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8~2024.03.10

1편: 리틀 빅혼 전투 기념비


첫날 빌링스에 도착하자마자 몬태나 주에 있는 리틀 빅혼 전투의 전장과 짧은 와이오밍 구간을 거쳐, US-212를 타고 사우스다코타 주에 드디어 도착하며 덤으로 벨 푸쉬(Belle Fourche)에 위치해 있는 미국 50개주 국토정중앙점도 구경했습니다.

벨 푸쉬에서 다시 I-90과 합류하며 래피드 시티로 들어가게 되는데, 숙소를 래피드 시티 초입의 서머셋(Summerset)이란 곳에 잡은 덕에 첫날의 운전거리를 약간 줄이며 빠르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맞이하는 사우스다코타 깡촌에서의 다음날 아침.

뭐 사우스다코타 주 자체가 꽤나 깡촌 주이긴 하지만요... ㅋㅋㅋㅋㅋ


원래 뭔가를 먹을 생각은 없었는데, 커피집을 찾아 주차장에 차를 대고 커피를 사러 들어가려던 중 갑자기 옆집에서 풍겨오는 강렬한 카레냄새에 이끌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네팔 요리 식당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사진의 음식은 네팔식 치킨 칠리(Chicken Chilli)인데, 음식을 꽤 맵게 먹기로 소문난 티베트 요리의 영향을 받아 베이스는 비록 인도 요리이긴 하지만 꽤나 매콤합니다.


다시 정신을 차려 옆집에 있는 커피를 마시러 왔습니다.


래피드 시티라는 소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꽤나 화사한 카페.

여기서 먹은 콜드브루가 굉장히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일단 얼음이 각얼음이 아닌 훨씬 커피를 차게 유지하게 해주는 간얼음을 사용해서 더욱더 그랬던 듯 합니다.


래피드 시티 자체도 도시 근교의 뷰가 꽤나 느낌 있는 편입니다.


모닝커피(라기엔 점심시간이었던...)를 마셨으니 공항으로 가서 차를 반납하고 다시 차를 빌리러(?) 가봅니다.

이게 어떻게 된거냐면, 미국에서 렌터카를 편도(렌터카 수령장소와 반납장소가 다른 경우)로 빌리면 같은 장소에서 수령 및 반납을 했을때보다 월등히 비싸지기에 빌링스->래피드 시티 편도 로드트립으로 하루를 빌리고, 래피드 시티에서 반납 후 다시 래피드 시티에서 하루를 빌리고 반납하는 식으로 나누면 훨씬 싸게 차량을 렌트할 수 있어서였습니다.






래피드 시티에서 약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소규모 지역 공항인 래피드 시티 지역 공항(Rapid City Regional Airport, RAP)은 단연컨대 미국 국내에서도 손꼽히게 뷰가 좋은 공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보이는 래피드 시티의 뒷산이자 러시모어 산을 품고 있는, 블랙 힐스(Black Hills) 산지가 일품입니다.


소규모 공항이지만 일단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는 공항.


렌터카 회사 측에서 거의 신삥 닛산을 빌려준 덕에 맘 편히 밟아봅니다.


차를 빌린 곳 바로 옆에 있는 사우스다코타 주의 주기.

하늘의 색깔과 꽤나 일치하는 주기의 색깔이 인상적인... ㅋㅋㅋ


I-90을 따라 그대로 동진하면 오늘의 목적지 배드랜즈 국립공원(Badlands NP)의 북동쪽 출입구가 나오게 됩니다.


미국 국립공원하면 반드시 있는 NPS 사인.


진짜 아무것도 없어보이는 이 황량한 초원에서 갑자기...





아직 입장료를 내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보이기 시작하는 배드랜즈의 아름다운 풍경.

뭔가 제 이전 답사기들에서 봤던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풍경이면 틀린건 아닌게...



바로 예전에 갔던 몽골에 있는 차강 소브락(цагаан суварга)과 똑같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ㅋㅋㅋㅋㅋ

심지어 이전에 바다였던 곳에 퇴적층이 쌓여있다가 지각의 융기로 인해 육지가 되고난 뒤 침식으로 인해 형성되었다는 과정까지도 똑같은 ㄷㄷ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 봅시다.






뭔가 몽골의 차강 소브락과 비슷하면서도 더욱더 스케일이 큰 느낌의 바위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여기는 이제 이 국립공원의 시작점일 뿐입니다...




자연이 깎아낸 기암괴석들,


그리고 그 뒤로 또다시 끝없이 펼쳐져 있는 대평원이 상당히 AI 그림같은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뱀 주의



밑쪽으로 내려와보니 더더욱 웅장한 바위들.



이 국립공원의 방문자 센터에 와봤습니다.

여기 NPS 직원들에게 몽골에 이곳과 굉장히 흡사한 장소가 있다고 알려주니 어느 정도는 다들 아는 눈치더군요 ㅋㅋㅋㅋㅋ

이런저런 수장룡의 화석들이 많이 발견되는 이곳인데, 이것마저도 차강 소브락과 굉장히 흡사한 특징... ㅋㅋㅋ


여기를 기점으로 차를 서쪽으로 꺾어...


다시 이런 대평원이 나오는 듯 하다가...


한 전망대 포인트에 도착했습니다.

포인트의 이름은 Panorama Point.




확실히 이쪽 포인트로 오니 더더욱 차강 소브락과 닮은 모습입니다.

저녁놀에 오면 엄청 이쁠것 같은 느낌이...



너른 초원을 가르는 한 가닥의 도로와


배드랜즈의 돌무더기와 저 멀리 또 있는 하나의 산체.

사우스다코타 쪽에는 평원 사이에 솟아있는 산체들이 군데군데 있는데, 저기 보이는 저 산의 경우는 잘 모르겠지만 블랙 힐스는 확실하게 옐로스톤과 같은 단성 화산체였다가 지질활동이 멈춘 곳이라고 하더군요.


다음 포인트인 Conata Basin Overlook.



그리고 그걸 반대쪽에서 마주보는 광경인 Yellow Mounds Overlook.


슬슬 또 해가 져갈 시간이니 갈길을 서둘러 보도록 하죠.





그 다음 포인트이자 배드랜즈 국립공원의 얼굴인 Pinnacles Overlook.


이곳조차도 절벽 밖에는 초원이 쭉 펼쳐져 있습니다.



배드랜즈 국립공원과 저 석양 너머 뒤로 깔린 블랙 힐스.

사우스다코타의 자연환경 투탑을 이렇게 한컷에...


오렌지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늘.




그리고 마찬가지로 노을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던 배드랜즈의 기암괴석들.


여기를 지나면 다시 배드랜즈 국립공원을 빠져나가기에, 이번 편은 여기까지일듯 합니다.


다음 편은 드디어 사우스다코타의 얼굴이자 미국 전국구 랜드마크인 러시모어 산과 그에 비해 잘 알려져있지는 않은 크레이지 홀스(Crazy Horse)의 마상을 품고 있는 블랙 힐스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