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인천국제고등학교 붙었어요ㅎㅎ 14기예요!!


아직 친구들한테는 못 말해서... 평소 자주 오던 여기에 올려봅니다.


자소서 작성도 거의 마쳤고, 생기부에 기록된 책 다시 읽으면서 면접 열심히 준비하던 시점에서 갑작스레 면접이 취소되고 2단계 전형이 '성적순=>동점자 발생 시 추첨'으로 바뀌어 얼마나 당황했는지 몰라요. 거리두기 3단계만 아니면 면접은 진행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교육부 및 교육청 지침 때문에 거리두기 2.5단계에서도 면접이 취소되는 걸로 입학전형안이 변경되었다네요;;;


주변 친구들은 면접(비대면도 있고 대면 강행하는 곳도 있어요) 열심히 준비하는 와중에 저만 덜컥 합격해 버리니,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고 외치지 못해 죽을 것 같던 복두장의 심정을 알 것 같네요. 추첨도 거치지 않고 영어/국어/사회 성적 및 출결만으로만 붙으니 허탈하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자소서에 스토리가 있었고, 영재교육원에 다년간 재학한 덕에 면접 경험도 풍부했어요. 그래서 면접에 자신감이 있었는데, 원서만 내고 입학하게 되니 오히려 마음이 좀 불편하네요. 그래도 3년간 대책없이 독후감을 써낸 바람에 다시 읽어야 하는 책의 양이 어마어마했는데, 그럴 필요가 사라진 건 다행이에요.


하여튼 목표로 하던 학교에 합격하니 기분이 좋은...지는 잘 모르겠어요. 사실 아직도 실감이 안 나거든요. 국제고에 붙었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고교 진학 그 자체가요. 몸도 마음도 아직 덜 자랐는데, 고등학교에 올라가 본격적으로 대입에 뛰어들어야 한다니. 중학교 시절 시간을 참 많이도 허비했는데, 그 당시에는 고교 진학이 마냥 남의 일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원하던 고등학교 합격 통보를 받으니 기분이 영 이상하고, 제가 얼마나 준비되지 않았는지 확실히 체감되네요. 


그래도 원하던 학교(최상위권 학교는 아니지만요)에 합격해서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의의를 둬야겠죠ㅎㅎ 교육과정 중 일본 여행 계획 짜기, 국제기구 창설 계획하기, 각종 과제연구 등 꽤 흥미로운 수행평가 및 프로그램이 많더라고요. 특히 인하대 교수진 코칭을 받으며 주제 탐구를 진행하는 CAN 프로그램을 통해 도출된 한 선배님의 지역(도시) 분야 연구 결과물이 아주 인상 깊었어요. 그 선배님께서는 서울 노인 유동인구의 공간적 분화와 도시 디자인의 연관성 및 인프라별 외국인 관광객 유도 효과 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셨는데, 연구 보고서를 읽으며 수준 격차를 여실히 느꼈어요. 동시에 저런 연구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샘솟았고요. 대입에 중점을 둔다면야 쉽고 점수 잘 받을 수 있는 수행평가가 최선일 수 있겠지만, 사회 수행평가랍시고 교과서 외워서 쪽지시험만 보다가 저런 것들을 수행평가로 한다는 것이 너무 멋져 보였어요. 그래서 다른 선택지도 몇 있었지만 부모님 반대를 흘려듣고 인천국제고에 지원했어요. 대입 관점에서 보면 별로 생각없이 한 결정이긴 하죠...


어쩌다 보니 저희 학교 커리큘럼 자랑만 늘어놓았네요ㅎㅎㅎ 그래도 대입에서는 다소 불리할지언정 고등학교에서 이런 커리큘럼을 이수하며 좋은 인맥을 쌓는 것 자체가 큰 이득이 아닐까 싶어요. 요즘 들어 계속 불안하고 제 자신의 능력을 끝없이 의심하게 되지만, 입학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열심히 준비해서 내신도 잘 따고 좋아하는 연구도 맘껏 하겠습니다. 


채널 주제에도 맞지 않는데다 길기까지 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들께서도 하시는 일 모두 잘 되길 기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