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야구리그(KBO)는 버스를 이용해 각 구장간 이동을 하고, 미국의 야구리그(MLB)는 전용기를 이용해 각 구장간 이동을 한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떨까?

일본은 구장간의 이동을 위해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주로 신칸센을 탄다.(이동거리가 가까운 경우에는 구단버스를 이용하며, 후쿠오카, 삿포로 원정때만 비행기를 이용한다.)



사실 일본 야구팀도 원래는 항공기를 통해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랬던 이들이 철도를 애용하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1985년에 일어난 일본항공 123편 추락사고 때문. 승객 524명을 태우고 하네다 공항에서 오사카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항공기가 정비불량으로 인해 추락해 520명이 사망한 끔찍한 사건이었다.

하필이면 이 때가 일본의 명절인 오봉때여서 승객도 많았던 데다가, 구조 실수로 인해 생존자들이 많이 죽어나가기도 함.


이게 왜 일본 야구팀의 이동과 관련이 있다면, 원래라면 여기에 한신 타이거즈 팀이 타고 있었어야 했기 때문. 원래는 그랬어야 했는데, 해당 사고가 일어나던 때에 한신 타이거즈의 홈구장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에 소재 고시엔 야구장에서 일본 고교야구 전국대회(보통 그냥 고시엔이라 부름)가 진행중이었음. 이 고시엔 구장이 일본 고교야구의 성지같은 곳이라, 한신 타이거즈는 고시엔 기간동안은 자기 홈구장을 비우고 원졍경기만 다닌다. 이 기간을 죽음의 원정이라고 부르는데, 역설적으로 해당 죽음의 원정 기간 때문에 선수단이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것이다. (실제로 해당 사고의 사망자중에 고시엔을 보러 친척집에 가다 사망한 어린 아이의 이야기도 존재한다.) 이 때 선수단은 목숨을 건졌지만. 원정길에 동행했던 구단 사장이 고시엔 구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해당 항공기를 탔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이 이후로 일본 야구팀은 홋카이도나 후쿠오카 원정,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제외하면 사망사고 위험이 비교적 적은 철도를 이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후일담) 한신 타이거즈는 친절하고 선수단에게 지극정성이었던 구단 사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인한 충격때문에 선수단이 패닉에 빠지고, 사고 직후 8연패를 하기도 했으나, 사장에게 사상 첫 일본시리즈 우승을 바치겠다는 일념 하나로 똘똘 뭉쳐 심기일전하더니 기어이 1985년 일본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해, 사장의 영정 앞에 우승컵을 올리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원래 오사카의 전통으로 일본 국대나 오사카(한신이라는 이름이 오사카와 고베를 합친 의미) 연고 팀이 우승하면 선수단과 닮은 사람을 찾아서 도톤보리강에 던져버리는 행사가 있는데, 미국 국적의 외국인 선수인 랜디 바스(은퇴 후에 민주당 당적으로 미국 오클라호마주 주 상원의원까지 지냄)와 닮은 사람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던 나머지 그냥 같은 미국인이랍시고 KFC 할랜드 샌더스 할아버지 인형을 던져버린다. 문제는 이 때 이후로 한신이 일본시리즈 우승을 못하고 있어(한국에서 제일 우승 못하고 있는 것이 롯데의 92년이다.) 커넬 샌더스의 저주라고 불린다. (해당 사진에 나온 동상은 2009년에 도톤보리강 공사중 발견되어 현재는 고시엔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참고로 가장 최근에 한신 타이거스가 일본시리즈에 진출한 것이 오승환이 마무리로 뛰던 2014년이었는데. 이대호가 뛰던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붙어서 1대 4로 털렸다.


해외야구 뉴스란에 고시엔 뉴스 나오길래 갑자기 해당 내용이 생각나서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