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배치란 지난 시간에 다룬 건축선을 의미한다. 건축선이란 도로변을 두고 일자로 정렬할때 사용하는데, -----선을 기준으로 붙이면 지정선, 띄우면 한계선이다.


그런데 이런 건축선에서 첫번째 분화가 일어나는데 바로 건축선과 벽면선이다. 건축선이란 건축물을 통으로 다 정렬하는거고, 벽면선이란 특정층만 정렬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도로에서 볼 때, 모든 건물이 다 저 모양으로 정렬되어 있다면 배치계획이 결정되어 있는 것이다. 주로 건축선은 보행공간의 확보, 일관된 가로 경관 등을 형성하기 위해서 결정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2~4층은 앞에 나와있는데, 1층은 뒤로 물러난 것이다. 이런 경우 2~4층이 붙어 있는 것을 보고 건축선이 결정되어 있다고 말하며, 1층의 경우 추가적으로 벽면선까지 결정되어 있다고 본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는 좀 더 스케일을 키워서 이렇게 적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바로, 벽면선을 이용해서 특정 구간은 낮은 건물만 짓도록하고, 특정 구간 이후로부터만 높은 건물을 짓도록 규제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왜? 상업가로가 아닌 대규모 업무공간이나 주거단지의 자연스러운 경관을 형성하기 위해서 말이다.


이렇게 나온 것이 이른바 "층 배치구간"이다.




그 결과물은 대략 이런 느낌이다. 이걸 단순 중층-저층-고층배치구간으로 형성해도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경관 형성이 가능하지만, 여러 다층배치를 시킬 때 아주 자연스러운 느낌을 형성할 수 있다. 송도, 세종 등이 이러한 층 배치구간이 결정된 대표적인 형태이다.


그런데 더 나아가 우리는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아니, 이왕 이렇게 배치를 하고자 결정했다면, 꼭 층수 뿐 아니라 건축 구조도 배치를 유도해서 자연스러운 경관을 형성하도록 하면 안되나?" 예를 들어 탑상형 과 판상형을 유도하거나, 주동배치를 유도할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나온 것이 구조 배치구간이다.



그리고 그 느낌은 대략 이렇다.


이를 통해 신도시 지역 내의 자연스럽고 독창적이며 조화로운 (이게 세 개가 다 한 번에 기술 가능한 용어인지는 모르겠지만) 경관 형성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볼 때 우리는 큰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 규제를 촘촘히 할수록 건축적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제한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예상가능한 뻔한 건축물들만 양산된다는 것이다.


둘째, 이러한 규제가 심화될 경우, 건축물이 해당 용도지역에서 제한되는 용적률이나 건폐율 등 기본적인 용량을 차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건축 배치 계획을 결정하기 이전에는 반드시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러한 배치계획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용량을 달성할 수 있는지 입증해야 한다. (이러다보니 변수가 많은 구도심에서는 이러한 층별 배치구간, 구조 배치구간은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만약 특정 조건에만 용량이 달성하거나 특정 조건에도 불구하고 용량 달성이 불가능한 경우,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결정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의 경관이 중구난방인 기본적인 이유는 신도시가 아니라 격동의 세월을 겪은 구도심이기 때문에 변수가 너무 많아 쉽게 제어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