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 좋으면 자세하게 연재할 생각도 있는데, 일단은 그냥 내용만 빨리 설명하는 글임


Part.1 악의 소굴로서의 도시


#1 가인이 성을 쌓고...


16 가인이 여호와의 앞을 떠나 나가 에덴 동편 놋 땅에 거하였더니 17 아내와 동침하니 그가 잉태하여 에녹을 낳은지라 가인이 성을 쌓고 그 아들의 이름으로 성을 이름하여 에녹이라 하였더라


성경에 기록된 최초의 도시는 바로 가인이 지은 성 에녹이다. 가인은 신의 질서가 다스리는 에덴을 떠나 동쪽 놋 땅에 거하였다. 이는 방황이라는 뜻인데, 그의 방황이란 죄의식과 두려움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그가 지은 이 도시는 신을 떠난 인간의 방황, 죄의식, 정죄감, 두려움을 상징한다. 


#2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이후 도시민으로서의 가인의 자손과 비도시민으로서의 셋의 자손이 서로 공존하다가 셋의 자손이 가인의 자손과 같이 타락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바로 노아의 홍수이다.


2 이에 그들이 동방으로 옮기다가 시날 평지를 만나 거기 거하고 3 서로 말하되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 하고 이에 벽돌로 돌을 대신하며 역청으로 진흙을 대신하고 4 또 말하되 자, 성과 대를 쌓아 대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 5 여호와께서 인생들의 쌓는 성과 대를 보시려고 강림하셨더라 6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이 무리가 한 족속이요 언어도 하나이므로 이같이 시작하였으니 이후로는 그 경영하는 일을 금지할 수 없으리로다 7 자, 우리가 내려가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케 하여 그들로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하시고 8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신 고로 그들이 성 쌓기를 그쳤더라


이러한 노아의 홍수 이후 사람들은 다시 성을 쌓고자 한다. 이는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려는 인간의 교만과 동시에 분열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한다. 


#3 너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그러나 인간의 도시 축조는 막을 수가 없는 시대의 흐름이었다. 성경은 이러한 시대를 어둠의 시대로 표현한다. 그리고 그 어둠의 시대를 끝낼 사람으로서 새로운 선택받은 사람, 아브라함이 등장한다.


1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 2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 3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니라 하신지라 4 이에 아브람이 여호와의 말씀을 좇아갔고 롯도 그와 함께 갔으며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에 그 나이 칠십오 세였더라 5 아브람이 그 아내 사래와 조카 롯과 하란에서 모은 모든 소유와 얻은 사람들을 이끌고 가나안 땅으로 가려고 떠나서 마침내 가나안 땅에 들어갔더라


그는 고고학적으로 최초의 도시 중 하나로 알려진 에렉의 옆 도시 우르의 거주민이었으나, 현재는 당시 신도시인 하란에서 살고 있는 중이었다. 신은 아브라함에게 인간의 탐욕, 교만, 두려움, 정죄감이 가득한 도시를 떠나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오직 신의 섭리만이 존재하는 가나안 땅으로 갈 것을 요구(그 당시에는 완전 광야였다)한다.


#4 우리로 이 곳을 멸하러 보내셨나니


이 때 유명한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 유명한 소돔과 고모라 사건이다. 원래 아브라함의 조카 롯은 아브라함과 같이 광야 생활을 했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신도시였던 소돔에 살게 되었다. 그런데 그 소돔은 '공의와 심판에 대한 부르짖음이 큰 도시' 즉 타락하고 범죄한 땅이었다.


12 그 사람들이 롯에게 이르되 이 외에 네게 속한 자가 또 있느냐 네 사위나 자녀나 성중에 네게 속한 자들을 다 성 밖으로 이끌어내라 13 그들에 대하여 부르짖음이 여호와 앞에 크므로 여호와께서 우리로 이 곳을 멸하러 보내셨나니 우리가 멸하리라


천사는 그런 롯을 잡아 끌며 말했다. 성 밖으로 이끌어 내라. 이 말은 성경의 저자가 얼마나 도시의 삶에 대해 회의적이고 부정적으로 보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5 무거운 짐을 지워 괴롭게 하여...


이후 아브라함과 그 아들 이삭, 야곱은 광야에 거하며 도시민과는 구별된 삶을 산다. 이는 인간의 질서가 아닌 신의 섭리에 순종하는 삶을 가리킨다. 그러다 야곱의 아들 요셉 때 이후 아브라함의 후손, 즉 이스라엘 백성들은 당시 최강대국이었던 이집트로 이사를 간다.


그러나 그 삶은 결코 순탄치 않게 묘사된다.


11 감독들을 그들 위에 세우고 그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워 괴롭게 하여 그들로 바로를 위하여 국고성 비돔과 라암셋을 건축하게 하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은 대규모 건축토목 공사에 동원된 것으로 표현되는데, 이는 도시의 삶이 무거운 짐을 지워 괴롭게 하는 힘들고 어려운 삶이었다는 것을 드러낸다.


#6 성을 누구든지 일어나서 건축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이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집트 왕자, 모세를 통해 이집트에서 벗어나게 되고 아브라함이 살던 가나안 땅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때 가나안 땅에는 벌써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그 땅을 정복해가는 전쟁을 책임지는 사람은 모세의 후계자 여호수아였다.


그는 가나안의 관문 도시인 여리고를 파괴한 후 말한다.


26 여호수아가 그 때에 맹세로 무리를 경계하여 가로되 이 여리고 성을 누구든지 일어나서 건축하는 자는 여호와 앞에서 저주를 받을 것이라 그 기초를 쌓을 때에 장자를 잃을 것이요 문을 세울 때에 계자를 잃으리라 하였더라


그는 당시 여리고가 상업무역의 중심지요 군사적인 요충지였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성경과 이스라엘 백성들은 도시에 대해서 여전히 부정적이게 바라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도시란 파괴해야 하는 대상이며 수복, 재건이라는 것은 신의 질서와 섭리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


#7 이 때에 판벽한 집에 거하는 것이 가하냐


그 후 여호수아가 죽고, 한참 후에 그 유명한 다윗-솔로몬 왕국이 시작된다. 이 때 예루살렘을 수도로 삼고 성전을 건축하며 도시로서의 발전이 시작된다. 하지만 여전히 성경은 예루살렘을 정치경제의 중심지로 보기보다도 오직 종교적인 중심지로만 본다.


다윗 솔로몬이라는 유대 왕국이 멸망한 후, 멸망당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벨론으로 끌려갔다. 그리고 70년 후에 다시 돌아온다. 


3 여호와의 말씀이 선지자 학개에게 임하여 가라사대 4 이 전이 황무하였거늘 너희가 이 때에 판벽한 집에 거하는 것이 가하냐


그러나 여전히 도시 생활에 대해서는 반감이 가득하다. 여기서 말하는 판벽한 집이란 쉽게 말해서 도시의 호화주택을 말한다. 당시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져 있었기 때문에 재건의 필요성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도시생활을 누리고 성전을 재건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이를 신랄하게 비판한 것이다.


이 7가지 도시의 예를 볼 때, 성경은 도시에 대해서 굉장히 비관적이고 비판적으로 본다. 광야는 신의 섭리와 질서가 있는 공간이며 도시는 인간의 범죄와 악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도시의 삶은 타락적이고 심판 받아 마땅한 것이며, 그런 도시의 삶을 버리고 광야로 나아오는 것이 바로 신이 질서와 섭리를 추구하는 것으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