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좀 두서없는 건 양해 부탁함. 여행은 끝났는데 없는 사진을 다시 찍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미국의 국제열차 노선은 세 가지가 있음. 서부에 하나, 동부에 둘. 근데 이 셋이 전부 캐나다랑만 연결되어 있음. 밴쿠버, 토론토, 그리고 몬트리올. 멕시코가 의외로 없어서 놀랐음. 


나는 이번에 미국 암트랙과 캐나다 비아레일이 공동운행하는 메이플 리프 노선을 이용했음.


이런 풍경을 보면서 뉴욕 주를 달리게 됨. 뉴욕 시 근처는 허드슨 강 전망을 볼 수 있지만 알바니 이후로 노선을 남북에서 동서로 틀면서 이런 숲 내지는 농가만 나옴. 

이렇게 달리다가 국경에 슬슬 다가가게 되면 승무원이 국경을 넘는 사람들에게 캐나다 입국신고서를 나눠줌. 처음에 승차권 스캔할 때 좌석 위 짐칸에다가 승객들의 목적지를 표시한 종이 카드를 꽃아놔서 구분함.


이 노선의 미국 내 마지막 역인 나이아가라 폴스 (뉴욕 주)임. 굳이 주 이름까지 붙여놓은 걸 보면 건너편에 캐나다측 나이아가라 폴스 역 또한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음.


이 역을 지나면 바로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강을 철로로 건너고 캐나다에 진입하게 됨. 철교를 건너자마자 뚝 하고 로밍이 시작됨.


캐나다측 나이아가라 폴스 역.


여기서 모든 승객은 자신의 모든 짐을 갖고 다 내려야 함.

그리고 역 내에 존재하는 입국심사대로 안내받고 입국 절차를 밟음.


역 내에 따로 격리된 입국심사대에 가면 의무적으로 병기된 프랑스어 안내문들이 여기가 캐나다라는 것을 체감시켜줌.

어쩌다보니 난 캐나다를 비행기로 가본 적은 없어서 확언은 못하겠지만 당연히 공항의 입국심사보다는 줄이 훨씬 짧음. 이 노선은 하루에 한 편 만 있으니까. 


입국 절차가 완료되면 다시 건물 밖으로 내보냄. 이제 뭘 하든 자유지만 나는 다시 열차가 출발하기 전 까지는 대합실에 돌아와서 캐나다 안에서 이 역을 이용하는 다른 승객들과 같이 재탑승해야함.


왜 이러냐면 일단 미국에서 온 승객들이 우루루 짐 챙겨서 내리면 미국 앰트랙과 캐나다 VIA 간의 승무원 교체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기차 전체를 뒤짐. 혹시라도 있을 밀수품 같은 걸 찾아내야 하니까. 


이 작업이 대략 1시간, 또는 살짝 더 넘게 걸리고 그래서 그 동안 입국 수속이 끝난 승객들을 풀어놓는 것.

그리고 재탑승.

이제 캐나다에 왔으니 역 안내방송은 물론이고 승무원들의 말도 영어 프랑스어 둘 다 나옴.


승차권 보여달라고 말 걸때도 승무원들이 헬로봉쥬!라고 말함.


기차에는 앰트랙이라고 적혀있지만 승무원들은 VIA 직원이고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탑승하는 승객들의 티켓 양식도 나와는 다름.


그리고 이내 기차는 종점인 토론토 유니온 역을 향해 출발함.

온타리오 호를 둘러싼 지대가 기후가 그렇게 다를 리 없는데 미국에 있을 땐 못봤던 것 같은 과수원이 캐나다에선 자주 보여서 신기했음.

그리고 이내 달리다가 이 노선의 완전한 종점역인 토론토 유니온 역에 도착함.



다시 미국으로 갈 때도 역순임. 먼저 나이아가라 폴스(캐나다)역에서 양국 승무원들이 교대하고 나이아가라 폴스 (뉴욕 주) 역에 정차해서 전원 내려서 역 내에 따로 존재하는 입국심사대로 가서 입국 절차 밟고 다시 대합실에서 기다리다 재탑승 하는 식임.


다만 미국이니 영어만 사용 가능하고 또 캐나다와 다르게 X-레이 검사와 지문 채취가 이루어짐.


한국인들에게 국제열차 자체가 유럽에 여행가지 않는 이상 생소한 것이고 또 국경을 열어놓은 쉥겐조약 가맹국들과 다르게 입국 절차를 다 거치는 미국-캐나다간 국제열차 탑승은 꽤 흥미로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