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지리 채널 구독자 수가 드디어 2022명을 돌파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예전부터 벼르고 있던, 저로서는 가장 마지막 국외 여행이었던 2019년 3주에 걸친 미국 답사기를 (다시금) 정리해서 시리즈로 올려볼까 합니다. 작년엔 백신 접종이 선진국 한정으로 비교적 보편화되면서 빠니보틀 같은 일부 여행 유튜버들이 다시금 해외 여행영상도 찍고 그랬지만, 판데믹이 지속되고 있는 아직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해외로 나가는 일은 비교적 요원한 일인지라 가장 최근 제대로 다녀온 여행을 정리해서 이렇게 공유하는 게 참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재작년에 짧게나마 이 내용으로 시리즈를 약간씩 쓰긴 했는데 이번에 보다 다양한 사진과 더불어 리부트를 하게 되었네요. 시리즈 제목으로 정한 'From Sea to Shining Sea'는 미국에서는 제2의 국가라 불릴 정도로 매우 인기 있는 노래인 "America the Beautiful"의 마지막 줄에서 따 왔는데, 태평양에서 대서양까지 아우르는, 이 미국 답사의 방향성에 충분히 부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불필요하게 서론이 길어졌습니다. 바로 답사 시작 시점으로 가 보겠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돚붕이는 다행히도 이번엔 국적사를 이용하는지라 광명역의 도심공항터미널을 이용했는데, KTX에서 내린 직후 도심공항터미널로 가면서 잠깐 찍은 광명국제공항역 사진. 웬만한 공항 청사가 생각나게 하는 대역사였습죠. 



미리 체크인을 한 뒤 버스로 인천대교를 건너



(당시로서는) 1년여밖에 지나지 않은 인천공항 제2터미널 도착! 1터미널도 참 깔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제2터미널은 진짜... 명실상부한 세계 탑 공항이라는 생각으로 잠깐 국뽕이 찼습니다. 




곧 타게 될 A380-861 KE011편이 오후 7시 50분 출발이었던 데에 비해 체크인도 다 한 상태로 공항에 도착하니 이제 오후 3시였는지라 우연히 익스피디아 뒤져보다 부랴부랴 다음날 숙소 예약을 바꾸고 인천공항 2터미널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이때 마주한 인천공항 2터미널이 앞으로 한동안 볼 공항 중에서도 압도적으로 좋은 곳일 줄 그 누가 알았으리요... 



너무 일찍 왔는지 KE011편이 있어야 할 게이트에는 A380이 도착조차 하지 않았고, 그 자리에 웬 747-8이 있었으니... 알고 보니 로마로 가는 편이더군요. 이때가 출발 3시간 전...



로마로 날아가기 위해 멀어지는 747-8을 뒤로 하고 드디어 들어오는 비만돌고래우리의 A380-861... KE011편. 몇 시간 전 KE018편으로 LAX에서 날아온 항공편이었습니다. 



탑승교를 통해 드디어 탑승하고 KE011편은 태평양 건너편 LAX를 향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이후 우리의 A380은... 



(약 11시간 후) 캘리포니아 상공에 도달합니다! San Luis Obispo, Santa Barbara, Bakersfield, Palmdale, Santa Ana, Anaheim 같은 낯익은 지명들이 드디어 지도에 표시되기 시작하고, 아마 저때가 하강을 시작한 지 얼마가 안 되었을 때였던 걸로 압니다. 



사진 너머로도 강한 햇살이 보이는 LAX에 도착! 분명히 출발은 오후 8시 가까이 했는데 도착은 같은 날 오후 4시에 하는 매직... 외항사들이 주로 착륙하는 Tom Bradley International Terminal (TBIT)가 LAX 서쪽 끝에 있다 보니까 여기까지 오는 데에만 LAX 진입하는 어마어마한 정체를 뚫어야 하고, 다시 나갈 때에도 정체를 뚫어야 하니 LAX 가는 돚붕이 여러분은 주의하도록 하십시오... 



어찌저찌 우버로 정체를 뚫은 뒤 샌타모니카 남쪽 베니스 비치 숙소에 짐은 두고 베니스 해변으로 나갔습니다. 시작부터 강렬한 벽화와 야자수로 이어지는 해변...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도시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정경입죠. 



목표는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샌타모니카 피어까지 걸어 올라가는 것! 일부러 베니스 비치에 숙소를 잡은 이유이기도 했는데, 여기서 보면 멀어 보이지만 모래사장 따라 걸으면 약 30분이면 샌타모니카 피어 도착하니 참고하시죠... 



샌타모니카 피어까지 올라가면서 보이는 바닷가 모습은 전형적인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의 모습일지어니...  



우여곡절 끝에 샌타모니카 도착! 아무리 늦은 오후라지만 사진에서부터 강력한 캘리포니아 햇살이 느껴지네요 ㄷㄷ



여기가 시카고에서 대륙을 건너는 66번 고속도로 종점이랍니다. (약스포: 이로부터 약 2주 뒤 시카고에서 시점도 찍습니다) 지금도 샌타모니카에서 I-10이 출발해서 동쪽으로 텍사스 등 큼지막한 주도 지나며 미국 남부를 따라가다 대서양 해변에서 끝난다는 사실!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알고 보니 버바 검프가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그것에서 영감을 얻은 프랜차이즈라고 합니다. 물론 생각보다 싼 편은 아니라 저녁은 다른 데에서 먹었... 크흠



저녁을 피어에서 한참 육지로 들어가서 먹고 나오니 웬 경전철역이... 이게 샌타모니카에서 LA 시내까지 꽂아주는 Expo Line 경전철이라고 합니다. 구간에 따라서 지하철, 노면전차, 고가철도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샌타모니카 내에서는 노면전차의 형태를 취하고 있군요. 



저녁 식사가 길어진지라 저녁 먹고 부랴부랴 나오니 해가 다 졌더군요... 어쩔 수 없이 해 지고 불 켜지기 시작한 시점에 피어 표지판 사진으로 샌타모니카를 정리합니다. 이후 다시 왔던 길을 30분간 걸어서 베니스 비치의 숙소로 돌아가며 1일차 여정을 마무리합니다. 한국에서 바로 날아온 뒤에 한 시간여를 걸었는지라 심히 피곤하여 바로 잠을 청했습니다. 


행선지를 묶어서 캘리포니아 남부부터 뉴욕까지 총 7편에 걸쳐서 써 볼 계획이었습니다만, 후반부로 갈수록 사진이 많아서 실제로는 아마 7부보다는 훨씬 길어지게 될 것 같습니다. 반응이 충분히 좋으면 조속히 더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2편 예고) 할리우드 한복판에서 확인한 만원의 가치, 그리고 낭만의 정상에서


참고) 모든 사진은 별다른 언급이 없으면 무보정 그대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