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리포트는 진로 에세이 쓰기 대회 당시 제출한 에세이인데 난 이 에세이로 장려상을 받음 페임랩이나 과학연구상, 사회과제연구 등에 묻혀 내 관심을 좀 많이 못받은 에세이지만 그래도 자기소개서를 쓸 때 학년부장 선생님께서 세상에 왜 지리교사가 필요한지에 대해 서술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하셔서 참고했던 에세이이니만큼 여기 올릴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교사를 하겠다고? 내가 교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다른 사람들에게 밝힐 때 다른 사람들이 으레 하던 말이었다. 각종 로봇들이 등장하고 스스로도 학습할 수 있는 컨텐츠들이 늘어남으로서 교사가 사라질 거라는 예측이 팽배해지고 있는 요즘에는 당연한 반응이다. 과연 그들의 예상은 현실로 이루어질까? 나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 이후 혼자서도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기술들이 늘어나면서 은둔형 외톨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개인주의의 확산, 핵가족화 등은 그러한 현상을 더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미 이웃 나라 일본은 히키코모리라는 은둔형 외톨이를 뜻하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으며 대학가의 화장실 앞에는 이곳에서 밥을 먹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 사회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우리나라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밥을 혼자 먹는다는 뜻의 혼밥이라는 신조어가 생긴 지는 이미 오래고 1인 가구나 혼자 외식하기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들은 속속들이 등장해 현재 성업 중이다. 그러한 와중에 코로나 19가 터져버리는 바람에 최소한의 사회생활을 강제하는 공간인 학교나 직장마저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1년 내내 방구석에만 틀어박혀 있어도 먹고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지게 되자 그 전에는 반강제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방구석으로 숨어 들어갔고 이들은 해가 바뀌어도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만큼 생산과 소비가 활성화되지 않게 될 것이며 이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아무래도 집에만 틀어박혀 있게 된다면 밖에 나와 돌아다니는 때보다 적극적으로 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되는데 불리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부와 우리 사회는 반강제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게 하고 사회생활을 가르치는 주체를 유지시키고자 노력할 것이다. 당연하다. 일단 반강제적으로든 자발적이든 사회생활을 하게 된다면 사회에 적응해야 할 것이고 적응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조금이나마 집 안에 틀어박혀 있는 생활을 탈피해 생산과 소비 활동에 있어서 적극적인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학교 역시 사람들로 하여금 반강제적으로 사회생활을 하게 시킬 주제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한 반에 수십명이 닭장안의 닭처럼 모여있고 그곳에서 일상을 함께해야 하는 구조로 되어있는지라 반강제적으로 사회생활을 시키기에 매우 이상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는 학교를 유지시킬 수밖에 없으며 학교가 유지된다면 교사 역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아직 AI가 학생들을 완벽하게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교사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은 성급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물론 로봇 기술이나 인터넷 컨텐츠가 발달하고는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교사를 대신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영역으로 들어가게 만드는 것까지는 무리가 있다. 학생이 학습하는 과정에서 지식의 습득만이 이루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학생이 학습할 때에는 지식의 습득만이 아닌 지식의 적용과 지식이 잘 학습되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수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는데 아직까지 인공지능은 학생으로 하여금 지식의 습득만을 가능하게 하는 보조적 도구에 불과하며 아직까지는 인간 교사를 대체하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나는 안심하고 사범대학 진학 준비만 하면 되는 것일까? 슬프게도 그러진 않다. 교사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교사로서 갖추어야 하는 덕목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추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현재의 상황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내가 교사가 되면 가장 맡고 싶은 지리는 늘 그 내용이 변한다. 인공위성 탐사 기술 등이 계속 발달함에 따라 땅에 대한 지식도 확장되고 그에 따라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바뀔 것이다. 거기다가 4차산업혁명 이후로 세상이 돌아가는 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으며 이는 지리학의 한 부분인 인문지리에 매우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즉 내가 학생들에게 가르칠 내용은 수시로 바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 변화에 둔감하다면 훌륭한 지리교사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군다나 학생의 말을 잘 들어주고 학생들이 잘 다가갈 수 있게 되는 것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거치면서 더더욱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다. 물론 4차 산업혁명, 심지어 3차 산업혁명 이전에도 이는 교사로서 매우 중요한 역량이었다. 하지만 이는 4차 산업혁명 대에 이르러서 더욱 중요한 역량으로 급부상할 것이다.


 과거에는 공동체 사회였다. 학교가 아니어도 집단은 늘 어디든 존재했으며 고민이 있다거나 힘든 일이 있다면 자신이 속한 집단에 하소연할 수 있었다. 그때는 핵가족화 현상이 나타나기 전이었기에 집단에 말하기 힘들면 가족에게 고민이나 힘든 일을 하소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시작하면서 그러한 집단은 하나둘씩 해체되었다.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온 핵가족화 역시 힘든 일이나 고민을 하소연할 수 있는 가족들의 구성원들을 줄여놓았다. 결국, 학생들은 자신의 힘든 일이나 고민거리를 털어놓을 곳들이 많이 사라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청소년 자살이나 청소년 비행 등의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져 사회적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교사가 학생들이 힘들면 교사에게 고민거리들을 털어놓을수 있도록 학생의 말은 잘 들어주고 학생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주체가 된다면 학생들이 자신들의 고민거리를 털어놓을 수 있는 좋은 주체가 하나 늘어나게 되어 교사로서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나는 이런 역량을 갖추는 일이 상당히 힘든 일인데도 불구하고 지리 교사라는 꿈을 꾸고 그 꿈을 원동력으로 대한민국 고3이라는 신분을 견디고 있는 걸까? 우선 나는 지리가 좋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무언가를 달달 외우는 것에 대해 묘한 쾌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나에게 지리는 무언가 새로운 영역이었다. 그저 문자로만 정보를 전달하는 다른 정보들에 반해 지리에 대한 정보는 시각적인 정보였기 때문에 기존의 정보와는 많이 달랐으며 지리의 이러한 특성은 어린 나에게는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더군다나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정보였다는 것 또한, 매력으로 작용했다. 비교적 실생활과는 관련이 없는 다른 정보들과는 달리 지리는 집 밖에만 나가면 바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과목들과는 다른 지리만이 가진 매력이었다. 이러한 매력으로 인해서 지리는 내가 좋아하는 과목이 되었으며 평소 겁이 많아서 무언가를 말할 때 틀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지리 관련 내용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두려움도 잊고 수다쟁이가 될 정도로 지리에 꽂히게 되었다. 더군다나 나는 교육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어려웠던 시절 우리 나라는 교육에 대한 투자 하나만큼은 상당한 수준이었고 이는 국가 가난을 벗어나게 하는 커다란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은 나로 하여금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하였으며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문제 될 시 지리외 탭으로 옮기도록 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