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중반에 갔다온 독일 동부 작센 주 엘베강 유역에 위치한 바스타이(Bastei) 국립공원이란 곳임. 독일-체코 국경 지대에 자리잡고 있음.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절경이 마치 스위스를 연상시킨다 해서 작센스위스(Sächsische Schweiz)라고 불리기도 함. 스위스에 가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닮아있는지는 모르겠다만 굳이 스위스에 비교할 필요없이 그 자체로 충분히 개성있고 아름다운 곳이라고 생각. 


냉전 시절에 재수없게 동독에 속한 바람에 한국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2000년대 이후로는 한국인들에게도 숨겨진 명소로 꽤 알려진 듯. 프라하를 여행하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당일치기로 드레스덴을 갔다오곤 했다는데 그 과정에서 알려진 듯. 


가장 가까운 대도시는 드레스덴(Dresden)이고 이 곳을 기점으로 삼아서 당일로 갔다오기에는 충분할 듯. 드레스덴 중앙역(Hbf) 혹은 노이슈타트(Neustadt)역에서 이곳의 관문인 쿠르오르트 라텐(Kurort Rathen)역까지 지역 기차(Regionalbahn이었을걸 아마)로 한 40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벌써 옛날(2010년대 중반)이라 가물가물함.


쿠르오르트 라텐 역에 내리면 엘베강을 건너서 국립공원으로 가야 하는데 다리가 없어서 배를 타고 건너가야 함. 



중간에 마을이 있는데 마을(이름은 Rathen) 자체도 분위기가 아주 조용한 전형적인 독일 시골마을임. 유감스럽게도 이 마을 찍은 사진이 날아가버렸음. 구글 지도에 찾아보면 다행히 관광객들이 찍은 사진들이 많이 나와있으니 참고바람.




구글 포토가 자동으로 사진을 합성해줌.


이게 전나무인가?


저 가운데 보이는 탁자형 산이 아마 보헤미아 왕국 시절 요새가 있었다는 릴리엔슈타인(Lilienstein) 산일 거임. 



오른쪽에 찍힌 또 다른 탁자형 요새(저 멀리 사진에서 두번째로 큰)가 이 지역에서 상당히 유명한 쾨니히슈타인(Königstein Fortress) 요새로 기억. 역대 작센 군주들의 요새였다고 하는 것 같은데. 사실 이 당시에는 쾨니히슈타인 성이 꽤 유명한 줄 모르고 있었고. 지금도 한국에 잘 알려져있는 것 같지는 않다만. 시간 상 방문할 생각을 하지 못한게 아쉬움. 코로나 끝나고 여유가 생기면 한번 다시 가볼까 생각도 하고 있음.


체코 쪽을 향해 찍은 엘베강 전경.


독일 쪽을 향해 찍은 강 전경으로 기억. 강 왼편으로 보이는 철도가 체코와 독일을 연결해 줌. 그러니까 사진 아래쪽으로 계속 가면 체코라는 얘기.


이 곳이 사실 독일-체코 국경에서 10km도 떨어지지 않은 우리로 따지면 정말 전방 중에 전방인데 지금이야 같이 EU로 묶였으니까 아주 평화로운 전경이지 전간기 나치 시절만 해도 여기가 바로 주데텐란트 근처니 분위기가 좀 살벌했을 듯.







공원 내 기암괴석들.


참고로 도챈러들이 음악 시간에 배웠는지 모르겠는데 독일 낭만주의 음악의 대가 중 한명인 칼 마리아 폰 베버(Carl Maria von Weber)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 (Der Freischütz)라고 있음. 사냥꾼의 합창(Jägerchor)으로 유명한 오페라인데 독일의 몽환적인 자연환경의 모습도 잘 그려냈다고 함. 


그런데 인터넷에서 찾아보기로는 베버가 드레스덴의 궁정 오페라 감독으로 있으면서 이 곳을 방문했었고 그래서 마탄의 사수에 나오는 몽환적인 자연 묘사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는 얘기가 있음. 그래서 그런지 이곳을 돌다 보면 마탄의 사수 선율들이 떠오르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래서 마탄의 사수의 아리아 하나로 마무리.


https://www.youtube.com/watch?v=gZURix5p3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