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7월 17일, 스페인에서는 기존 제2공화국의 공화파(민주주의, 사회주의, 카탈루냐와 나바라의 분리주의, 아나키스트 계열, 소련과 국제여단 군사지원과 프랑스, 영국 외교적 지원)과 장교들을 주축으로 한 쿠데타군인 국민파(파시즘, 팔랑헤당, 권위주의 계열, 나치 독일과 이탈리아 왕국 군사지원)간의 스페인 내전이 발발함. 스페인 내전이 얼마나 혼란스러운 전쟁이었는지는 아래 표로 넘어가고, 1939년 4월 1일 국민파의 승리로 종결되었음. 


   하지만 아직 국민파의 통제 밖에 있던 지역이 있었는데, 프랑스 내의 스페인 월경지 리비아(Llívia)가 아직 남아있었음.(***북아프리카의 국가 리비아는 카탈루냐어로 Líbia) 

리비아(Llivia)의 위치


   행정구역상 카탈루냐 자치지방, 지로나(Girona, 카탈루냐어 발음) 주 리비아 군(Municipi)인 이 지역의 현재(2018) 인구는 1,428명, 당시(1940) 인구는 723명이었음. 면적 12.9km2의 이 작은 지역은 전략적 요충지였기에 로마 제국 시절부터 요새로 건설되었고, 지금도 피레네 산맥 동쪽을 지나는 2개의 주요 고속도로 중 하나가 리비아를 거쳐감.(정확히는 Puigcerdà)


리비아와 그 근처의 프랑스-스페인 국경의 지형도


   이 지역은 공화파에 외교/물자 지원하던 프랑스에 둘러쌓여 있었기에 국민파 스페인으로선 개입할 수 없었음. 그땐 막 내전이 끝난 유럽 내 2-3선급 국가인 스페인과 열강 프랑스의 국력차는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임. 그래서 이 '안전지대'에 패배한 공화파 스페인의 정부를 옮겨오려는 시도도 있었음. 그러나 이 계획은 실행되지는 않음


   그러나 불과 5개월 뒤 1939년 9윌 1일 나치 독일이 폴란드 제2공화국을 침공하며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1940년 6월 25일 프랑스 제3공화국이 항복하자 이 작은 자유 영토도 더이상 존속할 수 없었음. 


여담 1. 스페인-프랑스 서부 국경 스페인 이룬(Irun)과 프랑스 엉데(Hendaye) 사이에는 꿩 섬(Pheasant Island)이라는 양국의 공동통치령이 존재하는데, 신기한 것은 '이중으로 통치'가 아닌 '번갈아 통치'한다는 것임. 평상시의 접근은 금지되어 있고, 6개월마다 청소와 정돈의 목적으로만 입도함. 1년 중 2/1~7/31는 스페인, 8/1~1/31은 프랑스가 통제하고, 작성일 기준(9/20) 현재 프랑스 통제하에 있음  

꿩 섬의 위치


   여담 2. 스페인과 프랑스 국경 사이에 위치한 면적 468km2(김해시 크기),  인구 8만 5천명의 미니국가 안도라 공국 🇦🇩 (Principat d'Andorra)의 통제권 또한 프랑스와 스페인이 공동으로 간접 행사중이라고도 할 수 있음. 안도라의 국가원수는 프랑스 대통령과 스페인 카톨릭 타라고나 관구 소속 우르겔 교구의 주교가 공동 국가원수이며 안도라에 각자의 대표자를 파견함. 물론 안도라는 입헌 군주제이기 때문에 국가수반은 안도라 총리긴 함.

리비아 옆 안도라의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