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한국사 공부하는 과정인데 어제 대한제국기 끝냄
교재에서 대한제국기에 부각되었던 영토 분쟁인 "간도"와 독도에 대해 어느 정도 비중을 둬서 설명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지리챈의 메이저 4대 떡밥인 간녹만연(간도 녹둔도 만주 연해주) 중에서도 가장 앞에 오는 만큼 그 분탕력이 커서 언급하긴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드는 생각이 있어서 부족한 배경지식으로 감히 끄적여 봄
나도 내가 얄팍한 지식으로 쓴다는 걸 알고 있으니 댓글을 통한 점잖은 지적은 감사히 받겠음. 다만 비추는 심리적 부담감이 크게 느껴져서 자제해주면 감사하겠음.

일단 두괄식으로 요약부터 하고 시작함
1. 토문강은 두만강이 맞는 것 같다
2. 간도는 한국 땅이었다고 볼 수 없다
3. 그러나 거기서 한국어 사회를 구성했던 윤동주와 같은 사람들은 한국인이 맞다

1. 백두산 정계비
백두산 정계비는 여진족이 후금을 세우고 청나라로 개칭, 칭제건원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기원인 만주를 성역화하며 발생한 영토분쟁을 해결하고자 1712년(숙종 재위기)에 세운 비석임
정계비에서 핵심이 되는 내용은 다음과 같음

西爲鴨綠, 東爲土門
서쪽으로는 압록강을 경계로 하고, 동쪽으로는 토문강을 경계로 삼는다.

서쪽 압록강은 이견이 없다고 알고 있음. 동쪽 토문강을 가지고 다툼이 발생한건데
청나라는 토문강=두만강이라고 주장했고  조선(대한제국)은 토문강=송화강(또는 그 지류)이라고 주장했음
송화강은 하얼빈을 끼고 도는 강이고 두만강은 백두산에서 나오는 석을수를 지류로 두는 현재의 자연국경임
"자연국경"에 주목해야 함
인공국경(가령 미국-캐나다 서부 북위 49도선 같은)은 측량이 발달된 근대 이후에나 확정된 거고
보통은 산, 강 등을 기준으로 국경이 잡히는 게 일반적이었음.

근데 지도를 보면 자연국경이라고 간주할 수 있는 강이 지린성이나 헤이룽장성에 없음
따라서 토문강은 두만강이 맞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함.

2. "국경선"의 개념
작년에 한국사 교양을 들었는데 교수님께서 국경이란 개념은 세계대전이 되어서야 활성화되었다고 봐야 한다고 하셨음
이 얘기가 왜 나왔냐면 그날 수업에서 정복군주인 광개토대왕에 대해 다뤘고 수업이 끝나고 그에 관한 질문을 했기 때문임
내 질문은 "정복이란 완전히 땅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민가를 비롯한 온갖 촌락이 황폐화되기 때문에 정복을 해도 황폐하고 사람이 없는 땅만이 남는 것이 아닌가?"라는 거였고
교수님께서는 "당시 지배의 개념은 관청 위주라서, 관청을 점령하면 그 지역 일대를 점령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답해주셨음
지금 행정체계에 빗대면 구청 따잇하면 그 구 전체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
국경"선"이 모호했다는 거임
물론 조선 후기부터 사람들이 두만강을 넘어가서 간도 일대에 터전을 꾸리고 살았고, 이후 영토 분쟁이 심각한 외교 문제로 대두되자 간도관리사 등을 파견하여 간도를 함경북도에 편입하고 조세를 거두고 군사 훈련을 시켰기도 하지만
그 전까지는 간도에서 직접적으로 세금을 거뒀다는 언급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음
그러니 간도가 조선 땅이었다고 볼 근거가 부족함

3. 그럼 거기서 살았던 사람들은 뭐가 되냐?
사실 이 문제가 가장 고민이었음. 간도가 조선 땅이 아니었다는 걸 인정하면, 그 땅이 청나라 땅이 되는 거고, 만주국 땅이 되는 것이니 길림성 출신 윤동주 시인은 동북공정 말마따나 조선족이라고 봐야 하나? 까지 고민이 확장된 거임
근데 의외로 반박 근거가 가까운 데 있었음
바로 재일교포임
재일교포는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다고 명시되어 있지 않는 한에는 한국 입국 시 속인주의에 따라 대한민국 국적자로 간주함
그래서 작년까지 KBO, 그 중에서도 두산-롯데에서 활약했던 재일교포 3세 안권수(통명 야스다 콘스)가 군 문제에 압박을 받고 선수 생활을 접기도 했음
재일교포들은 그들만의 사회를 꾸리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한국어를 쓰며 생활했음
만주 이주민들도 같았다고 봐야 함
조선 사람 혈통에서 태어나고 조선 말을 쓰며 활동하고 조선인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가지고 있었음
따라서 윤동주는 한국인이 맞음

나도 좀 두서 없이 적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긴 하지만
그래도 간도에 관한 내용을 접하고 꼭 돚챈에 글을 써보고 싶었음
길고 엉망인 글이지만 주의 깊게 읽어줬으면 좋겠고
"어! 간녹만연!"하면서 바로 비추부터 박는 건 삼가해줬으면 좋겠음

긴 글 읽어줘서 감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