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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6일 포항-울릉 노선에 대형 여객선이 취항하면서 울릉도로 가는 길이 넓어졌다. 승객 200여 명을 태우고 첫 운항을 시작한 울릉크루즈의 ‘뉴시다오펄호’는 이제까지 포항-울릉 노선을 운항한 선박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규모가 큰 만큼 높은 파도와 태풍주의보 등 기상악화 시에도 운항이 가능하다. 


뉴시다오펄호는 울릉도 취항 전까지는 전북 군산과 중국 스다오 노선을 오가는 국제 여객선이었다. 2만 톤급으로 길이 170m, 폭 26m의 규모다. 승객 1200명과 화물 7500톤을 실을 수 있는 대형이다. 기존 여객선의 2배가 넘는 여객을 수송할 수 있고 화물 수송 능력도 훨씬 커졌다. 승용차는 172대, 중·대형 화물차는 40~50대까지 실을 수 있다.

현재 울릉도로 가는 뱃길은 경북 포항과 울진, 강원 강릉과 동해 등에 4개의 노선이 있다. 이 가운데 포항-울릉 뱃길에는 300톤~600톤급 규모의 소형 쾌속선들이 주로 오가는데, 겨울에는 기상악화로 아예 운항하지 않거나 강풍이나 높은 파도 등으로 결항되는 일이 잦았다. 1년 가운데 100일 이상 결항되던 기존 여객선과 달리 이번 대형 카페리 운행으로 365일 울릉도행이 가능해졌다.

취항까지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지난 1월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이 포항-울릉 노선에 대해 ‘대형 카페리 여객선 공모사업’을 벌였고, 울릉크루즈 등 2개 선사가 참여해 우열을 다투다가 1개 선사가 자격 미달로 탈락했다. 탈락한 선사가 포항해수청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법정 소송을 벌인 탓에 사업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듯했다. 그러다 지난 7월 울릉크루즈가 최종 선정돼 2개월여 만에 운항 면허를 받았다.

뉴시다오펄호는 매일 밤 11시에 포항 영일만항에서 출발해 울릉도 사동항까지 운항하며 편도 6시간 30분이 소요돼 새벽 5시 30분경에 울릉도에 도착한다. 기존 쾌속선에 비해 3시간가량 더 걸리지만, 침대칸에서 휴식을 취하며 갈 수 있어 덜 지루하고 멀미도 덜하다는 설명이다. 누워서 잠을 청하면 새벽에 도착하는 일정이라 때때로 심한 멀미를 느끼며 앉아서 가야 했던 이전의 쾌속선보다 쾌적하다.

부대시설로 공연장과 세미나실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고 울릉 현지 먹을거리도 배에서 미리 맛볼 수 있다. 울릉도에서는 낮 12시 30분에 포항으로 출발한다. 승선요금은 일반 관광객이 왕복 7만 5000원, 울릉도 주민은 7000원이다. 기존에 사동항으로 가는 쾌속선의 요금도 일반인 기준 7만 원에 가까워 요금 차이는 별로 나지 않는다.

울릉도 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아직 해외에 나가기는 여러모로 불편하고 불안한 시점에서 이번 4차 대유행이 어느 정도 꺾이고 확진자가 줄어들면 해외여행 대체지로 손 타지 않은 천혜의 자연과 신비한 비경을 간직한 울릉도가 떠오를 것”이라며 “기존에는 날씨 변수로 인해 울릉도 여행 스케줄을 짜기에 불안한 면이 있었고, 또 뱃멀미를 하는 사람들에게 적잖은 부담요소였지만 이번 대형 카페리 취항으로 여러 불안 요소들이 사라져 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대형 여객선이라서 기상악화 시에도 운항이 가능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