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시간이 많이 비어서 혼자서 수원에 놀러가게 되었음.

수지구에 살면서 의외로 광교를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수원에 가 본적이 없는 탓에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은 동네였음.

그 광교도 컨벤션센터가 아니었다면 일상적으로 갈 일이 없는 반면, 분당은 적어도 오리역~서현역 까지는 뻔질나게 다녀봄.

용인의 생활권이 어디에 더 가까운지 실생활에서 강하게 체감 중.

암튼, 사실 수원의 중심 번화가는 남문-수원역-인계동-광교 순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사실상 남문 상권은 너무 고령화되었다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수원화성과 연계된 '근본'은 존재하는 편. 주변에 살때는 피시방이나 노래방 같은 유흥시설이 없어서 별로일지 몰라도 관광지로는 좋다고 봄.


720-2 버스를 타고 내리면 팔달문이 보임.

팔달문=남문인거 모르는 흑우는 도지챈에 없겠지



지동시장. 남문 근처에 있는 경기도 최대의 시장골목 중 하나인데, 여러 개의 시장들이 연담화되어서 사실상 하나의 거대한 헤게모니를 이루고 잇음. 그 중 하나가 이 지동시장. 도너츠를 하나 사먹었음.

지동시장 근처에서 보이는 (복원된)화성 성곽. 이따가 성곽길은 갈 거였으니 패스.


이날 날씨가 꽤나 우중충했음. 그만큼 조금 덜 더웠지만 습했는데.. 사진은 수원화성 앞의 창룡대로가 정조로와 만나는 삼거리. 정면이 창룡대료 방면이다. 창룡대로는 용인시계(광교신도시)에서 포은대로와 직결된 이후 다시 광주시 안에서 광주대로와 직결되며 끝없이 이어지는 긴 도로. 용인시의 도로에 대해 연재한다고 했다가 딱 1회 올린 후 아직까지 후속작을 못 잇고 있는데... 글 쓰는데 너무 오래 걸리는 듯.


수원 화성과 연계하여 무슨 건물이 있었는데, 잘 기억은 안 남. 이렇게 도심 속에 광장이 있다는 건 도시의 근본을 드러내는 상징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음. 

화성 입구. 잠깐 들어가긴 했는데 이따 야간개장때 다시 들어가야지 하고 나옴.


수원 화성 양옆에는 이렇게 잘 정비된 테마거리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 


한자 몰?루--- 그래도 낮에 사진 한 장쯤은 찍은 게 있어서 올려봄


주변 거리. 사실 이쪽이 메인 스트리트는 아닌 듯. 


LG25와 GS25는 모두 들어봤지만 저렇게 절묘한 점포는 처음 봐서 찍어봄.


본격적으로 화성 성곽길을 올라보는데.. 경사가 엄청나다.


계단의 경사가 실로 엄청난 위압감을 주었다. 


계단을 다 오르면 이런 뷰를 볼 수 있다.


다른 계단을 더 올라가면 이런 뷰도 보인다.


계단을 올라가면 놀랍게도 이렇게 북악산 스카이웨이나 워커힐 인근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길이 나온다.


어둑해졌는데, 굳이 따지자면 이쪽이 메인 스트리트 느낌이다.


화질이 구린데다 수전증 때문에 사진이 이상하지만, 그만큼 행인들의 얼굴도 흐릿하게 나오는 효과가 있으니 넘어가자.


화질이 보다시피 구리지만 암튼 슬슬 다시 화성으로 가보기로 했다.


불만 켜 놨는데도 건물이 더 위엄있게 느껴지는 기분.


별 설명은 없다. 그저 사진 1일 뿐...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빛나는 토끼 의자를 설치해 놓았다. 다리가 아픈 참이어서 옳다쿠나 앉아 있었다.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자줏빛 불빛을 켜 놓았다.


사람들이 많아서 기다렸지만 없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그냥 찍었다(...) 


오오

이렇게까지 다 둘러보고 다시 집으로 귀환했다.


수원 구도심은 처음 와 보는데, '상권'으로서의 힘은 사실 이제 인계동과 광교에게 넘겨주었다고 봐야 할 듯. (수원역도 치안 문제 때문에 젊은 층은 잘 안 간다고 하더라)

그러나 관광지로서의 기능은 수원시내 뿐만 아니라 경기도내에서도 독보적인 축에 들어간다고 생각함.

수원화성이라는 강력한 테마와 근본을 가진, 이런 대도시가 굉장히 드문데, 상당히 관광 목적으로는 만족스런 도시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나마 도내에서는 의정부 정도? 가 근본을 다툴 수 있는 오래된 도시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수원에 비하면 약하지 않을까..

경제적으로는 성남, 인구규모로는 고양과 용인 등이 수원을 뛰어넘거나 위협하는 도시들로 꼽히지만,

이러한 도시들과 수원의 결정적인 차이라면 수원만큼 '경기도 자체를 대표할 수 있을 만한 도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밥 먹고 놀기는 이쪽 동네보다 서현역이나 오히려 집 주변의 보정동, 수지구청 역시 남문 인근보다 나을 지 모르겠다.

그러나 관광지로서는 이러한 계획도시로는 아무리 상업지구를 잘 조성해 놓아도 한계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현재 서울시내에서도 2000년대 이후 떠오른 지역이 홍대-상수-망원-연남 지역, 성수, 건대 등등인데 이러한 지역들이 결코 계획도시라고 하기 어려운 지역들이라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는 사실이라고 생각.(건대 인근 화양동 등 광진구 일대는 나름 서울시에서 지정하여 생겨난 주택단지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주택들로만 이루어진 도시들을 계획도시라고 할 순 없다고 생각.)

아쉬웠던 건 내가 무계획적으로 간 거라서 못 가보거나 그냥 지나친 게 존재한다는 것. 조금 더 정조로를 따라 내려가면 중부대로의 기점 역시 등장하는데, 그곳까지 가보지 못한 것도 좀 그렇고.


여담:

Q. 셀카는 한 장도 없나요?

A. 구질구질한 추레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고 싶지는 않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