도로지만 통행량은 많아야 평균 3천대/일 정도를 보이는 노선임. 유료인 게 문제인 걸로 보이지만, 2010년 무료화 실험 당시에도 5천대/일을 턱걸이했던지라 근본적인 수요 문제가 있음. 지금 기준이라면 아마 확장 불가능한 2차로 60~80km/h 정도의 국대도 정비 정도로 퉁치고 끝났을 노선임.

E75 히가시히로시마 쿠레 자동차도 東広島呉自動車道

노선도의 E75 주황색 노선.

원래 쿠레에는 히로시마 쿠레 도로가 전부였는데 이 도로가 전국망에도 연결 안 되고 밀리기는 더럽게 밀리니까 대체 도로로 산요도에 직접 꽂아주는 노선이 계획되었고, 완성된 게 바로 이 도로임. 원래는 좀 더 괜찮은 스펙의 고속국도를 계획했지만 거기까진 예산이 안 되어서 국대도 방식으로 지어졌고, 확장 가능한 왕복 2차로 70km/h 노선임. 실제로 히로시마가 아닌 외부에서 쿠레로 진출입할 때에는 메인 루트고, 무료기 때문에 대략 1만대/일 이상 통행량이 나오고 있음.

E76 니시세토 자동차도 西瀬戸自動車道 (시마나미 카이도 しまなみ海道) 및 연결도로들

노선도의 E76 표기 노선들 및 연결도로

사실상 일본판 럭키 "국도2호선신안군구간"편. 니시세토 자동차도로 안내되지만, 별칭인 시마나미 카이도도 상당히 쓰이는 편임. 정식 고속국도는 아니고 여기도 국대도로 국도 317호가 붙어있음. 다른 2개(E28, E30) 노선과는 다르게 주요 국도가 아니어서 뒷 번호를 받았음.

세토내해(해협) 구간은 대체로 다도해의 성격이 보이는데 그 중에서 가장 섬의 밀도가 높은 지역으로 이들을 이어서 만든 노선임. 다만 주 수요처인 히로시마와 마츠야마간의 통행에는 못 쓰이기 때문에 혼슈~시코쿠 3개 도로 중에서는 가장 마이너한 도로 같지만, 국내에선 이상하게 자전거족 영향으로 좀 더 알려진 노선 같아보임. 일단 명목상으로는 자동차전용도지만 보행자/자전거(원동기부착포함) 통행로가 별도로 갖춰져있어 보행자/자전거가 혼슈와 시코쿠 사이를 유일하게 넘을 수 있는 루트로도 알려져있음.

대교 일부가 오히려 4차로고, 대부분 구간은 2차로이며, 제한속도는 차로수와 관계 없이 70km/h임. 의외지만 통행량도 제법 나오는 편인데, 이는 섬 사이 사이 주민들이 적당히 살고 있어 로컬 수요가 제법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임.

잘 보면 E76에 연결되는 구간들이 보이는데, 후쿠야마쪽은 오노미치 후쿠야마 자동차도(尾道福山自動車道)라는 국대도임. 다만 사실상 오노미치~후쿠야마 간 국대도를 그대로 이어받아 쓰는 거라고 보면 됨. 나머지는 이마바리쪽인데 이마바리 코마츠 자동차도(今治小松自動車道)로 명명되어 있지만 아직 연결은 되어 있지 않음. 공사는 하고 있긴 한데 기간은 확정이 되지 않았음.

E77 큐슈 중앙자동차도 九州中央自動車道

노선도의 초록색 노선, 그리고 주황색 E77 표기 노선

큐슈 중앙부를 동서로 가르는 노선인데, 원래 전통적으로는 저 위에 보이는 국도 57호 축이 주 노선임. 근데 오이타랑 미야자키의 중간을 가겠다고 애매한 곳인 노베오카를 잡아서 저렇게 만들어버림. 다만 고속국도 망에서 오이타나 미야자키나 다 후쿠오카 방면으로 접속되는 고속국도를 갖추고 있는 것 때문에 저렇게 애매한 노선이라도 고속국도로 규정한 것으로 보임. 어쨌거나 법적 근거가 되는 노선도 있어서 큐슈 횡단자동차도 노베오카선(九州横断自動車道延岡線)의 구성 노선으로 되어 있음.

2006년부터 지어지곤 있지만 아직도 완성된 구간은 별로 없고, 중간에 이 빠진 구간들은 사업화에도 이르지 못했음. 위에도 써놨지만 워낙 애매한 곳과 애매한 곳을 묶는 노선이라 어쩔 수가 없는 모양. 애초에 철도 노선으로 치면 타카치호선과 비슷한 루트인데, 애초에 국철이 구간개통에 다 짓지도 못한 미성선으로 적자 노선에 꼽혀서 제3섹터로 넘어갔다가 거기서도 못 버텨서 폐선되었던 노선까지 포함된 구간(도로가 제대로 개통되기도 전에)이다보니 사업 진척이 어려워보임.

E78 히가시큐슈 자동차도 東九州自動車道 (미야자키 이남/이서)

노선도의 탁한 노란색/갈색 중 E78로 표기된 구간, 정확히는 키요타케(清武)부터 카지키(加治木)까지.

"도대체 무슨 정신나간 생각으로 선형을 이렇게 뽑으셨어요 하고 되묻고 싶은 노선 1위"임. 노선도로 보면 체감이 덜 한데

이래 되어 있음.

국도 10호 연선이 가장 주축이 되는 수요 구간인데 이미 미야자키도(E10)가 있다는 이유로 니치난선쪽으로 선형을 강제로 틀어서 U자형으로 잇는 고속도로로 계획해버림. 그래서 선형이 말도 안 됨. 심지어 지금 시부시와 니치난 사이가 끊긴 부분이 있는데, 시부시 쪽이 미야코노죠 도로랑 연결되면서 직진하면 진짜 뚱뚱한 U자도 아니고 얇상한 U자로 돌아 나오는 노선이 되는 미친 구간이 되었음.

그래도 나름 위에 갈색 국대도 구간 외에는 정식 고속국도라고 장래 확장 가능한 2차로에 선형 설계는 100km/h 적용(임시 중분대 설치로 제한 80km/h 상향 적용 구간)임. 의외지만 저렇게 돌아가도 어차피 로컬 수요를 주워먹겠다는 일념으로 설계한 거라 중/단거리 수요는 그럭저럭 나오는 모양.

다음에는 "고규격간선도로도 아닌 주제에(=국가 간선망에 속하지 않는데) 고속국도 노선번호를 부여받은 노선"의 첫장인 E80~E89를 다뤄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