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및 획지.

그 가구가 장농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가구란 block으로서 도로에 의해 구별된 한 개의 블록을 의미하고, 획지란 건축물을 짓도록 구획된 경계를 의미한다. 즉 획지들이 모여서 가구가 되고, 가구들이 모여서 하나의 구역을 이룬다. 좀 쉽게 말하자면 구역이 하나의 사람이라고한다면, 가구는 뼈대 및 근육을 의미하고, 획지는 하나하나의 세포를 이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구단위계획(개발사업 포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구를 어떻게 짤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물론 밀어버리고 새로 짓는 정비사업이나, 백지에서 시작하는 개발사업이라면 매우 쉽지만, 기성 시가지 내에서 가구를 짜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당초 가구란 "6m짜리 도시계획도로로 둘러쌓여 있고, 1켜 내지는 2켜로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 통념이다. 이 말은 맹지가 없이 어느 건물이나 적어도 6m 이상의 (공공이 유지관리하는)도로에 붙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가? 전혀 그렇지 않다. 맹지에 집짓고 사는 경우도 많고, 폭이 4m도 안되는 약 3m 내에 협소한 도로에 붙어 있는 곳도 많다. 더욱이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된 지역의 경우, 골목골목이 복잡하게 되어 있어서 하나의 가구로서의 계획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요새는 가구의 정의를 "도로(사도 및 현황도로) 내지는 도로 등(공원, 학교 포함)으로 둘러 쌓인 일단의 블록"로 규정하곤 한다. 그리고 맹지에 대해서 "보차혼용통로"등의 지정을 통해 신축이 가능하도록 열어두는 추세이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가구 계획이 지구단위계획의 실패의 원인이라고 생각이 된다. 지구단위계획이 앞서 말한 듯 계획적, 체계적 관리를 유도하기 위해서 수립하는 계획인데, 자동차 회전 반경 등을 고려한 최소 폭원인 6m도 안되는 도로, 그것도 사도나 현황도로(쉽게 말하면 남의 땅 밟고 지나가는것)을 다 인정한다는 것이 지구단위계획 수립의 목적을 상실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