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노선이 교차하는 곳을 전략적으로 노리면 도시가 성장할 수 있다고??

일단 내가 생각하는 정답은 YES다. 반박시 니말이 다 맞다.

오늘 알아보고자 하는 곳은 런던의 '킹스 크로스역' 그리고 동생 역인 '세인트 판크라스 역'이다.

킹스크로스역은 센트럴 런던의 북부에 위치하고 있는데 주변에 런던대학, 대영도서관등 런던의 시그니쳐들과 함께하는 곳임.

이곳의 입지적 분석은 차후에 이에 대해 자세히 다루어 보려합니다. (지도랑 노선보고 청량리나 왕십리가 떠올랐다면 촉이 아주 좋은 거ㅎㅎ)

킹스크로스 역은 헤리포터에서 헤리가 머글들의 세계를 탈출해 호그와트로 향하는 9에 3/4 승강장이 있는 그곳으로 유명하죠.

여기 갤러들도 정신 약간 맛이가서 반쯤 돌아버린 상태면 머글들의 세상을 떠나 킹스크로스역으로 가보는 것도 떠나봐요


역사보기 귀찮으면 바로 2탄 넘어가시면 됩니다. 


일단 킹스크로스역의 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나마 알아보자요

킹스 크로스역은 1850년 'The great Northern Railway'의 런던 기종착역으로 생긴 역이다.

'The great Northern Railway'는 1846년에 런던과 요크 주를 연결하기 위해 연결하기 위해 만든 노선으로

영국 최초의 철도인 스톡턴-달링턴 철도(1825년 개통), 리버풀-맨체스터(1830년 개통)에 비해 상당히 후발주자이지만.

영국의 최대 석탄산지라 불리는 노팅엄셔주등 주요 공업지대와 런던을 연결했다는 점에서 영국 산업혁명에 상당한 의의가 있는 곳이라 보죠.


1868년 킹스크로스역 (2차선 도로)길 바로 맞은편에는 동생이 태어나는데.... 바로 세인트 판크라스 역

셰필드, 노팅엄, 웨일즈, 리즈(과거에는 리즈선이 있었다 함.)와 런던을 연결해 주는 미들랜드 선의 런던 종착역.

킹스크로스 역(한국의 서울역)과 세인트 판크라스 역(한국의 용산역)은 그 우애를 상당히 과시하며 폭풍 성장했습니다. 


형제가 사는 집 지하 단칸방에 '킹스 크로스 판크라스 지하철 역'이 들어서면서 식구가 부쩍 늘게 되는데

이때부터 형제네는 지하철 노선이 6개나 들어가면서 런던 교통의 중심지가 되어 부렸음.



1차세계 대전 이후 영국은 민간철도 회사를 네개로 정리하는데

그레이트 웨스턴 철도(Great Western Railway, GWR), 런던 앤드 노스 이스턴 철도(London and North Eastern Railway, LNER), 런던 미들랜드 앤드 스코티시 철도(London, Midland and Scottish Railway, LMS),사우던 철도(Southern Railway, SR)

한국으로 치면 경의선,호남선,경부선,경원선(+동해선)이 각자 다른 민간철도 회사에 의해 운영되는 시스템과 동일하다고 보면 됨.ㅇㅇ

이중 킹스크로스역은 던 앤드 노스 이스턴 철도에 편입되고 세인트 판크라스 역은 런던 미들랜드 앤드 스코티시 철도 소속으로 편입됨.

형님 역은 '영국에서 제일 붐비는 기차역'이라는 타이틀을 공고히 하기 시작하면서 

증기기관 시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Gresley A3','A4 Pacific', 'Flying Scotsman' 필두로

증기기관 시대의 정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증기기관차 메렐드를 론칭하며 히트를 침.  

플라잉 스코츠는 스코틀랜드와 런던(국토의 끝과 끝)을 잇는단 점에서 경부고속철과 상당히 유사한 듯.

이후 1948년 영국이 철도국유화를 단행하면서 증기기관 시대의 킹스크로스역은 서서히 페러다임의 전환을 맞게 되는데...

1950년대 디젤 물결이 불면서 증기기관 라인들이 디젤로 대체되기 시작하였고, 1963년 모든 노선이 디젤로 전환되면서 디젤 시대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1970년대 런던을 뻗어가는 주요 철도노선들을 중심으로 '철도 전철화 사업(Railway Electirification)'을 시작하게 되고

이때의 전철화 사업이 런던의 광역전철화의 큰 발판이 됨. 크로스레일의 지상구간의 상당수가 철도 전철화된 이 구간들을 운용함. 




그리고 어느 순간 부터 동생이 형보다 키가 커져버린 순간이 있으니

바로 철도사의 한 획을 그은 사건인 1994년 '유로스타'의 등장이다. 

유로스타 런던&콘티넨털(LCR) 종착역은 형 킹스크로스가 아닌 동생 세인트판크라스가 가져가면서 

국내선 부자였던 형은 졸지에 국제선을 등에 업은 동생을 우러러 봐야 할 지경이 되었죠. 


형은 이에 뒤질세라 나름의 쇄신이 필요하였고 역 자체를 (마누라 자식빼고 다) 바꿔보고자 결심하는데

이와 같이 진행된 도시재생프로젝트가 바로 '킹스크로스 도시재생'사업입니다.



[킹스크로스 도시재생 사업] 




킹스 크로스를 포함한 이즐링턴 구는 산업혁명시기의 교통과 물류의 중심이라는 명성과 달리

1970년대 런던에서도 낙후된 도심지의 딱지가 붙는 곳이 되어버렸다. 

실제로 킹스크로스 지역의 공시지가를 보면 런던의 오피스 지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런던의 평균보다 못한 수준에 있었다. 

반면 프로그램을 통한 쇄신 이후에는 런던의 평균을 상회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알아보자.




1996년 고속철도로 유럽대륙을 연결하는 세인트판크라스역에 런던&콘티넨털(LCR) 종착역이 들어서는 것이 확정되면서부터 변화가 시작되는데

2001년에 킹스크로스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이 체결됐으며, 전체 지분의 50%를 보유한 민간 디벨로퍼 아젠트(Argent)와 LCR(36.5%), 13.5%의 지분을 가진 물류회사 DHL(舊 Exel)로 구성된 KCCLP(King’s Cross Central Limited Partnership)이 주체가 되어 개발 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함.

이후 중앙정부·지방정부·민간 디벨로퍼·시민 등이 350여차례의 회의를 통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2006년 마침내 최종 승인을 받아 2007년부터 건설이 시작됨.



그러면 킹스크로스 프로젝트의 성공요인에는 무엇이 있을까?


1) 토포필리아와 예술적 자산


"QUALITY OF LIFE, 사람과 함께 하는 도시 킹스크로스"


바로 이 프로젝트의 슬로건이다.


굉장히 휴머니즘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슬로건이라고 생각함. 상당히 '토포필리아(Topophillia)' 지향적인 문구인 것 같음.

내 도시를 내가 사랑하게 끔 하는 도시 계획만큼 완벽한 도시계획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통도 교통이지만 킹스크로스가 가진 예술적 가치를 잘 키우고 여러 예술적 자원을 새롭게 창조한게 큰 몫이라 봐요.



1852년에 복합창고로 지어진 '그래너리 빌딩'은 심하게 낙후되어 철거되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오히려 보존건물로 지정되어 런던 예술대학의 '센트럴세인트마틴스'가 이주해 킹스크로스 개발지구의 정중앙에 위치하며 상징이 되어버립니다. 

과거에 산업용으로 건립된 건물이 현대적 요구에 충분히 부합될 수 있음을 반증해 주었으며

최소한의 변화만 준다면 역사와 현대가 상생해 갈 수 있는 가치임을 입증해 준 바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흥미로운 것은 그래니 스퀘어(Granny Square)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려 한 점입니다. 

계절별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적 요소를 충족시킬 뿐 아니라

옆에 세계적인 예술 학교인 세인트 마틴을 끼고 있어 (한국의 홍대거리처럼) 예술의 거리로 도약한 점이 인상적임이고,

근처에 런던도서관, 판크라스 광장도서관 같은 교육적 인프라가 있어서 책도 읽으며 산책하는 분위기 있는 도심 휴양지로 변모했죠.





킹스크로스 주변을 둘러싸는 하천에 'Camley Street Natural Park'라는 근린공원을 조성하는데

뉴욕의 센트럴파크만큼이나 인근의 런던의 오피스 지구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휴식처이다.

런던 시민들이 애용하는 근린공원 중 하나.




그리고 보행로 중심의 미관에 굉장히 힘썼는데 그 사례가 'kings boulvard' 와 'Canal Reach'




콜 드롭스 야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은 도시재생은 재개발이나 재건축과 같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콜 드롭스 야드는 도시 재생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 지은 건물임에도 주변의 건물과 양식을 비슷하게 해서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통해 역사를 보전하는 것이 바로 그 특성이라고 봅니다. 



2 ) 대기업을 입주시키자!!


첫째로, 교통의 요충지이고

둘째로, 근린환경이 잘 가추어졌으며

셋째로, 인근에 주요대학이 포진해 있어 산학협력이 용이하고

넷째로, 예술.문화.관광 자원이 풍부하며

다섯째로, 지대(Rent)가 저렴하다면


장려금까지?? 막말로 어느 바보 대기업이 아닌 이상 입주하게 되어있다. 


"매력적인 글로벌 기업의 허브(HUB)가 되다"



구글 런던 본사(HQ)


페이스북 런던 본사(HQ)

삼성 VX쇼룸


루이뷔똥 런던 본사


PRS 런던 본사




3) 10대 원칙과 프로젝트 정책의 일관성 

1) 활기 있는 도시체계(a robust urban framework)

2) 지속 가능한 공간(a lasting new place)

3) 접근성 향상(promote Accessibility)

4) 복합적인 지역 활용(a vibrant mix of uses)

5) 유산의 가치 보존과 활용(harness the value of heritage)

6) 킹스크로스와 런던을 위한 지역재생(work for King’s Cross, work for London)

7) 장기적인 성공(commit to long-term success)

8) 지역의 능동적인 참여(engage and inspire)

9) 안전한 실행(secure delivery)

10) 원활한 소통(communicate clearly and openly)


빌바오의 도시 재생사업처럼 독자성을 부여받은 실무진과 시민협회가 주축이 된건 아니지만 눈여겨 봐야 할 점은 이 10대 원칙은 정권이 변하던 시장이 바뀌던 굴하지 않고 이행되어 왔습니다. 장기적인 비전의 일관성 있는 유지는 이러한 점에서 도시 재생프로잭트의 핵심인 것 같구요. 이중 거버넌스 정도의 견고함은 없어도 도시계획이 최소한 '원칙주의'에 기반해야 그 기조가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탄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