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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시간까지 우리는 건축물의 용도에 대해 살펴보았다. 건축물은 용도가 기본이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도시의 건축물의 용도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어차피 아파트, 상가, 아니면 업무시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는 무엇인가? 바로 대부분 사람들이 가장 먼저 도시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바로 이 밀도이다. 밀도란 얼마나 빽빽하게 건축물을 지었는지를 나타내는 정도이다. 보통 이 건축물의 밀도를 정하는 요소로는 건폐율, 용적률, 높이가 있는데 이번 시간에는 이러한 기초 개념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자.


1. 건폐율


건폐율이란 해당 부지에 건축물이 얼마나 점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정도이다. 아무리 부지가 넓더라도 건폐율이 높으면 사람들은 답답해 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부지가 좁더라도 건폐율이 낮으면 사람들은 아마 답답하다고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건폐율은 어떻게 정하는가? 바로 뭐 수평투영면적이긴 한데, 그보다는 아주 직관적으로 건축물의 경계 / 땅의 경계라고 보면 될 것이다. (건축물의 외벽 또는 외벽 중심선 기준임)


그러므로 만약 건폐율이 동일한데, 외벽이 두껍다면(자재가 두껍거나, 아니면 외장재가 달려있거나 등) 실제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은 줄어들 것이고, 외벽이 얇다면 실제 안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은 늘어날 것이다. 아하, 우리는 이제 왜 한국의 대다수의 상가가 유럽처럼 넓고 두꺼운 돌로 되어있고 장식이 없는지 이해할 수 있다. 한정된 건폐율에서 외벽이 두꺼울수록 매장 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물론 기후나 공법의 차이도 당연히 존재한다.)


2. 높이


만약 동일한 건폐율이라면, 높이가 낮을수록 하늘을 보기 쉽고 개방감을 느끼기 쉽지만, 반대로 높이가 높을수록 하늘도 보기 어렵고 개방감도 사라질 것이다. 그러므로 높이도 당연히 밀도에 속한다. 따라서 건폐율이 땅의 경계에서 건축물이 얼마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의미한다면, 높이는 건축물이 하늘을 얼마나 빽빽하게 가리느냐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높이는 어떻게 정하는가? 보통 기본적으로 층수(주택 기준 1층 당 2.8m, 상업업무시설의 경우 3.5m)를 기준으로 하는데, 본래는 m로 하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왜 층수로 제어하지 않고, M로 제어하는 것이 기준일까? 이는 후술할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눈이 각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머리로 층수를 인지한다. 그러나 인간의 눈은 각도에 따라 빽빽한 정도를 느낀다. 또 태양 빛도 층수에 맞춰서 들어오는게 아니라 각도에 맞춰서 들어온다. 그러므로 이러한 각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높이를 M로 제어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듯, 인지적으로 와닿지 않기 때문에 산식에 따라 [ 높이계획(m) / 2.8~3.5(m/층)] 층수로 이해한다. 또한 서울에는 별도의 층수 기준이 존재하기는 하는데, 이는 엄밀히 말해 밀도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별도의 층수제한 계획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3. 용적률


자, 이렇게 보면 가장 애매한 것이 바로 용적률이다. 용적률을 아주 흔히 건폐율 x 층수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매우 틀린 것이다. 땅을 얼마나 빽빽하게 쓰는지가 건폐율이고, 하늘을 얼마나 빽빽하게 가리는지가 높이(층수)인데, 용적률은 계산하는 기준이 사용면적이기 때문이다. (외벽 제외, 계단 등 코어 제외) 그렇다면 대체 용적률은 어떤 분야에서 빽빽한 정도인가?


바로 용적률은 그 땅을 얼마나 빽빽하게 사용하는가를 의미한다. 용적률이 높다는 것은 용적률이 낮은 것보다 사람과 차량을 더 많이 유입시킨다. 또 동일 토지면적에서 용적률이 높을수록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훨씬 더 많다. (앞서 말한듯 건폐율과 높이는 이런 사용 정도와는 전혀 관계없는 물리적인 밀도 기준이다.) 그러므로 용적률은 땅의 용량이며 동시에 땅의 가치가 된다. 더 많이 사용할수록 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도시의 밀도는 물론 도시의 경관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끼치지만, 용적률에서 보듯이 도시의 밀도는 기본적으로 기반시설 용량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진다. 건폐율과 높이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용적률을 물리적으로 조절하는 툴에 가깝다. (층수 및 나중에 나오지면 이격배치 등은 다 배치 및 형태, 경관계획에서 다시 다룬다.) 높이를 낮추면 동일한 용적률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건폐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생기고, 건폐율을 낮추면 동일한 높이가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실 도시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밀도란 용적률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