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과 글쓴이 생각의 차이를 잘 모르겠으니 담글에서 설명 부탁

(2)글을 보고 (1)로 왔는데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서 적어봅니다.

우선 역사적 생활권에 대하여 분석하면서 신라의 경우 4차 생활권을 행정구역으로 지정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9주 5소경 아래에는 중앙에서 지방관을 파견하는 군현이 있고 그 아래는 촌이 있어 호족을 촌주로 두었습니다. 그러므로 신라에서도 9주라는 4차 행정단위, 군현이라는 3~2차 행정단위, 촌이라는 1차 행정단위를(글쓴이의 말 대로라면) 설정하여 놓은 셈입니다.

그리고 애초에 '생활권'이라는 단어를 역사적으로 대입하려는게 큰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글쓴이는 생활권에 대하여 '현대의 잘 짜여진 교통망으로 인해서 생활권의 개념이 상당히 무색'해진다는 표현을 사용하였는데 생활권의 출현은 애초에 교통과 교류의 발달으로 생겨나고 발달하는 것이지 교통망의 발달은 생활권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 아닌 생활권을 다원화시키고 확장시키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따라서 글쓴이가 역사적인 여러 행정제를 자신이 정의한 생활권역에 대입하는데 정의한 생활권의 경우 생산자와 소비자가 분리된 도시-근대 생활 중심적인 관점에 불과하며, 과거 농촌사회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거의 일치하며 대부분의 제품은 가내수공업으로 생산하여 소비하여서 글쓴이가 분석한 것 처럼 다원화된 생활권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물론 조선 후기 들어서 보부상등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물품의 교류가 활발해지지만, 그렇다고 해도 교통의 불편등으로 인하여 생활권은 여전히 작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쓴이의 분석은 지극히 현대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본 것이고 실제 당시 사람들의 현실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글쓴이는 과거의 행정구역이 생활권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하였는데 실제 과거의 행정구역은 백성의 생활권(애초에 생활권이라는 개념이 아주아주 희박하였지만)을 분석하여 설정한 것이 아닌 중앙에서 자의적으로 편의를 위해 여러 마을을 묶어 설정한 것에 불과하거나 아니면 지방 호족이 스스로 영향력을 미치는 지역을 묶어둔 것에 불과하다고 봅니다(이 경우는 조선과 같은 중앙집권 국가가 아닌 영지 귀족이 발달한 국가의 형태). 즉 지방관을 파견하여 다스릴 지역을 할당한 것이지 지역민들을 실제 생활권대로 묶어서 다스린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실제 생활권과의 괴리는 당연히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며 교통이 발달하여 생활권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복잡해지고 다원화된 현재의 상황에서는 더더욱 심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또 행정구역의 명칭(군현 등)에 관해서도 명확한 기준이 없이 중앙에서 여러 이유(인구가 적은 현이더라도 공신이나 왕비를 배출한 경우 도호부등의 등급 높은 현으로 승격하거나 반역향이라는 이유로 현의 등급을 강등해버리는 등)로 올리고 내리고가 자주 일어났으며 월경지나 땅거스러미 같은 경우도 중앙에서 주변의 속현을 배정하는 것이 백성의 생활권에서 온 것이 아니라 중앙의 필요에 의해서 설정되는 경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길게 말하기는 했지만 글쓴이가 현행 행정구역이 다원화된 생활권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생활권에 따른 행정구역 조정 요구의 경우 애초에 지방분권이 발달하면서 생겨난 문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같이 위에서 내리는 중앙집권적 구조에서 생겨난 행정구역은 당연히 지방분권이 발달하고 교통이 발달하여 생활권이 다원화되고 확장되는 현대의 개념에는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물론 글쓴이도 이를 지적하고 스스로 생각하여 행정구역 개편을 논의하는 것 이지만 전개과정에서 틀렸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었기에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