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가상역사라는 게 결국 한국전쟁 시기인 1950년대에 휴전선이 현실과 다르게 획정되었다는 걸 가정하는 건데, 일단 그 가상역사 속의 2021년 남북한의 사회상이 현실의 2021년 남북한의 사회상과 같을 거라고 확언할 수는 없음

그리고 한국전쟁 시기엔 태어나있지도 않았던 우리 돚챈러 한 명 한 명이 그 가상역사에도 그대로 존재한다는 보장도 없음


가장 단적인 예로, 만약 휴전선이 북위 34.8도선을 따라 만들어졌다면, 그 가상역사에서는 화순 이양면 연화리에서 1941년에 태어난 안종채 씨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느 지역에 정착하고 어떤 생을 살았을지 아무도 알 수 없고, 그리고 본인이 출생하기 위해서는 선결조건으로 이 안종채 씨가 네 아들을 데리고 보성에 정착한 다음 안종채 씨의 아내 양남순 씨가 같은 마을에 살던 백귀례 씨와 이웃사촌이 돼야 하는데, 과연 이 과정이 불가능해진 채로 이 글을 쓰는 안종채, 양남순 씨의 셋째 아들의 아들이자 백귀례 씨의 오빠의 딸의 아들인 내가 그 가상역사에 존재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될 수 있으면 망상은 그냥 망상으로만 즐겨주시고 현실과 선을 좀 그어주셨으면 좋겠다는 게 내 생각임. 내가 할아버지 할머니 실명까지 까가면서 말하는 거 봐서라도 제발...


그리고 위에서 얘기는 망상 속 역사는 현실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만, 물론 자라온 배경상 이런 가상역사를 논하는 거 자체를 인격모독으로 생각하는 도지러들도 있음. 이걸 꼭 염두에 두고, 글을 쓸 건지 안 쓸 건지 그리고 언동을 어떻게 할 건지 생각해 주기 바람...


이상 돚챈만큼은 의견 교환에 대해 열려 있으면서도, 배려하는 문화가 있길 한결같이 바라온 전 국장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