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관심사와 흥미를 빅데이터로 분석하여...



어그로 끌기 좋을 것 같아서 ㅋㅋ 잠시 제목 템플릿 좀 빌려 쓰겠사와요 찡긋



가거도에는 큰마을 1리, 

국가명승 섬등반도 그리고 바람세기 66.1 m/s 로 유명한 2리, 

감성돔 낚시 성지 3리가 있습니다


오늘 다룰 곳은 2구 항리, 그중에서 아랫마을 민박촌입니다.

아랫마을이래봤자 집은 서너 채밖에 없습니다;; 거의 다 윗마을에 모여 살아요


가거도를 소개하는 여러 언론기사에서 2구 항리마을을 일컬어 "폭풍의 언덕"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말마따나 바람이 굉장히 거셉니다. 특히 아랫마을은 우리나라 섬 중에서 세 번째로 높은 산인 "독실산"과 섬등반도 사이의 골짜기에 자리잡아(그래서 항리마을은 한자도 목덜미 項 자를 씁니다) 바람이 깔때기처럼 한데 모여 통과하는 곳이라 더더욱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가거도에 도착한 첫날 밤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었는데 

와 저는 그런 바람 소리를 생전 처음 들어봤습니다. 자려고 누웠는데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네 집 날아가는 장면,

그리고 아기돼지 삼형제 동화에서 바람 불어서 와르르맨션 되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자꾸 반복 재생되더라구요





이렇게 보면 포르투갈 호카 곶과 구도가 비슷한 것 같기도









그러나 이렇게 보면 누가 봐도 전라남도


사진 속 집은 가거도에 머무는 동안 묵었던 곳입니다. 14년 전 인간극장에도 나왔었죠. 

(이웃집도 민박 하시는데 그쪽은 몇 달 전 한국기행에 나왔습니다 ㅋㅋ)




그런데 주인 아저씨가 작년에 이 집을 매물로 내놓았더라구요 ㅜ

주인 아저씨, 그리고 촬영차 입도하신 다른 투숙객 형님 한 분과 밤에 소주 한 잔 했었는데

"이대로 몇 년만 지나면 우리 마을은 소멸할 것"이라고

예정된 미래를 담담하게 말씀하시던 모습이 생각나 약간 씁쓸했습니다. 

대를 이어 마을 이장까지 지내셨던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더 와닿더군요.


작년 발표된 신안군 기본통계에 따르면 2021년 가거도2리의 내국인 인구는 총 24세대 35명으로, 

가거도 전체 인구의 약 8% 가량을 차지합니다. 평균연령은 56.6세라고 하네요.







야경을 보기 위해 좀더 멀리 가보겠습니다








가거도는 가을과 겨울에 한국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곳입니다. 일전에 영상으로도 올렸었죠.

원래 이날 일몰을 섬등반도에 걸터앉아서 보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었는뎅 ㅜㅜ 

숙소로 돌아가던 발걸음이 늦어 2 km 떨어진 애매한 길바닥에서 감상하게 되었네요. 

그래도 날씨가 맑아 멋집니다

 






금세 어두워지니 빨리빨리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슬슬 섬등반도가 보이고 있어요

사진으로 보니 뭔가 세상의 끝 같은 저승길 분위기 몽환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저는 사실 이때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이날 5만 보 넘게 걸었거든요

와! 이제 씻고 잘 수 있어! 따위의 생각만 가득했던 걸루 기억;;








불 켜진 곳이 항리 아랫마을입니다









맨 위의 가로등이 공터를 비추고 있죠?

가거도초등학교 항리분교 터입니다. 1960년 개교, 1998년 폐교.

2007년엔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 촬영지로 쓰였고,

섬등반도의 문화재 지정을 위해 2구 주민들이 철거를 요청하면서 2013년 건물이 헐렸습니다. 

지금은 잔뜩 풍화된 이승복 어린이 석상, 책 읽는 소녀 석상만 남아 있어요.


주민들의 추억이 담긴 모교일 텐데 헐어달라고 직접 요청했다는 사연도 참...




사진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이 저런 곳에 산다고 생각하면 어떨 것 같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