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서는 장위뉴타운에 대해 다뤄봤고, 오늘은 성수동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아마 돚붕이들이라면 마용성이라는 말 안 들어 본 사람 없을 것 같은데,

마용성에서도 지금 가장 핫하다는 곳이 바로 성수동이다.


1. 성수동의 역사

성수동의 원래 이름은 뚝도리였는데, 흔히 말하는 뚝섬을 한자로 쓴 거야.

지금은 성수동이라고 이름이 바뀐지도 거의 70년이 다 되어 가는 일이고,

성수동이라고 많이 쓰기 때문에 성수동이라는 이름이나 뚝섬이라는 이름이나 고만고만하게 쓰이는 편인데,

원래 90년대만 하더라도 뚝섬이라는 지명이 성수동 이름보다 훨 네임드였다고 한다.

원래 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성수동은 한강백사장에 면한 유원지 성격을 띄는 곳이었고 거의 모래밭이었는데,

시가지가 팽창하면서 왕십리 지역에 있던 공장들 중 상당수가 성수동으로 이전하게 되며 성수동이 도시화되었지.

위성사진 보면 70년대까지도 성수동은 개발이 덜 끝난 상태였던 것 같아.

뚝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경마장, 성수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공장지대라는 거였지.

그래서 10년 전까지만 해도 낙후지역이라는 인식이 꽤 강했어.

지금 트리마제 자리에 있던 집들은 매년 경마장에서 말똥 냄새 난다고 항의를 하다가 수십년만에 경마장이 과천으로 옮기면서 숨 좀 쉬고 살 수 있게 되었어.

지금도 2호선 고가 양 옆으로는 낙후된 지역이 꽤 존재하지만 10년 전 즈음부터 아파트형 공장과 빌딩으로 바뀌는 추세야.

그러다가 한 90년대부터는 성수동도 개발 이야기가 솔솔 나오기 시작했고, 서울숲이 들어온 그 이후로 본격적으로 개발 붐이 시작됐어.


2. 성수동의 입지

한방에 요약되는 짤.


성수동은 원래부터 왕십리와 강남 사이에 있는 입지 자체가 굉장히 좋은 동네라서 90년대부터 꾸준히 개발 이야기가 나왔어.

경마장이 이사를 가고 난 부지에 월드컵경기장을 유치하고, 용비교와 응봉교의 교차점에 있는 삼표레미콘 부지에 현대가 글로벌비즈니스센터(현재는 삼성동으로 부지낙찰)를 지으려고도 했는데, 둘 다 무산됐어.

심지어는 이 땅에 경강선 출발역(현재는 수서역이 계승) 계획도 있었다고 하니 여간 황금 땅이 아니었던 거지.

그래서 서울시에서도 역점을 두고 개발하려고 했던 사업이었는데 모두 IMF의 여파로 흐지부지되었다가,

2000년대부터 다시 성수동을 잘 개발해 보자는 계획이 비로소 나오기 시작했어.

그러나, 기대가 큰 만큼 사업을 이루기도 어려운 거라서 그 사이 소문 무성한 성수동의 집값은 너무 올라버렸고,

성수동 재개발 사업도 거의 20~30년을 끌 만큼 진척이 상당히 더디게 되었어.


3. 계획

성수동은 1편에서 다룬 장위뉴타운처럼 하나의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으로 묶은 것이 아니고, 약 6개의 지구단위계획으로 진행되고 있어.

삼표레미콘 부지는 서울숲으로 편입될 예정이고, 응봉교에서 고산자로를 잇는 도로가 터널로 바뀐다고 해.

그리고 IT산업개발진흥지구는 재개발을 하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진흥지구라서 업무단지로 정비를 하는 식이고,

우선정비대상구역도 아예 갈아엎고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옛 건물을 헐고 업무지구로 바뀌는 형태야.

뚝섬-성수역 주변 지구단위계획 같은 경우는 준공업지역과 노후주택 지역을 재개발하는 계획인데, 현재는 지구단위 설정 계획 중인 것 같다.

그러므로 일단 확실하게 개발에 들어간 뚝섬지구단위계획(지도의 뚝섬 제1종 지구단위계획)과 뚝섬 주변지역 지구단위계획, 그리고 성수전략정비구역 이 세 군데를 알아보기로 한다.


3.1 뚝섬지구단위계획

먼저 현재 거의 완성 단계에 있는 뚝섬지구단위계획을 알아보자면,

서울숲 앞에 묵혀뒀던 유휴부지를 개발하는 계획인데, 북쪽에 있는 갤러리아포레는 연예인들 많이 살기로 유명한 아파트야.

그 바로 앞으로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얼마 전에 완공이 되었는데, 갤러리아포레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모두 고급 아파트로서 엄청난 가격을 자랑하고 있어.

특히나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전 가구가 100평형이라는 어마무시한 고급아파트로 설계가 되었고, 안에 메가박스 본사와 메가박스 성수점이 들어왔어.

단지 안에 오피스 건물도 함께 지었는데, 여기에 청담동에 있던 SM엔터테인먼트가 이사를 오고, 현대글로비스도 자리잡는다고 한다.

내가 기억하기로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자리는 내가 14년 전에 저 앞에 성동구민체육센터로 수영 다닐 때도 공사장이었는데, 이제서야 완공될 줄은 몰랐다.

그 바로 아래로 부영호텔이 들어설 예정인데, 2024년 이 호텔이 준공되면 뚝섬지구단위계획은 모두 완공되는 것이다.

여기는 삽도 안 푼 걸로 아는데, 확실히 그때까지 부영호텔로 완공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와 부영호텔 사이로 서울숲과 서울숲역을 잇는 광장부지가 마련되어 있다.


3.2 뚝섬 주변지역 지구단위계획

이 구역은 원래 아래의 지도와 같이 왕십리로 동쪽까지 아우르는 큰 계획이었는데

모종의 이유로 인해 왕십리로 동쪽은 싹 날아가고 서쪽의 갤러리아포레 윗땅만 남아버렸다.

그리고 여기서 반이 더 날아간다.

서울숲길 아래로도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계획되어 있었지만, 여기도 도시재생으로 방향을 틀었어.


대신 북쪽은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로 재건축 중이다.

조감도는 아래와 같다.

바로 앞 뚝섬유수지 부지에는 서울숲 복합문화체육센터가 지어지고 있고, 위치는 성동교 바로 앞이라서 동부간선, 강변북로, 왕십리 방면 모두 이용하기가 수월하다.

여기도 24년까지 완공 예정이니 부영호텔 완공과 더불어 생각한다면, 24년 즈음에 서울숲 주변은 대강 모든 재개발이 끝나는 것이다.


원안의 계획에서 남쪽에 있는 동아, 장미, 대림아파트는 현재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계획 중이고,

뚝섬역 일대 지구는 도시재생으로 계획을 틀었지만, 이 지역도 꾸준히 개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빨간색 표시한 곳은 현재 성수1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이렇게 재개발될 예정이라고 한다.

아쉬운 점은, 뉴타운이라는 개념이 조금 더 빨리 도입되었다면 도로망이 이렇게 난잡한 그대로 아파트를 올리지 않았을 것인데,

이미 뉴타운이 나오기 전에 성수동은 개발을 시작해 버리는 바람에 엉망으로 된 도로망 가운데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서서 통합재개발을 하기가 매우 곤란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성수동의 난잡한 도로망 사이에 아무렇게 들어선 아파트와 빌딩들의 모습이다.

따라서 준공업지역 일대의 난잡한 도로망은 아마도 한참동안은 정비하기 힘들 모양이다.


3.3 성수전략정비구역

성수동 재개발의 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성수대교부터 영동대교에 이르는 실로 방대한 구역이 4개의 지구로 나뉘어서 개발이 되는데,

한강 조망권에 엄청난 매물이 쏟아지는 셈이 되어버려.

말하자면 제2의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짓는다고 보면 돼.

원래는 박원순이 여기에다 35층 고도제한을 묶어놔서 이 지역 주민들이 사업진행을 미루면서까지 완강하게 거부했다가

오세훈이 취임하면서 규제완화를 하고 용적률을 올려서 50층 층고로 지을 수 있게 되었어.

이렇게 되면서 최근 들어 갑자기 사업이 순항하는 중이야.


현재 4지구 모두 건축심의 절차에 돌입했고, 용적률이 무려 516%가 나온다고 한다.

다만, 전부 고급아파트라 평형이 넓직넓직하다 보니 일반 아파트 매물량 나오는 거 생각하면 안 되지만,

이것만 해도 대략 한 8천가구 분량은 나온다고 한다.


한강과 맞닿은 성수동의 가장 남쪽 구역이야.

중간의 성덕정길 주변으로 노후 주택들이 자리잡은 곳이고, 뚝도시장이 있는 곳이다.

저 성덕정길이 진짜 골목길 수준으로 좁아서 제 구실을 못 하고 있어.

재개발이 시작되면 이 길과 뚝도시장은 사라지게 돼.


가장 서쪽에 있는 존치구역은 서울숲 트리마제야.

방탄소년단 정국이 샀다는 그 아파트, 서울에서 얼마 전에 신고가를 여기서 갱신했다지.

지금 성수동 고급아파트 탑3가 바로 트리마제, 갤러리아포레, 아크로서울포레스트로 꼽힌다.

여담으로 하나 말하자면, 트리마제 재개발할 때 거기 있는 집들은 다 나갔는데, 유독 집 하나가 안 나갔대.

남들보다 보상비를 훨 올려서 받으려는 이유로 그렇게 시위를 하고 있었다더라고.

전국에서 재개발할 때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긴 한데, 이 사람은 좀 독해가지고, 전기를 끊고 수도를 끊어도 몇 개월을 버티더래.

그래서 포크레인으로 그 집 주변 땅을 다 파버리니까 그제서야 나갔다고 하더라고.

세상엔 참 무서운 사람 많아.


아무튼 각설하고 이야기 마저 하자면,

트리마제와 1지구 사이로 성수동 종축도로의 하나인 성수일로가 연장될 예정이고,

2지구와 3지구 사이로 성수이로가 연장될 예정이야.

그 아래로는 한강공원과 연결되는 수변공원이 생기고 강변북로를 덮게 된다.

원래는 강변북로 바로 밑으로 골목길이 딱 붙어 있었는데, 트리마제 지을 때 완충녹지를 지으면서 나머지 4개 지구도 완충녹지를 꽤 넓게 두고 아파트를 짓는 계획을 세우게 되었어.

지적도 보면 알겠지만 보통 재개발할 때 아파트는 존치하는데, 여기는 중간에 있는 작은 아파트 단지 따위는 다 밀어버린다.


1지구 조감도

보면 알겠지만 트리마제보다 단지는 크고 층고는 비슷하다.

여기는 50층으로 건축될 예정이다.

대략 어느 정도 스케일인지 가늠이 가지?

이 지역이 완공이 되면 서울 동부의 스카이라인은 완전히 바뀌게 될 거야.


4. 교통

2호선이 동서로 지나가고, 분당선이 남북으로 지나간다.

돚붕이들은 2호선 타고 성수동 지나갈 때마다 이 동네가 어떻게 변하는지 계속 유심히 봐라.

뚝섬지구단위계획 구역과 뚝섬 주변지역 지구단위계획 구역은 서울숲역과 뚝섬역의 혜택을 보겠지만, 성수전략정비구역은 강변북로가 바로 앞에 있는 대신 2호선과는 거리가 좀 있는 편이다.

어차피 이쪽은 다 고급 아파트로 지을 거라서 전철역 따위는 어차피 안중에도 없을 것 같긴 해.


강변북로, 성수대교, 영동대교, 동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가 다 이곳 성수동에서 모이게 된다.

그러므로 간선도로 교통망은 최강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만큼 이곳이 성장하게 되면 서울 동부의 도로정체현상이 매우 심각해지겠지?


5. 학군

사실 성수동 일대의 학군은 별로 볼 게 없긴 하지만, 중랑천 너머에 있는 성동구 본토에 비하면 성수동에는 고등학교가 2개나 있다.

고등학교 있는 게 뭐 대수냐고 하겠지만, 성동구 본토로 들어가면 한대부고, 무학여고, 금호고, 도선고 이 4개 고등학교가 전부다.

(덕수고는 22년 내로 위례신도시로 이사 갈 예정.)

전편에도 짤막하게 언급했다시피 성동구는 다 좋은데 학군이 안 좋아서 떠나게 되는 동네다.


각설하고, 서울숲 아이파크 리버포레와 갤러리아 포레,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는 근처에 성수고등학교가 있고, 성수전략정비구역은 경일고등학교가 있다.

나머지 초등학교나 중학교는 서울 평균 정도로 많으니 생략하고, 강점은 대학교다.

근처에 한양대와 건국대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

물론 대학교는 배정을 받아서 가는 곳은 아니니 학군을 따지는 요건에는 아마 안 들어갈 거다.


6. 상권

위에서 짤막하게 언급했다시피 서울숲역 앞쪽으로 스트리트가 형성되어 있고, 2호선 고가 따라 상권이 형성되어 있다.

성수동은 도시재생이라는 개념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 중 하나라서, 초창기에는 제2의 홍대로 불리기도 했지만, 여기도 땅값이 계속 올라가면서 초창기에 들어왔던 가게들이 나가고 점점 대기업 매장들이 들어오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성수동에 이마트 본사가 있는데, 여기는 신세계에서 매각을 한다고 했으니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자리를 인수해서 들어가는 기업이 그 꿀땅을 그냥 놀리지는 않을 것이고, 뚝섬로를 따라서 새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 장래

성수동은 앞으로도 계속 땅값이 오를 지역이다.

모두가 그걸 알고 있지만 이미 땅값이 천정부지로 올라서 살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입지가 워낙 좋으니 성수동 도처에 기업들이 이주를 하고 있고, 강북의 어느 동네가 강남을 대체한다면 아마 성수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재 뚝섬로 이북, 왕십리로 동쪽은 준공업지역으로 묶여 있지만 각자 신축을 하며 빌딩을 세우는 중이다,

그 지역에 아마도 대규모 재건축 지구 설정은 없겠지만, 공장 부지들마저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만큼, 필요에 의해 소규모로라도 개발 계획이 계속해서 나올 걸로 보고 있다.

더불어, 아까 뚝섬 주변지역 지구단위계획에서 탈락했던 서울숲길 남쪽부지는 아직까지 특별관리구역에서 제외되지 않았으니, 근미래라도 그 지역은 재개발을 하거나, 아니면 고급 주택단지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다.


사람이 모이면 상권이 생긴다.

성수동이 어디 산으로 꽉 막힌 곳도 아니고 교통의 요충지요, 사방팔방을 잇는 중심의 위치에 있으니 중심지가 안 될래야 안 되기가 힘든 곳이다.

그간은 성수동이 낙후지역이었어서 왕십리와 건대가 따로 놀았지만, 성수동이 발전되면서 왕십리에서 성수동을 거쳐 건대로 이어지는 대형 상권이 탄생한다면 서울 동북부와 동남부에서 몰려들 수 있는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렇게 천정부지로 자꾸 땅값이 오르면 이게 다 임대료로 이어지는데, 임대료가 올라가면 물가가 올라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또 여기는 여기 나름대로 그들만의 리그가 되거나, 아니면 임대료 올라가서 망조가 든 홍대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미 후자의 조짐이 슬슬 보이고 있다고 한다.



성수동 같은 경우는 워낙 이야기 할 게 많아서 좀 미루고 있다가 오늘 삘 받은 김에 한 번 써봤다.

내용이 방대해서 나름 요약하고 간추려서 써본다고 써봤는데 너무 길어서 안 읽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아무튼 오늘도 이 글 쓰고 나니까 벌써 새벽 4시네.

다음에는 한남뉴타운 편을 한 번 써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