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사람은 알지만, 1인당 GDP로 측정한 한국의 지역격차는 OECD에서 많이 낮은 편임.

하지만 여기서 한국의 지역격차가 작다고 결론내릴 수 없음. 

1인당 GDP는 삶의 질을 '완벽하게' 예측하지 못하고

('대체적'으로는 예측할 수 있음 - 예를들어 에티오피아 인도랑 한국 스웨덴 중 어디 삶의 질이 더 높을까?)

본사 등 문제로 수도권으로 가고 지역 내에서 순환하지 못하는 GRDP 문제도 있걸랑.

그래서 OECD에서 내놓은 대안 지표를 활용해서 지역격차를 대리측정 해봄.


OECD에서는 OECD Regional Well-Being (oecdregionalwellbeing.org)

라고 해서 GDP의 한계를 넘어선 지역별(국가단위도 따로 있음) 웰빙지수를 만들었음.

흔히 1인당 GDP로 추론되는 소득을 넘어서 

교육, 환경, 치안, 일자리, 보건, 시민참여, 공동체, 주거, 삶의 만족도, 서비스 접근성까지 총 11가지 분야에서 지표를 내서 전반적인 삶의 질/후생을 측정함

세부 항목별로 쓰는 지표는 다음과 같음.


소득 - 1인당 가처분소득

교육 - 노동력 중 중등교육 이상 수료자 비율 (쉽게 말해 고졸자 이상 비율) 

환경 - PM2.5 농도

치안 - 살인율

일자리 - 고용률 및 실업률

보건 - 기대수명 및 조사망률

시민참여 - 투표율 (한국의 경우 2017년 대선 기준)

공동체 - '위기 상황에 도움받을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 비율

주거 - 1인당 평균 방 수

삶의 만족도 - 개개인의 삶의 만족도 평균(0-10점 사이에서)

서비스 접근성 - 광대역 인터넷이 되는 가구 비율


겨우 지표 한두개로 측정하기 때문에 수치가 좀 이상할 수 있음(한국의 경우 치안지표가 의외로 낮게 나옴).

국가비교할 때 주의해야 하거나, 특정국가에는 의미가 덜한 지표도 있고.

예1) 서비스 접근성 - 한국은 광대역 인터넷은 거의 모두가 가입해 상향평준화됨. 

예2) 교육 - 고졸 '미만'은 한국은 고연령층 빼고 거의 없음. 요즘 청년 세대의 삶의 질을 측정하진 못함.  

그건 감안하고 보셈.


OECD는 각국을 TL2 단위로 나누어서
(한국은 7등분됨 - 수도권, 충청, 강원, 경북, 경남, 전라, 제주)

총 440개 하위 행정구역을 선정하고, 세부 지표별로 OECD 전체를 1등부터 꼴등까지 순위매김.


종합지표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삶의 질 수준이 비슷한 지역끼리 짝지은 게 있는데 (세부지표로는 편차가 많이 남)

서울은 이탈리아의 에밀리야-로마냐, 프랑스의 일드 프랑스,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과 비슷함.

강원은 이탈리아의 움브리아,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 헝가리의 중앙 헝가리, 이스라엘 북부와 비슷.

충청은 이탈리아의 에밀리야-로마냐,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비슷. 

경북은 이탈리아의 움브리아,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 헝가리의 중앙 헝가리, 이스라엘 북부와 비슷.

경남은 이탈리아의 움브리아, 슬로바키아의 브라티슬라바,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비슷.

전라는 이탈리아 움브리아,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 이스라엘 북부.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비슷. 

제주는 이탈리아의 움브리아,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 슬로베니아의 중앙 슬로베니아, 프랑스의 일드프랑스와 비슷.


한국의 모든 지역과 매칭되는 체코의 중앙 보헤미안 ㄷㄷ 

전반적으로 한국 지역들은 1인당 GDP 순위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타국 지역과 매칭된 느낌임. 예상대로지만. 글고 지역별로 매칭되는 타국 지역 수준이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고. 


그렇게 한국의 지역격차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옴 


출처는 https://www.oecd.org/cfe/oecd-regions-and-cities-at-a-glance-26173212.htm

들어가서 Korea 문서 누르면 나옴.



아래 파란색은 OECD 전체 하위 20%, 위의 하늘색은 OECD 전체 상위 20% 지역임.

위로 갈수록 상대 순위가 높다는 거임.


보다시피 환경, 주거, 삶의 질, 서비스 접근성은 지역격차가 낮은데

일자리, 치안, 교육, 공동체 쪽 지역격차가 많이 큼.

치안은 지표가 좀 한계가 많아서 빼자면 

한국의 삶의 질의 관점에서 지역격차는 일자리, 교육, 공동체에서 두드러짐


그렇다면 타국과 비교하면 지역격차가 어떤 편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타국의 지역격차 그래프도 올려봄.

공정한 비교를 위해 한국과 지역면적이 3배 내로 차이나는 국가만 올려봄. (일본은 흔히 언급되는 국가라 예외로 올림)

아일랜드와 아이슬란드는 3-4 지역으로만 나뉜고로 공정한 비교가 어려워 제외.


오스트리아



벨기에 



일본



체코 



덴마크



에스토니아 



그리스



스위스



포르투갈



슬로바키아 


노르웨이

네덜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헝가리

뉴질랜드



보다시피 한국의 삶의 질 지역격차는 타국대비 특별히 높다고 보기 어려움.

오히려 작은 쪽에 더 가까운 것 같기도...? 스위스와 북유럽 국가들은 상향 평준화되서인지 격차가 작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지역격차를 이야기할 땐 주의가 필요함.

한국은 인구집중 격차가 극심하지만 생활수준, 삶의 질 지역격차는 오히려 약한 쪽에 가까움.

어느쪽에 집중하냐에 따라 지역격차에 대한 의견이나 지역격차 해소방안이 달라질 수 있음.


그렇다고 안심할 순 없음.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을 뿐 절대적으로는 심각한 문제니.

글고 제일 심한 지역격차가 일자리, 교육, 공동체라는 건 실제로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사람이 몰리는 사유들과 겹쳐서

이쪽 지역격차의 심각성은 인증됐음. 

비수도권이 죽어가는걸 막으려면 일자리, 교육, 공동체쪽을 복원하는데 치중해야함.


그리고 전국을 광역시급까지 포함한 7권역으로 나눠서 차이가 작아보일 뿐,

거기서 또 대도시, 중도시, 소도시, 군읍면리로 나오면 차이는 더 커질 수 있음. 이건 타 국가도 비슷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