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성원에 힘입어 등산하다, 정확히는 하산하다 똥 싼 썰 풀어보도록 하겠음. 

https://arca.live/b/city/101793479

이 편은 사실 빌드업이라고 봐주는게 맞을 것 같음. 본론은 다음 편에서 아주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음.

사건이 발생한 일자는 3월 16일, 빅 벤드 여행 2일차.
원래 빅 벤드는 이보다 1달 전인 2월 17일경에 가려고 했지만 코비드에 걸리는 바람에 무기한 연기를 하게 되었음. 이후 3월 13일 잉글우드에서 아이브 공연을 신나게 즐겨버렸으나 문제가 발생함 

(후기: https://arca.live/b/city/101174365 https://arca.live/b/city/101191956)

그 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도파민 과다분비 후 공허함을 이기지 못해 3월 15일 금요일 출근을 땡땡이치고 3월 15일 - 17일 2박 3일 일정으로 다녀옴. 이미 2월달에 방문할 예정이라 계획은 상세하게 잘 짜여져 있었으나 빅 벤드 안에서의 숙박을 구하는게 문제였음. 3월 중순의 경우 텍사스의 스프링 브레이크 때문에 캠프사이트 예약 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으나 목요일 저녁 미친 사람처럼 새로고침하면서 recreation.gov 모니터링한 결과 원하는 일정에 캠프사이트를 예약할 수 있었음.

캠프사이트 예약에 몰두한 나머지 LAX Economy Parking 예약을 하는 것을 잊어버림. 그 동안 Lyft 이용하는게 돈 낭비가 아닌가 싶어 이번에는 금요일 새벽 1시 비행기라는 점을 적극 활용하여 직접 공항까지 운전하고 집에 올 때에도 주차장에서 차를 픽업하여 운전하여 돌아올 계획을 세워봄. 다만 미리 예약을 할 때 할인 혜택이 적용되는 것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주차장에 들어오고 나서야 이 사실을 인지함.


하지만 이미 늦었기 때문에 차를 주차하고 셔틀을 타고 터미널에 도착함. 터미널에는 금요일 오전 00시 조금 넘긴 시간에 도착했는데, 집에서 조금 일찍 출발하지 않은 것을 크게 후회함. 항공 일정은 LAX-DFW-MAF 로, AA의 보조 터미널 T4 출발이었는데 자정을 넘긴 시간에 모든 편의시설이 문을 닫아버리고 설상가상으로 화장실마저 대청소에 들어감. 


그 와중에 비행기가 준비되지 않아 약 25분 정도 출발이 지연되기도 하였음. 다만 LAX-DFW 와 DFW-MAF 비행편간 여유가 있는 편이라 25분 지연 정도는 크게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었으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지연 때문에 스트레스를 약간 받은 모양.

비행기 안에서 푹 자고 DFW에 내렸는데, 약 1시간 30분의 시간이 남았음. 

DFW에는 처음 가보는 터라 우선 마그넷과 키링을 하나씩 샀음.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편 역시 DFW 경유이나 굉장히 타이트한 스케쥴이라, 예행연습 겸 DFW의 자랑인 스카이링크를 타 보았음.

 


지난 텍사스 방문때는 텍사스 바베큐를 먹어보지 못해 공항 내에서 브리스킷과 맥주 한 잔 하기로 함. 이때가 오전 7시가 조금 안된시간이었는데, 생각보다 음식이 늦게 나와서 허겁지겁 먹은 감이 없지않아 있음.


이후에 DFW-MAF 행 비행기에 탑승함. DFW가 아메리칸 허브임을 느낄 수 있도록 온 세상이 아메리칸 비행기.




이전 비행편과 마찬가지로 꿀잠 잔 후 착륙했는데, 날씨가 완전 엉망이었음. 하이킹 스틱을 챙겨가느라 캐리온 대신 가방을 체크했는데, 가방이 나오기로 한 곳에서 아직 나오지 않고 있어 바로 맞은편에 있는 렌탈 카 키오스크에서 차량 키를 먼저 받음. 그 후 다시 가방을 찾으려고 했으나 가방은 온데간데 없고 벨트도 더 이상 돌고 있지 않고 있었음. 그래서 아메리칸 발권 카운터에 가서 사정을 설명하니, 다시 벨트로 가보라고 하여 확인을 해보았지만 전혀 바뀐 점이 없었음. 화가 잔뜩 나고 걱정이 되는 상태로 다시 카운터에 가 보니 본인들이 보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말을 바꾼 후, 내 가방을 가지고 나왔음. 여기서 시간이 최소 30분정도 허비가 된 것으로 생각됨.


빌린 차량은 포드의 브롱코였는데, 원래 원했던 토요타 RAV4나 니싼 로그가 없어서 대신 선택한 차였으나 상대적으로 조금 컴팩트한 점이 오히려 운전하기는 편안했음. 다만 미드랜드 일대의 날시가 개판인 상황을 넘어, 황색 물로 덮힌 도로를 가로질러 가야 하는 상황이 두번 발생하여 혹시 못이나 다른 날카로운 물체를 밟아서 타이어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우려를 엄청 하게 되었지만 다행히 아무 문제 없었음. 


2시간 정도 달려 포트 스탁턴에 도착하여 기름 채워주고, 화장실도 가고, 커피도 한잔 마심. 그리고 약 1시간 30분 정도를 더 달리니 빅 벤드 입구에 도달할 수 있었음.
빅 벤드로 가는 도로는 아주 정비상태가 훌륭했으며 큰 문제 없이 주행하였음. 


가장 먼저 향한 곳은 Fossil Exhibit. 빅 벤드 일대에는 다양한 공룡 화석들이 발굴되었으며, 이를 증명하듯 이곳에서 발굴한 다양한 화석의 모형을 전시하는 곳 이었음. 




전시관 옆에는 약간의 전망대 비슷한 곳이 있는데, 빅 벤드 3개 지형 (사막/산/강) 중 사막의 특징을 처음 맛볼 수 있는 곳이었음. 특히 사막 중에서도 치와완 사막의 특징이 들어나는 식생 관찰이 가능하였음.





약 30분 정도 시간을 보내고, 공원 내 3개 구역 (Santa Elena/Chisos Basin/Rio Grande) 의 분기가 되는 Panthers Junction Visitor Center에 정차하여 계획했던 하이킹 코스의 현재 상황에 대해 레인저에게 문의하고 야생동물 관찰에 대한 몇가지 팁을 얻은 후, 계획했던 window's view trail을 하기 위해 Chisos Basin 구역으로 향함. 

이 곳은 첫번째 날의 캠프그라운드 예약이 되어있던 곳이기도 하였음.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텍사스 스프링 브레이크 기간으로 평소보다 훨씬 많은 방문객이 몰렸고, 주차공간 부족으로 아예 Chisos Basin 구역으로 가는 도로를 레인저들이 통제하고 있었음. 하지만 캠프사이트 예약이 되어있던 나는 당당하게 예약에 대한 증빙을 보여줬고 다른 차들이 손가락만 빨면서 Chisos Basin 구역에서 나오는 차를 기다리는 동안 여유롭게 Chisos Basin으로 향할 수 있었음.
텐트 캠핑은 아니지만 우선 예약한 캠프사이트에 가서 음식을 베어 박스에 옮기고, windows trailhead로 걸어서 이동하였음. 이 캠프사이트의 장점 중 하나가 다수의 trailhead와 매우 가깝다는 점임. 



Windows trail은 약 4.4마일 왕복 코스였음. 난이도는 시작이 다운힐이라 복귀할 때 체력적으로 조금 버겁지는 않을 까 걱정했지만 경사가 워낙 완만하여 큰 무리 없이 클리어할 수 있었음. 다만 명성에 비해 경관이 조금 아쉬워서 실망한 부분이 있음.


원래 계획대로라면 5시 정도에 이 트레일 완료를 하였어야 했으나 짐 찾는데 쓸때없이 시간이 소요되고 의외로 공원 내 트래픽이 많아 낭비되는 시간이 있어 6시에 마무리가 됨. 그래서 원래 다른 짧은 트레일을 하고 저녁을 먹을 생각이었으나 저녁을 먼저 먹는 것으로 변경. 식사는 원래 General Store에서 간단하게 샐러드와 맥주 한잔으로 해결할 생각이었으나 아직도 콘서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해 이러다 내일 죽으면 그동안 번 돈이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에까지 사로잡혀 Chisos Basin Lodge 의 식당에 가서 가장 비싼 메뉴를 시킴.
스테이크와 소세지, 그리고 꿩 고기가 다른 사이드와 함 나왔는데, 국립공원 내 식당에서 먹은 음식 중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겠음. 가격도 45불로 사실 그렇게 비싼 편도 아님. 이때 맥주도 같이 곁들여 배 터지게 먹음.

Chisos Basin Lodge의 모습.


해가 질 시간이 되어 바로 앞에 있는 Window View Trail (Window Trail 의 요약버전) 을 보았음.


공원 내 가장 고도가 높은 지점인 에모리 픽의 모습.


 


바로 뒷편에 있는 빅 벤드의 아이콘과도 같은 Case Grande 뒤로 해가 지는 장면을 촬영하며 만족스러운 저녁 시간을 보냄.





상기 언급한 Visitor Center에서는 9시에 Stargazaing 관련 야간 레인저 프로그램이 있어, 8시 40분 쯤 캠프그라운드를 나서 프로그램이 시작하기를 기다렸음. 프로그램 자체는 별자리에 대한 얕고 다양한 지식을 접할 수 있어 유익했지만 날씨가 워낙 구려서 별자리를 거의 관찰하기 어려웠음. 다만 준비한 천체망원경을 통해 달 표면을 짧게나마 관측하는 시간도 있었음. 


레인저 프로그램을 마치고 캠프사이트로 복귀하여, 간단히 세수와 양치만 하고 잘 준비를 하였음. 빅 벤드에는 총 3개의 Frontcountry Campsite가 있는데 이 중 Rio Grande 에만 샤워 시설이 있고 첫날을 보낸 Chisos Basin에는 화장실만 있음. 텐트는 없기 때문에 SUV의 맨 뒷자석을 완전히 눕힌 후 침낭에서 밤을 보냄. 이 때 또 한가지 스트레스 상황이 발생했는데, 그건 바로 날씨와 내 캠프사이트 고유의 특징 때문이었음.


사실 목요일에 예약할 때 워낙 급하게 예약한지라 리뷰나 세부사항을 전혀 보지 않고 예약을 진행했는데, 알고 보니 내 캠프사이트는 급경사가 있었음. 만약 차가 브롱코보다 조금이라도 길었다면 아마 어떠한 방식으로 주차하더라도 차가 경사면에 일부 걸쳐지게 되 더 불편한 밤을 보냈을거임. 어찌저찌 차를 경사에 걸치지 않도록 잘 주차했지만, 밤에 바람이 너무 강하게 불어 이러다가 차가 미끄러져 사고가 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강풍이었음. 또한 둘째날 일정인 Lost Mine 하이킹이 빅 벤드의 최고 명소 중 하나라, 늦잠을 자면 주차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일정이 꼬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 역시도 다른 스트레스 요소.

이렇게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6시 30분 정도에 일어나 세수와 양치만 하고 Lost Mine 주차장에 약 7시 30분 정도에 도착. 

안개 아래에 있는 곳이 캠프사이트.


다행히도 주차공간은 잘 확보하였고 어제 저녁에 먹기로 한 샐러드를 아침으로 대신 먹음. 

래는 윈드브레이커 - 긴팔 남방 셔츠 - 티셔츠 또는 플리스 - 긴팔 남방 셔츠 - 티셔츠 차림으로 하이킹을 시작하지만 아침 날씨가 워낙 쌀쌀하여 중도에 가방에 쑤셔넣는 한이 있더라도 윈드브레이커 - 플리스 - 긴팔 셔츠 - 티셔츠 순으로 껴입어야 할 정도로 날씨가 만만치 않았음.

이렇게 약 4.8마일 짜리 Lost Mine 하이킹을 출발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