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디씨 '로자 룩셈부르크 갤러리'에 올린 글을 한번 가져와 봤음. 벨라루스를 단순히 '독재국가'가 아닌 구소련식 사회주의 국가라는 것을 증명?해 봤음
+) 남간에 있는 벨라루스 서술 중
"공식적으로, 헌법상은 자본주의적 의회민주주의 국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공산주의' 간판만 내렸을 뿐 구 벨로루시 SSR을 거의
그대로 승계한다 봐도 틀리지 않다. 러시아는 구 러시아 SFSR을 승계하긴 했어도 옐친 시절에 자본주의화가 상당부분 진행되다가
푸틴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국가독점자본주의에 안착한 반면 벨라루스는 이런 자본주의화 과정을 거의 거치지 않은 채 루카셴코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기업의 80%가 국영이고 국회는 이름만 국회일 뿐 특정한 정치적 지향을 가진 집권여당이나 야당이라 할 만한 것 자체가
없는 루카셴코 거수기들일 뿐이며[13] 어떤 측면에서는 구 벨로루시 SSR 시절보다 더 권위주의적인, 거의 뭐 유럽 한가운데 박혀 있는 윗동네 수준의 정치체제로 굴러가고 있는 중이다(...).
소련을
실제로 승계한 러시아연방보다 더 소련 계승의식이 강하다고 할 수 있는 게, 여기는 소련에서 떨어져 나온 여러 국가들 중 유일하게
소련에서 떨어져 나온 날이 아닌 나치 독일군 축출 기념일(7월 3일)을 독립기념일로 간주하며, 러시아 혁명기념일인 11월 7일도
현 러시아연방에서는 모스크바 방어전 승전기념일로 제목을 바꿔단 반면 여기서는 그대로 혁명기념일이다. 심지어 이 시국에 별 짓을 다 하던 중 맞이한 2020년 대독 승전기념일에는 자기네 국회의사당 지붕 돔에다가 벨로루시 SSR기도 아니고 소련기를 내걸기까지 했다(...)."
글 이해하는 데 참고될 것 같아서 가져와봄ㅇㅇ
1.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고 나도 궁금했던 질문이 '벨라루스는 도대체 이게 무슨 혼종사상인가'였음. 해서 내가 좀 조사를 해보았음
(1991, 소련 벨라루스SSR 최고회의 의원 당시 소련 해체를 강하게 반대하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일단 이 루카셴코라는 인물이 도대체 뭐하는 인물인지부터 아는 것이 중요함. 해외에서는 유럽 최후의 독재자, 푸틴 하위호환 정도로만 생각하던데, 독재랑 경제 살렸다는 것 빼고는 공통점도 별로 없고 이념적으로 사상적으로나 정반대의 인물임.
사실 1990년 전까지만 해도 별로 중요한 인물은 아니었음. 그냥 어디 촌동네 콤소몰 서기 한 번 했다가, 집단농장 서기 했다가...이런 식으로 관료생활을 주로 했던 사람임. 뭐 당연히 당에 대한 충성심은 높았겠지. 하지만, 어디 민스크도 아니고 브레스트나(아니 브레스트 정도가 이 양반이 일했던 동네 중 가장 큰 동네였음) 무슨 들어보지도 못한 벨라루스 촌구석에서 농사나 짓던 사람임.
그러다가 1990년 자유선거때 벨라루스 최고회의 의원으로 선출이 되었음. 이때 루카셴코가 큰 어그로를 끄는데, 그건 바로 당시 소련 해체와 자본주의로의 체제 전환이 사실상 주류이자 대세가 되었던 8월 쿠데타 직후에 지 혼자 독립 반대에 투표함. 벨로베즈스카야 조약 이후에도 소련 해체는 위법이라고 여러 번 어그로를 끌었음. 즉, 얘는 러시아 얘들처럼 다 망한 다음에 아...소련이 좋았지 이런 추억팔이하는게 아니라, 소련 시절부터 강경파 공산주의자였던 거임.
1991년 소련 공산당이 불법화되고, 소련이 해체된 이후에는 '민주주의를 위하는 공산주의자들'이라는 의문의 정당에 가입했는데, 이 정당에 대해 인터넷에 잘 나와있는 게 없어서 생략. 93년 초까지 이 정당 소속이었다고 알려져 있음.
한편, 당시 벨라루스 상황이 상당히 개판이었음. 당시 벨라루스에는 대통령이 없고 최고회의 의장이 지도자였는데, 그 의장이란 사람이 스타니슬라프 슈쉬케비치라는 양반임. 이 양반이 소련 해체시킨 주역 중 하나인데, 문젠 과학자 출신이라 경제엔 문외한이었고, 공식적으로는 사회민주주의로 개편하겠다고 했는데, 생산수단을 사유화하는 과정에서 부의 독점이 일어났고, 추가로 온갖 뇌물에 횡령에 비리에 부정부패란 부패는 다 일어났으며, 옆동네의 영향으로 말이 사민주의지 사실상 신자유주의가 되어버림. 거기에 권력도 불안정해서 치안은 개판이 되고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마피아 얘들이 종종 건너오기도 했고, 허구헌 날 권력다툼이 일어남.
그때 루카셴코가 어떻게 인기를 얻었냐면, 1993년 4월에 반부패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슈쉬케비치와 그 총리를 비롯한 정부 고위인사 70명을 부패혐의로 싹 다 고발함. 2년간의 혼란에 정신없던 벨라루스 인민들은 소련 체제로의 회귀, 반부패, 사회주의를 내세우는 루카셴코가 엄청나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고, 그 다음 해 이루어진 초대 대통령 선거에서 무난하게 당선.
루카셴코가 당선되어서 한 일은 크게 세가지인데,
1. 과거 소련과 유사한 형태로 러시아-벨라루스간 연합체 창설
2. 소련 시절의 상징물(국기, 국가, 국장) 복구
3. 생산수단의 국유화와 복지체제 강화
먼저, 첫번째는 당시 러시아가 너무 ㅂㅅ이라서 모두가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었고, 루카셴코가 신 소련의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으나...99년 연합 조약 체결 직후 푸틴이 등장. 망했어요.
두번째는, 당시 벨라루스는 현재의 국기, 국가, 국장이 아닌, 과거 적백내전 당시 잠깐 존재했던 우파국가인 벨라루스 인민 공화국의 삼색기와 국가, 그리고 기사가 창을 들고 있는 국장을 사용하고 있었음. 사실 이건 체제 문제도 있지만, 정통성 문제라고도 생각이 됨. 소련 시절을 부정하는 우크라이나와 달리, 벨라루스는 어찌됐건 러시아와 함께 소련을 창설한, 동등한 주체이며, 소련 벨라루스SSR을 계승한 벨라루스는 친서방 우크라이나 반동놈들과 극우파 러시아 반동놈들과는 달리 소련의 진짜 적통이라는 것으로 파악됨.
세번째가
사실 직접적으로 사회주의적 요소가 강하다고 볼 수 있음. 일단 사실 루카셴코의 정책은 벨라루스 기준에서는 매우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음. 그냥 고르바초프 말기랑 똑같음. 그대로임. 뭐 하나 바뀐 게 없음. 주요 생산수단은 다 국유화되어 있지만, 사기업도
존재하고(자료에 따르면 국영기업과 사기업 종사자 비율이 대략 7:3 정도로 보임) 중앙통제적 계획경제는 국영기업에 한해서 사실이나
사기업에는 해당되지 않음. 그리고 그 이외에는 시장원리에 따라 돌아감. 유고식이랑은 확실히 다른게 말만 같지, 노동자 자주관리
이런거 없고, 그냥 생산수단 국영화되어 있는 거 말고는 뭐가 딱히 없음. 다만, 어찌됐던 러시아처럼 울리가르히나 마피아, 스킨헤드
같은 극우파 새끼들은 벨라루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물론 복지제도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이런 나라랑 비교할 게 못됨. 먼저 루카셴카 왈,
"모든 경제적 재화는 인민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 모든 인민은 당연히 무료로 병원이나 의료원, 건강재활센터, 요양원 등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 아이들은 더더욱 중요하며, 노동자들은 모두 자신의 아이들을 유치원, 보육원과 학교에 데려다줄 수 있어야 하며, 모든 기업은 이 권리를 보장해주어야 한다. 이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하는 권리이며, 시장논리가 여기에서 적용되어선 안 된다."
즉, 무상의료, 무상교육뿐만 아니라, 맞벌이하는 가정을 위해(구소련권은 여성 역시 기술직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음) 이들을 배려하는 정책도 펼침.
또한, 벨라루스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다른 방식으로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청년고용 보장제도. 쉽게 말해서, 모든 대졸자를 대상으로 국가가 고용을 보장해주는 제도임. 이 제도 덕분에, 벨라루스의 실업률은 1%대에 불과, 실질 실업률도 5%대에 불과하다고 함.
공공재 역시 우크라이나나 러시아, 심지어 발트3국보다도 낫다는 평을 듣고 있음. 일단 도로의 포장상태가 좋음. 러시아는 모스크바 외곽만 나가도 노면상태가 개판인데, 벨라루스는 촌동네 고속도로까지 포장상태가 매우 좋음. 그리고 기본적으로 수도세, 전기세같은 기본적인 공공재가 매우 저렴하고.
지금 벨라루스 경제는 다 좋고, 차베스 시절 베네수엘라만큼 풍족하지는 않지만, 독점자본가 없이 부의 재분배가 어느 정도 잘 진행되고 있음. 어떻게 보면 유럽 최후의 사회주의 국가고, 어떻게 보면 세계 최후의 퇴보한 노동자 국가지. 다른 거 다 제쳐주고, 지금 가장 큰 문제는 경제가 너무 러시아 의존적이고(수입의 54,2%, 수출의 46,3%를 러시아에 의존) 자원 의존적임. 아니 그냥 다 쉽게 말해서 소련 말기의 장점과 단점이 모두 공존하는 나라랄까. 뭐 어쨌든 일반 인민들의 평균적인 생활수준은 러시아에 비하면 훨씬 낫다고 단정할 수 있음. 지니계수가 0.2에 불과하니까. 러시아의 GDP는 과두재벌과 천연가스에 의해 부풀려진 감이 있음.
예아
마지막은 개그맨 둘이서 투샷 ><
2.
1. 종교
일단 종교의 자유는 '형식적으로' 인정하고, 무신론과 정교회가 거의 반반 정도임. 그러나 서방에서는 벨라루스는 '종교 탄압국'으로 규정하고 있음. 일단 루카셴코 자체가 자기는 신을 믿지 않는다고 발언했음.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종교단체는 활동이 불가능하며, 합법적인 종교단체 역시 전도가 불법임. 근데 루카셴코가 오락가락하긴 함. 코로나19를 종교의 힘으로 이겨내자고 하지 않나, 정교회에서 도덕성을 찾자고 하지 않나...다만 이건 과거 대조국전쟁 때처럼 종교의 힘을 빌려서 인민들을 단결시키려는 의도가 강하게 보이긴 함.
2. 당
이게
벨라야 루스라고 사실상의 여당이 있긴한데, 공식적으로는 정당이 아닌 정치단체로 분류됨. 다만, 지금 국회 대부분의 의원 및
대통령, 내각 등이 무소속이라고 알려진 것은 이게 정당이 아니라서 그렇지, 사실은 이 '정치단체'의 회원임.
벨라루스에는
상원과 하원이 있는데, 하원은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되고, 상원은 대통령의 임명에 의해 선출됨. 이 하원 110석 중 89석이,
상원 64석 중 46석이 벨라야 루스의 몫. 이외에 원내에 관제야당으로 공산당(스탈린주의 성향), 노동정의공화당(민주사회주의
성향), 애국당(사회주의 성향), 자유민주당(민족주의 성향, 극우...인데 사회주의 성향), 아그라리아당(아그라리아 사회주의
성향)이 있으며, 상원에는 공산당과 자유민주당만 진출해있음. 보면 알겠지만 다 사회주의 성향임. 즉, 형식적으로는 사회주의 성향의
정당 및 단체들이 연립정부를 이루는 형식임.
2007년 이전에는 이 조직도 존재하지 않았음. 애초에 벨라야 루스 자체가 각 지역별로 있던 루카셴코 지지단체를 통합해서 만든 단체임. 그리고 만든 것도 정당이 아닌 단순 정치단체. 왜 루카셴카는 정당이 아닌 정치단체로 만들었냐 하면...
첫번째로 벨라루스 정부의
구조 자체가 구 소련공산당의 그것과 매우 흡사함. 콤소몰, 피오네르도 정부 산하로, 프라우다도 정부 산하로 들어갔으며, 정부에
과거 공산당의 각종 부들과 위원회들이 그대로 들어가 있음. 국영기업은 이제 당이 아닌 정부에서 관리하는 것이지. 정부가 이미 당의
역할을 흡수했기 때문에 굳이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지. 두번째는 루카셴카 본인의 독재권력 강화를 위한 것도 있음.
3. 관제조직
- 벨라루스 청년단
루카셴코 왈,
"청년 — 우리의 중대한 기둥 — 은 우리 계획과 목표의 심장부에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그 강력한 잠재력을 거의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청년들이 가진 주도권을 무시합니다. 책임자들은 청년들과 직접 접촉하길 꺼리며 민감한 질문이 튀어나올까봐 두려워합니다. 그 사람들이 청년들을 유익한 공공 활동에 투입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 목표로 나아가야 합니다. 청년단의 활동은 청년들 주위의 환경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부정적인 현상들을 막아 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벨라루스 공화국 청년단에게 커다란 소임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벨라루스 공화국 청년단의 조직과 국가의 청년 운동의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발휘해야 할 것입니다."
벨라루스는 콤소몰이 국가 정식 조직으로 유지된 유일한 사례임. 다른 공화국의 콤소몰은
정부 산하가 아닌 야당인 공산당의 청년조직으로 편입됨. 벨라루스 청년단은 형식적으로는 비정부단체이나 실질적으로는 벨라루스 정부
산하에 있고, 벨라루스 청년단 산하에는 다름아닌 벨라루스 피오네르가 있음.
(벨라루스 피오네르 단원들과 벨라루스 청년단 단원들. 이쯤되면 대체 여기가 소련 벨라루스SSR인지 독립국 벨라루스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다)
벨라루스 청년단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글을 그대로 적어보자면,
"벨라루스 청년단은 위대한 10월 혁명의 전통을 이어받고 대조국전쟁의 수많은 희생에 대한 보답으로 조국에 대한 애국심을 고취하고자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그렇다고 한다.
- 벨라루스노동조합총연맹
(관제조직다운 본부청사와 건물 꼭대기의 낫과 망치)
소련의 노동조합을 그대로 물려받았고, 관제노동조합으로서 루카셴카가 해라 하면 하고...그렇긴 함. 벨라루스 국무장관 왈,
"모든 기업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져야 한다. 아직 우리는 산하에 90여개의 주요 노동조합과 7000명의 조합원이 있지만, 우리의 목표는 모든 사기업에 노동조합을 창설시키는 것이다. 종종 어떠한 경영자들은 노동조합 건설에 반대하고는 한다. 그들은 우리가 무작정 반대하는 것만이 아닌, 사회적 파트너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모든 문제는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 노조는 일종의 문화, 내지 일부 분야에서만 창설된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잘못이다. 노조는 모든 분야에서의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한다. 그리고 단순 노동자 보호 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근무 조건을 조절하는 등 직장 내 민주주의와 의사결정에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궁극적으로는 경영인과 노동자 모두 노조를 통해 이익을 얻을 것이다."
벨라루스 노총은 지난 8차 대회에서 산업재해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였음.
'2019년에는 2018년에 비해 산업재해가 증가했다. 통계가 매우 실망스러우며, 산업 재해 예방을 위한 노동인권 향상 문제는 우리 노총의 시급한 문제이다.
산재의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용주가 건강하고 안전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경우
-노동 규율의 희생자 자신이 노동 보호 규칙의 요구 사항을 지키지 않은 경우
-노동 보호 및 안전 문제에 대한 교육 및 지식 테스트 없이 일할 수 있는 노동자의 취업
또한 노동자 부상의 원인 중 하나는 장비의 결함 및 장비의 열화, 결함이 있거나 오래된 기계 및 메커니즘의 작동 및 기술 프로세스의 불완전성 등도 있다. 사업장들은 노동 조건을 강화하고 산재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관제단체답지 않게 정부랑 대립각을 세웠는데, 실질임금 하락과 정부의 노조 개입에 있어서 큰 우려를 표했다고 함. 거기에 더해서 노총 제1서기가 노동인권 하락은 정부한테도 책임이 있다고 비난했다고...
마지막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