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이스라엘은 흥망성쇠를 거듭하다가 결국 로마의 식민지 아래 놓이게 된다. 이때 로마제국에도 유명세를 떨친 광야의 목소리, 세례 요한이 등장한다. 세례 요한이 유명했던 이유는 그가 도시민의 삶을 포기하고 광야에서 살면서 세례를 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처럼 도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극적으로 변화되게 된다.


#1 예수께서 다시 가버나움에 들어가시니...


이는 바로 갈릴리 나사렛 목수출신의 젊은 예언자, 예수의 출현 때문이었다. 그는 갈릴리 지방의 주도인  가버나움에서 주로 활동한 도시의 사역자였다. 


1 수일 후에 예수께서 다시 가버나움에 들어가시니 집에 계신 소문이 들린지라 2 많은 사람이 모여서 문 앞에라도 용신할 수 없게 되었는데 예수께서 저희에게 도를 말씀하시더니


특히 그는 안식일마다 회당이라 불리는 유대교의 지방 종교-행정-사법 기관을 주로 이용하였는데, 그때 말씀 강론을 할 뿐 아니라 여러가지 기적을 일으키기도 했다. 또한 결혼식이나 장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유대교 전통 명절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이처럼 예수는 지극히 세속적인 방식으로 종교활동을 했으며, 종교의 장소를 인간의 삶과 구별된 어떤 광야가 아니라 도시의 공간으로 끌고 오게 되었다. 


#2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예수는 익히 알려진 것처럼 예루살렘에서 체포된 이후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한다. 그러나 성경에 따르면 그는 죽은 지 3일만에 부활했으며 40일간 그 제자들과 함께 했다. 이후 그는 승천하면서 그의 제자들에게 말한다.


4 사도와 같이 모이사 저희에게 분부하여 가라사대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 들은 바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사실 이 예루살렘이란 예수의 추종자들에게는 적대적인 공간이었다. 그의 선생이었던 예수를 죽인 종교지도자들의 권력과 로마의 권세가 존재하는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수는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이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성령을 기다리라고 명령한다. 이는 은둔자적인 삶이 아니라 철저히 세속적인 삶으로서의 변화, 그리고 예루살렘이라는 도시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예루살렘이라는 도시를 변화시키는 삶을 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후 제자들은 예수의 말대로 성령을 받고 적극적으로 예루살렘이라는 당시 정치종교군사의 중심지에서 열성적인 종교활동을 시작한다. 그들은 더 이상 시골이나 농촌으로 가지 않았다. 함께 모여 떡을 떼며 공동생활을 했다. 이는 기독교가 도시의 종교로서 완전히 변화된 것이었다.


#3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 (고린도)


그리고 이런 도시의 종교로서의 기독교는 타소스 출신의 젊은 교역자, 바울의 회심으로 전세계에 펼치게 된다. 그는 여러번 전도여행을 떠났는데, 그때마다 그는 각 지역의 핵심도시들을 목표로 선교하였다. 


8 또 회당장 그리스보가 온 집으로 더불어 주를 믿으며 수다한 고린도 사람도 듣고 믿어 세례를 받더라 9 밤에 주께서 환상 가운데 바울에게 말씀하시되 두려워하지 말며 잠잠하지 말고 말하라 10 내가 너와 함께 있으매 아무 사람도 너를 대적하여 해롭게 할 자가 없을 것이니 이는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 하시더라 11 일 년 육 개월을 유하며 그들 가운데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니라


그 중 코린토스로 잘 알려진 고린도와 에페소스로 알려진 에베소와 같이 대형도시들을 대상으로 선교하였고, 오랜시간 그들과 머무르며 전도활동을 하였다. "이 성중에 내 백성이 많음이라"이 말은 결국 더 이상 도시가 적대의 공간이 아니라 전도의 공간이며 또한 신자들의 공간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4 자기 셋집에 유하며...(로마)


사도 바울은 얼마뒤 체포되어 당시 세계의 중심, 로마에 가게 되었다.


30 바울이 온 이태를 자기 셋집에 유하며 자기에게 오는 사람을 다 영접하고 31 담대히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께 관한 것을 가르치되 금하는 사람이 없었더라


그는 금고형에 처하게 되었는데, 자기 셋집에 거하며 세계의 중심지 로마를 기독교로 정복하겠다는 열정과 야망에 불타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열정과 야망은 현실이 되어 기독교가 로마를 정복하였다. 


....


이후로 우리가 아는 것처럼 기독교는 계속적으로 도시의 종교로서 존재하게 되었다. 거대한 성당과 교회가 존재하는 곳이 도시가 되었다. ... 


그후로 오랜 시간이 더흘러 우리나라에도 기독교가 전파되었다. 그리고 7080년대 산업화를 거치며 도시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며 한국 내 기독교 신자의 인구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00년 후반, 당시 서울시장이던 MB는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는 성시화 운동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독교는 도시의 종교로서 변화되었고 여전히 그러하다. 


이제 더 이상 기독교는 도시를 악의 소굴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선교를 위해 집중해야 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본다. 도시의 삶을 피하는 것을 가리키지 않고 도시의 삶을 변화시키도록 요구한다. 그것이 바로 성경이, 기독교가 도시를 바라보는 상반된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