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고시마현 가고시마시 관할의 반도인 사쿠라지마. 반도 정중앙에 위치한 온타케(御岳)산은 활화산으로 가고시마만 건너의 가고시마시 도심으로부터 불과 4-5km 남짓 떨어져있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불칸식 분출이 일어나 대도시 중심가에서 화산활동을 바로 목격할 수 있다는 특징 덕분에 지금은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반도인데도 불구하고 사쿠라지마(桜)라고 불리는 이유는 본래 섬이었지만 1914년의 온타케산 대분화로 인한 용암의 유출로 옆의 오스미 반도와 연륙되었기 때문. 사실 옆나라 지리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도지러들이라면 지금까지의 내용은 익히 알고 있겠지만, 이 작은 화산에도 칼데라가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오늘은 이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이 위성사진만으로는 칼데라를 식별하기 쉽지 않다. 과연 칼데라는 어디에 있을까?

 

일단 산 정상부를 집중해서 보자. 사진 중앙 상단에 원형의 움푹 들어간 지형이 보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 온타케산은 활화산일 것인데 이 칼데라에는 화구가 없다. 바로 아래 중앙 하단에 화구가 보이지만 이번에는 칼데라 특유의 동그랗고 움푹 꺼진 지형을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온타케산의 칼데라는 어디 있는 것일까?


혹시 몰라서 사진의 축척을 조금 늘려보았다. 여전히 칼데라의 모습은 눈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칼데라는 분명 이 사진 안에 담겨있다.


계속해서 축척을 늘려보면... 이제 뭔가 감이 오지 않는가?


그렇다. 사실 온타케산의 칼데라는 사쿠라지마 전체를 넘어 무려 사쿠라지마를 둘러싼 가고시마만 전체였던 것이다. 이 칼데라는 아이라 칼데라(姶良カルデラ)라고 불리며 직경 20km로 흔히 일본 최대의 칼데라로 알려져 있는 아소 칼데라와 홋카이도의 굿샤로 칼데라와도 비등한 규모다. 마지막 분화는 약 3만년 전에 있었다고 하는데, 당시 화산분출물의 총량이 450-500km^3로 추정되어 9만년 전 아소 칼데라 분화 당시의 380km^3를 살짝 상회한다. 아소 칼데라의 경우 당시와 같은 규모의 분화가 지금 발생한다면 사망자만 700만명에 달한다고 하니, 이 괴물의 엄청난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그나마 온타케산의 지속적인 분출을 통해 마그마방의 압력이 유지되어 분화 가능성은 낮다고 하니 다행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