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참패한 입헌민주당은 선거 다다음날 에다노 유키오 대표와 후쿠야마 테츠로 간사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최대한 조속한 당대표 선거를 공언했는데 이것만 해도 장족의 발전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음. 왜냐 하면 이전의 민주당은 선거 패배 후에도 지도부가 사임하려 하지 않으면서 결국 끝까지 자리를 꿰차거나 아니면 당내에서 온갖 흔들기란 흔들기는 다 한 끝에 지도부가 마지못해 사임하는 추태가 계속해서 펼쳐졌는데 이번에는 지금까지는 별다른 진통 없이 지도부 사퇴와 후임 당대표 선출과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 야권 공투 지속에 대한 논의는 차기 당대표의 몫이 되는 모양새인데 현재로써 당 내 의견은 '이런 걸로 당을 흔들지 말고 신중하게 야권 공투의 효과를 재분석할 필요가 있다' 쪽으로 정리되는 모양새.(그도 그럴것이 이런 식으로 무리하게 당을 흔들었다가 지지율이 오히려 더 빠져버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


또한 입헌민주당 당대표 선거 역시 지난번 자민당 총재 선거만큼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화제성이 생기는 모양새인데, 다큐영화 주인공으로써 인지도가 떡상한 카가와 1구의 오가와 준야 의원과 작년 창당 첫 대표 선거에서 에다노에게 밀렸던 이즈미 켄타 정조회장의 2파전으로 선거가 진행되는 모양임. 때마침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당대표 선거에 대한 제안(당원과 지방의원의 반영비율을 높이자, 모바일 투표를 활용하자, 토론회 횟수를 늘리자)이 쏟아지면서 오히려 선거 패배 후에 자민당에 완전히 빼앗겼던 화제성이 살아나는 모양새임. 실제로도 출구조사 때에 비해서 오히려 선거 후 첫 여론조사에서 입헌민주당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추세.


이번 선거 최대의 승자라는 평을 듣는 일본 유신회는 세력을 과시하며 이슈메이킹을 주도하는 중임. 마츠이 이치로 현 대표 겸 오사카시장은 오사카도 주민투표 부결의 책임을 지고 2023년 시장 임기 만료와 동시에 정계은퇴 계획을 밝혔기 때문에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함. 차기 당대표로는 당의 설립자였지만 오랫동안 정계를 떠나 평당원으로 방송에서 정치평론을 해오며 지냈던 하시모토 도오루 전 오사카부지사/오사카시장과 높은 부정(府政) 지지율을 기반으로 이번 유신회 대약진의 일등공신이라 불리는 요시무라 히로후미 현 오사카부지사가 거론되고 있는데 둘은 서로에게 당대표직을 양보(하시모토는 요시무라 부지사가 워낙 인기가 높으니 차기 선거는 요시무라가 지휘해라, 요시무라는 나는 부정에 전념해야하니 자연인인 하시모토가 하는 것이 맞다)하는 훈훈한(?) 광경이 펼쳐지는 중임.


현재 공명당은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미성년자 한정 재난지원금 지급을 자민당과 협의하려 하고 있는데, 요시무라 부지사는 '1인당 지원금이 적어지더라도 일괄지급이 맞다'라며 맞서고 있어 국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상태로 이런 호응이 반영되었는지 전체적으로 여론조사에서 입헌민주당에 필적하는 지지율을 보여주는 상태이며 이미 몇몇 여론조사에서는 유신회가 입헌민주당의 지지율까지 뛰어넘은(!) 상태임.


당이 분열되고 극소수 인원만 남았음에도 선거에서 선전한 국민민주당은 선거 며칠 후 '앞으로는 야권 공투에 참여하지 않겠다'라는 의견을 밝힘. 이후 유신회와 밀착하려 하고 있는데, 유신회 측에서도 합당까진 아니어도 정책연대까지는 충분히 가능하다라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중.


이에 비하면 공산당은 매우 참담한 수준의 대응을 보여주는데, 선거 참패에도 불구하고 시이 가즈오 중앙위원장에 대한 책임론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음(...). 당장 선거 당일 선거 참패 이유를 묻는 선거방송 진행자의 질문에 '유감스러운 결과지만 우리 방침은 틀리지 않았고, 책임도 질 필요 없다'라는 반응으로 사람들의 어이를 상실시켰고(...) 선거 다음날 토론방송에서는 '이러니까 님들이 선거 참패한 거임'이라는 의견이 나오자 참석한 공산당의 중진급 중의원이 고성을 지르며 시이 위원장은 잘못이 없다라며 반박했음.(...) 당연히 분위기는 '쟤네 왜 저러냐?' 수준이었고 다른 의원들 역시 책임을 지으려는 모습은 볼 수가 없었음. 심지어 공산당의 당지(党紙)인 '아카하타'에서도 선거 책임론 따윈 없이 '야권 공투로 접전구 증가!', '야권 공투로 자민당 핵심인물 낙선!' 등의 자화자찬성 성과만을 강조중임. 당연히 야권 지지자들조차도 '민주당 하는 짓이 한심해서 공산당으로 왔는데 이젠 공산당 하는 짓이 민주당보다 더 한심하네' 등의 반응을 내보이고 있는 중.


참고로 시이 중앙위원장은 2000년부터 21년간 장기집권중이며, 선거구는 나갈 생각도 안 하고 선거 때마다 비례대표 1번으로 나오시면서 이러다 당뇨병 걸리시는거 아닐까 하는 수준으로 꿀을 빠시는 중임(...).


아마 이대로 가다간 공산당은 사민당의 뒤를 이어 레이와 신센구미에 지지층을 다 뺏기고 몰락하지 않을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