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도시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것은 앞서 말한 용도, 밀도, 배치 따위가 아니다. 

바로 건축물의 형태이다.


그렇다면 도시는 건축물의 형태를 어떻게 제어하는가? 건축물의 형태를 모두 다 일률적으로 통일하여 재미없는 도시를 만들 것인가? 아니면 모두 다 자율적으로 방관하여 지저분한 도시를 만들 것인가? 그 누구도 쉽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아는 한, 현재 대한민국의 도시들은 건축물들이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하되 최소한의 통일성을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심시티 경관이 나오려면 건축가들은 일이 없어지고, 이태원-홍대처럼 만들려면 도시계획가들이 일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경관은 대원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취향차라서 님들의 생각이 정답이 아님을 반드시 인정해야만 합니다. 최대한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최소한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건? 민원이 폭발하는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나마 통일성을 유지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1. 1층 전면부


일단 도시 경관에서 가장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1층 전면부이다.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1층 전면부를 도로 앞으로 내도록 한다거나, 투시벽 및 투시형 셔터를 설치하도록 한다.(쉽게 말하면 대로변에 콘크리트벽 말고 전열된 상품이 보이도록 유리벽으로 만들라는 뜻이다.) 또한 옆 건물들과의 1층 높이를 맞추고 될 수 있다면 파사드 분절, 즉 수직적으로 I  I   I 잘게 짜른단든지, 수평적으로 ㅡ ㅡ ㅡ 짜른다든지 해서 연속적인 경관이 조성되도록 한다. 


사실 이게 시장 논리상 당연한 것 아닌가? 싶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신도시가 아니라 구도심의 경우 생각보다 많은 상가가 1층 전면부가 통일되지 않고 개난장판인 경우가 많다. 그거라도 하라는 것이다.


2. 차폐


차폐란 무엇인가를 막는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건축물과 건축물 사이의 이격공간을 막거나(차폐), 막지 않는 것이다(차폐금지). 이것은 건축물의 배치 및 높이 등과도 연결되어 있다. 차폐란 2가지 요소가 있다고 본다.


첫째, 1층부 차폐. 쉽게 말해 건물들 사이에 있는 좁은 골목길 같은 골목길은 없애는게 옳다는 것이다. 왜냐? 뻔히 거기서 불량배들이 담배필 것이기 때문이다. 원래 법 상 필지선을 기준으로 최소 0.5m~1m 정도를 띄는게 원칙이다. 그러므로 건물들을 지으면 법적으로 이러한 이격공간이 생기는데 이걸 막아버리는게 1층부 차폐다. (단 통상적으로 이격공간이 3m 정도되면 아예 골목길을 뚫어버리는 것이 관례다.)


둘째, 고층부 차폐금지. 쉽게 말해 고층에 병풍처럼 빌딩이 늘어서 햇빛을 막는건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차폐율을 제어해서 고층부에는 탑상형으로 짓도록 한다든지 (.. 凸 ... 뭐 이런 모양으로?) 별도의 바람길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3. 야관 조명 및 옥외광고물


도시의 밤을 책임지는 것은 건축물의 용도도, 밀도도, 다른 무엇도 아니다. 야관 조명과 옥외 광고물들이다. 그래서 각기 지자체마다 야관 조명과 옥외광고물을 차별성 있게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통일성 있게 조성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4. 기타


그외에 담장을 없애거나, 장독대나 실외기 같은 미관저해시설 설치를 금지시키기도 한다.


참고로 색채도 있는데, 통상적으로 구도심에서는 적용 안하는게 관례이나, 신도시에서는 별도의 경관계획을 수립해서 제어를 한다. 가장 잘된 사례가 송도나 세종인데, 추후 경관 파트에서 다시 한번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