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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클걸게 한둘이 아니지만 일단 해당 ‘유럽 연합’의 구상 배경은 이렇다.

제 1차 세계대전 종전 후 유럽 대륙의 항구적 평화(Das neue Europa mit dem daurenden Frieden)를 위해선 기존의 국경을 초월한 단일국가가 필요하고, 그 결실이 위의 중앙유럽연합(Die Unionisierung Mitteleuropas)이라고 한다. 보다시피 수도 하나를 방사형으로 둘러싼 24개 주로 이루어진 중앙집권 국가인데, 주를 정할때 종교 민족 언어 그딴거 다 집어치우고 걍 그 주에서 유명한 도시를 주도로 삼고 거기서 주의 이름을 따온 것으로 보인다.(파리 주, 헤이그 주, 오데사 주…)


주(kanton)들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12시부터 보면 다음과 같다

브레슬라우 주(Kanton Breslau). 오늘날 폴란드의 브로츠와프(Wrocław)로 당시에는 프로이센의 도시.

베를린 주(Kanton Berlin). 

함부르크 주(Kanton Hamburg)

헤이그 주(Kanton Haag) 오늘날 국제사법재판소 소재지.

브뤼셀 주(Kanton Bruxelles)

파리 주(Kanton Paris). 정작 불어권만큼 독어권도 차지하고 있다…

뮌헨 주(Kanton München) 여긴 아예 불어권이 더 넓다. 

제네바 주(Kanton Genêve)

밀라노 주(Kanton Milano). 예나 지금이나 이탈리아 최대 도시.

마르세유 주(Kanton Marseille) 

그라츠 주(Kanton Graz). 오스트리아 서부의 도시 그라츠가 주도지만 이탈리어권이 주로 관장구역

자그레브 주(Kanton Zagreb)

사라예보 주(Kanton Sarajevo)

베오그라드 주(Kanton Beograd). 옛 세르비아 왕국의 수도. 정작 세르비아 독립국은 따로 연합 밖에…

세게드 주 (Kanton Szeged). 옛 헝가리 왕국의 도시.

부쿠레슈티 주(Kanton Bucuresti)

부다페스트 주 (Kanton Budapest)

오데사 주 (Kanton Odessa) 옛 우크라이나 남부의 주요 항만 오데사가 주도.

카사 주 (Kanton Kassa). 오늘날 슬로바니아 동부 최대도시 코시체(Košice). Kassa는 해당 도시의 헝가리명

렘베르크 주 (Kanton Lemberg) 오늘날 우크라이나 리비우(Lviv).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 예하의 갈리치아-로도메리아 왕국의 수도였던 렘베르크라는 독일어명이 유래.

핀스크 주 (Kanton Pinsk). 오늘날의 벨라루스 도시.

크라카우 주 (Kanton Krakau). 오늘날 폴란드의 크라쿠프. 위의 갈리치아-로도메리아 왕국의 주요 도시였다.

바르샤바 주 (Kanton Warsawa)

쾨니히스베르크 주(Kanton Königsberg). 오늘날 러시아령 칼리닌그라드. 프로이센 왕가의 발상지로서 당대 독일의 주요 대도시 중 하나.

이러한 판도는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주마다 적어도 2개 이상의 민족이 포함되도록 짜여진 셈이다.


 수도는 과거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이 있었던 장크트 슈테판(Sankt Stephan)인데 빈의 수호성인 성 슈테판에서 이름을 따왔다 하더라.


연합의 신수도 장크트슈테판은 과거 프랑스의 파리나 소련의 모스크바처럼 중앙집권국가의 수도답게 교통의 요지로서 기능할것이며, 수도의 통행을 담당하는 대문들이 각 주에 달릴 것이라 칸다.


컨셉에 충실하게 국가도 이따위로;;;



각 주들의 주기의 예시와 소속 민족들.

아무리 갈라쳐놓아도 도저히 융합시킬 수 없는 주요 민족들을 기준으로 4개 민족을 통합했는데 다음과 같다.

로마인(Romanen), 게르만인(Germanen), 슬라브인(Slaven) 마자르인(Magyaren)

이 다민족 유럽국가의 공용어는 에스페란토어가 될 것이며, 정치체제는 공화정일 거란다. 애초에 수도부터가 워싱턴디씨를 모티브로 잡았다.


여하간 이 ‘유럽연합’의 특이사항으론 몇 가지가 눈에 더 띄는데 다음과 같다.

1. 스칸디나비아, 이베리아 반도, 덴마크, 영국, 아일랜드는 여기 안끼워줬다.

2.통일 이탈리아반도는 4분할당했는데 북이탈리아는 유럽연합의 ‘밀라노 주’와 ‘마르세유 주’로 분할 편입당했고, 사르데냐는 에스파냐령, 시칠리아와 남이탈리아 일부는 그리스령, 그리고 나머지 중부 이탈리아는 부활한 교황령이 되었다.

3.그리스는 대신 트라키아 지방, 즉 현재의 콘스탄티노플 인근 영토와 에게 해 동부 아나톨리아 반도 연안의 도서 영토를 터키에 귀속되는 걸 용인

4.지브롤터와 수에즈운하, 다르다넬스 해협과 콘스탄티노플은 중립지대.

5.과거 유럽 열강들의 식민지는 모두 연합 소유로 귀속되고, 팔레스타인은 새롭게 출범한 히브리 제국에 귀속된다.

6.자그레브도 사라예보도 심지어 세게드나 핀스크같은 곳도 주가 있는데 이중제국의 주요 도시던 프라하는 독자적인 주가 없다.




이 기상천외한 판도는 대체 누구의 아이디어였는가?

해당 지도는 오스트리아 빈(역시…)기반의 화가(..?) P.A.Maas라는 사람이 발간한 팸플릿에서 발췌된건데, 저자는 다음과 같은 취지를 밝혔다.


“the nation states are definitely torn apart, but they are as it were joined together under one roof, by creating sub-regions in which all nations are fused (…), in which racial hatred does not prevail as before, but the love of the people wins out, thus bestowing happiness and blessings on all in that unitary nation”.



진지한 아이디어로 내놓은 건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해당 지도가 나온 시기는 베르사유 조약에 대한 반감과 부작용의 일환으로 별의별 분란이 불-독 국경, 폴란드-소련, 트란실바니아, 옛 트라키아 지방을 두고 인근 국가들이 다투던 난세였음을 감안하면 일견 풍자적으로 보여도 시사점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