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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마케도니아와 불가리아는 (제3자 입장에서) 언어적으로, 문화적으로 큰 차이점을 보이지 않는다고 함.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종교적-역사적인 차이로 인하여 나뉘어 버린 크로아티아-보스니아-세르비아와는 달리, 북마케도니아와 불가리아는 종교도 동방정교회로 같고, 오스만 투르크에 몇 백년간 지배받았다는 점 역시 동일함.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갈라놓았고, 북마케도니아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어떻게 형성하게 되었을까. 이에 대해서 북마케도니아의 역사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다. (긴글주의)

 

1. 민족주의 발생 이전의 마케도니아 지역


     ‘마케도니아지역은 본래 바르다르 강(그리스어로 악시오스 강) 유역 일대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을 일컬었음. 오스만 이전에는 비잔틴 제국과 불가리아 제국이 번갈아 땅따먹기 하던 지역이었고, 14세기에는 세르비아가 잠깐 먹었던 지역이었으나, 오스만 제국이 1371년 마리차 전투, 1389년 코소보 전투로 발칸을 전부 먹어버리면서 20세기 초까지 무려 500년 이상 터키 땅이 되어버림. 오스만 제국이 점령한 이후, ‘마케도니아라는 지명은 사라지고 이들 지역을 루멜리아 에야레트(Rumelia Eyalet)라는 주로 편성하게 됨. 19세기에 현재의 테살로니키를 중심으로 한 남부 마케도니아 지역은 살로니키 에야레트로 분리하는 등의 행정구역 변천은 있었으나, 그게 지금 중요한 건 아니고....



     세르비아는 1800년대 초반 오스만에 대하여 세르비아 혁명을 일으켜 자치권 획득에 성공, 1815년 오스만의 속국이지만, 세르비아 공국을 설립하였으며, 불가리아 역시 서유럽의 1848년 혁명의 영향으로 민족주의가 유행함과 동시에 러시아를 빽으로 두면서, 1877년 러시아-터키 전쟁과 그에 따른 1878년 산스테파노 조약과 베를린 협정을 통하여 (오스만의 속국이긴 하지만 사실상) 불가리아가 독립을 하게 됨. 한편 그리스는 1820년대 독립전쟁을 통하여 오스만으로부터 1832년 완전 독립하게 됨. 아무튼 19세기 이후로 세르비아, 그리스, 불가리아가 차례차례 독립하긴 하지만, 마케도니아 지역과 트라키아 지역은 여전히 오스만 통치 지역으로 남게 됨. 당연히 이들 지역에 대하여 삼국이 모두 관심을 보였음.


완전 누더기(...) 어쨋든 마케도니아에 사는 민족은 불가리아인인 것으로 색칠되어 있다.


     마케도니아 지역에 그리스인이 많이 살았다고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해안가 지역(현재의 테살로니키 일대)에 살았고, 현재 북마케도니아 지역은 불가리아계 사람들이 주로 살고 있었음. 위 지도가 1892년 지도라고 하니, 20세기로 넘어가기까지도, 3자 입장에서 마케도니아인이라는 정체성은 거의 인정되지 않는 개념이었다고 봐도 무방함ㅇㅇ

 

2. ‘마케도니아인의 탄생

     오스만 이후로 잊혀졌던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을 다시 들고 온 건 그리스 애들임. 그리스 독립 이후 이제 좀 살만해진 그리스 애들이 마케도니아 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19세기 중반부터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마케도니아 정체성을 심기 시작했음. 당시 그리스가 X도 없다 치더라도, 어쨌든 고대 그리스 문명은 모든 유럽인들의 뽕이었기 때문에(...) 이 지역에 사는 슬라브계 민족 역시 마자마자 그리스가 최고야하면서 알렉산더 대왕 빨고 그랬다고 함. (그리고 그리스는 100년 뒤에 오히려 슬라브족에게 알렉산더 대왕을 빼앗기고 말았다고 한다(...)) 이를 본 불가리아는 어허 저 사투리 쓰는 동네 젊은 것들이 이상한 물이 들었군 ㅉㅉ하는 입장... 이탈리아독일 통일을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합쳐야지 왜 오히려 떨어져 나갈려고 난리야! 생각하고 있었음.


     1880년대 들어서는 불가리아와 사이가 안 좋아진 세르비아 역시 이 지역 사람들을 불가리아와 이간질하기 위한 작업들을 펼치기 시작함. 불가리아=슬라브족+뭔 이상한 중앙아시아족, 마케도니아=슬라브족+고대 마케도니아 원주민이니 너희는 불가리아와 질적으로 다르다! 하는 식의 논리(...)를 펼쳤다고 하는데;;;ㅋㅋㅋㅋ 아무튼 주변국들의 열렬한 노력과 마케도니아뽕에 힘입어 이 지역 슬라브 족 사람들은 마케도니아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점차 형성시켰다고 함. 그렇다고 이게 곧 자신들이 불가리아 사람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건 아니고, 민족적으로는 불가리아겠지만, 지역적으로는 마케도니아 사람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거임ㅇㅇ 마치 같은 한국인이지만 경상도인, 전라도인 하는 정도로...

 

3. 오스만 말기의 마케도니아 주도권 싸움

(왼쪽은 산스테파노 협약 후 불가리아의 영토, 오른쪽은 베를린 조약 후 불가리아 영토) 

     러시아-터키 전쟁 이후 양자간 이루어진 조약인 산스테파노 협약에서는 마케도니아가 전부 불가리아로 넘어가기로 했었음. (러시아는 지중해로 나아가고 싶었고, 불가리아는 러시아 수중에 있었기 때문에...) 근데 이걸 본 서유럽들이 에그머니 깜짝이야 하면서 부랴부랴 발칸에 개입하게 되었고, 독일 비스마르크가 앞장서서 러시아, 오스만을 포함한 다른 유럽 국가들과 베를린 조약을 맺도록 함으로써, 마케도니아가 다시 오스만 수중으로 떨어지게 되었음.

     솔직히 불가리아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 수도 있는게, 마케도니아를 먹토당했으니(...) 게다가 당시 불가리아 정교회가 마케도니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고, --세가 아닌 제3자가 그린 지도에서는 마케도니아에 사는 슬라브 족이 불가리아 계열이라고 보고 있을 정도였음. 당연히 자기네들이 먹는 땅이겠거니 했는데, 다른 나라에 의해 먹토 당했으니...ㅋㅋㅋㅋ 한편 베를린 조약 이후 서구 열강 사이에서 마케도니아 지역에도 자주권을 주는 게 맞지 않을까하는 이야기들이 나옴. 근데 이 떡밥을 불가리아가 물어버림. 어차피 이 지역 주민 다수가 불가리아계일테니, 먼저 마케도니아를 독립시키고 (불가리아가 루멜리아 지역을 흡수통합한 것과 같이) 이후에 흡수통합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던 것 같음. 실제로 IMRO(마케도니아 내부 혁명 단체)라는 불가리아계 단체가 마케도니아를 마케도니아에게라는 모토로 마케도니아와 트라키아 일대에서 20세기 초에 봉기를 일으켰다고 함.

     이걸 지켜보고 있던 그리스도 당연히 가만히 있지 않았음. IMRO 같은 불가리아계 혁명 단체 본거지가 현재의 테살로니키였어서, 불가리아 세력의 침투를 막고자 1903마케도니아 위원회라는 무장단체를 설립, 불가리아 세력과 마케도니아에서 게릴라성 전투를 하게 됨. 세르비아 역시 세르비아계 무장단체를 뒤에서 지원하면서 이 개판에 참여하기도 하였음. 이를 보게된 오스만은 아이고 잘됐구나 싶었고ㅋㅋㅋ 이렇게 난장판이 된 마케도니아는 오스만에서 영턱스클럽 청년튀르크당에 의한 혁명이 발생하면서 잠시 소강상태를 보임.

     한편 이 시기에 마케도니아인이라는 정체성도 확대되기 시작함. 주된 원인은 자신들이 불가리아인들과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었겠지. 불가리아가 자치권을 얻은지 벌써 30년 가까이 지나갔고, 마케도니아 지역은 불가리아/그리스(와 약간의 세르비아)의 영향을 동시에 받은 지역이기도 하니 정체성 형성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세르비아 웃음)

 

4. 발칸전쟁의 발발 그리고 전간기

     아무리 자기네끼리 지지고 볶고 싸워도, 발칸의 주적은 오★스. 1912년 세르비아+불가리아+그리스(+기타)는 손잡고 오스만을 저리 치워버리고(1차 발칸전쟁), 마케도니아와 트라키아 일대에 대하여 어떻게 땅을 나눠 먹을지 이야기하고 있었음. 이 과정에서 (먹토했던 땅을 나눠 먹자고 해서 빡친) 불가리아가 다 뒤졌어 새끼들아ㅏㅏㅏㅏ 하면서 깽판치다가 세르비아와 그리스에 진압당하고(2차 발칸전쟁) 마케도니아의 동쪽 콩알만 먹고 떨어지게 되었음. 마케도니아의 해안가 지역은 그리스가 먹었고, 내륙의 현재의 북마케도니아 일대는 남쪽으로 진격해온 세르비아가 그대로 먹어버림. 그와중에 불가리아가 1차세계대전에도 줄을 잘못 서는 바람에(...) 마케도니아 땅을 또 세르비아에 뺏겨 버림.

(발칸 전쟁 후 3국이 각자 먹은 영토)

     이후로 북마케도니아는 세르비아의 세르비아전략에 따라 불가리아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워야 했음. 불가리아 정교회 성직자들은 죄다 쫓겨났고, 불가리아가 지은 학교도 모두 문을 닫음. 마케도니아어는 세르보-크로아트어의 방언이 되었고, 마케도니아는 남세르비아가 되었음. 물론 찐 세르비아인의 북마케도니아에의 정착도 장려함.


(1차세계대전 즈음의 발칸의 민족 지도. 마케도니아인 색깔이 불가리아와 구분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세르비아 쑻))


     이렇게 되니 당연히 마케도니아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었음. 1900년대 초 오스만에 대항하던 조직 IMRO가 이번에는 공산 세력과 손을 잡고 다시 등장함. 근데 뭐 세르비아 대상으로 게릴라 전투하고 이런건 아니고, 마케도니아 독립국을 만들어서 발칸의 스위스를 만들자라는 계획을 구상함. (....?) 원래의 구상은 불가리아-그리스가 땅따먹었던 마케도니아까지 합쳐서 통합-마케도니아를 만들자였는데... 당연히 불가리아랑 그리스는 X까라는 입장. 그렇게 전간기가 끝나가고, 1940년대가 도래하는데...

 

5. 2차세계대전 그리고 마케도니아 사회주의 공화국의 탄생

 

    2차세계대전 발발 이후, 1941년 독일은 유고슬라비아를 침공하게 되었고, 유고의 폭정에 시달리던 마케도니아 시민들은 좋아했다고 함. 실제로 마케도니아 사람들은 유고의 억압으로 인하여 그에 대한 안티테제로 오히려 불가리아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으며, 실제로 불가리아는 북마케도니아 지역을 1941년 바로 합병시켜 버림. (당시 불가리아는 추축국 편... 또또 줄 잘못 탄 거 봐라) 근데 불가리아는 나치 눈치 보면서 마케도니아 사람들을 빡세게 통제하게 되었고, 야 이거 불가리아나 유고나 다를게 없는 새끼들이네 생각하게 되는 순간


마케도니아는 우리꺼라구-☆ (찡긋)


     티토 센세가 와서 말씀하시되, 빨치산으로 같이 추축국에 대항하여 싸우면 마케도니아에게 자치권을 주겠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마케도니아 사람들이 유고 파르티잔 세력으로 다시 전향하게 됨. 물론 불가리아에 붙자고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했으나, 종전 이후 숙청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194517-9일에 대략 1200명이 학살되었고, 불가리아 측은 45-47년동안 4700명의 불가리아인이 학살되었다고 주장)


     이와 동시에 소련 주도 하에 남슬라브연합을 결성, 유고슬라비아와 불가리아가 한 솥밥을 먹을 뻔까지 갔고, 연합 아래 독립구성국 (통합)마케도니아를 설립하고자 했으나, 티토와 스탈린 사이가 틀어지면서 무효화되어 버리고 지금에 이름. 물론 티토 아래에서의 마케도니아는 불가리아 냄새 나는 것들을 모두 지워버리고, 대신 마케도니아인 것을 독자적으로 형성하기 시작함. 그렇게 해서 지금의 북마케도니아가 생겨나게 되었고, 불가리아와의 구별작업 도중 그리스의 뇌관을 건드려서 지금까지 그리스와도 키배 뜨다가 서로 양보해서 현재의 국명에 이름. Quora 같은데 검색해보면 마케도니아 사람들은 진심으로 자신들의 알렉산더 대왕의 후손들인 마케도니아 사람들과 이주해온 슬라브 족의 짬뽕으로 믿고 있는 것 같더라. 마케도니아어-불가리아어는 완.... 언어라고 하기도 하고. 세르비아어와 크로아티아어보다 거리가 멀어요(....당연한거 아닌가?) 라던가, 마케도니아 사람인데 불가리아어 배우는데 한달 넘게 걸렸어요(....?!?!) 라던가 주장하더라.

 

6. 세줄요약

그리스 독립으로 그리스 영향이 세지면서 2천년전 마케도니아개념이 재등장.

그리스-세르비아-불가리아의 영향권 다툼으로 인하여 오히려 독자적 정체성을 창출함.

현재의 북마케도니아인은 세르비아의 영향을 씨게 받은 불가리아계 민족.

 

한줄요약: 북마케도니아인은 정체성 혼란이 온 불가리아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