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강서구 천성동 천성 마을에서 근친상간(近親相姦)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옛날 함안성 밖에 과부 한 사람이 외동아들과 단 둘이 살고 있었다. 이 과부 아들이 산에서 나무를 해 오다가 고개 너머 한 부잣집 딸을 보고 상사병이 났는데 과부는 그 영문을 몰랐다. 아들이 다 죽을 지경이 되어서야 과부에게 속사정을 이야기했다. 그러자 과부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그 처녀가 보름 뒤 그믐날에 찾아갈 테니 문을 열고 기다려라. 그리고 나중에 돈을 많이 벌면 둘이 도망가자고 하더라.”고 거짓말을 했다. 이윽고 보름이 지나 그믐날 밤이 되었는데 정말로 찾아오는 여자가 있어 아들이 그 여자와 하룻밤을 보냈다. 그 뒤 아들이 병이 나아서 열심히 일해 돈 모은 지가 일곱 달쯤 되었는데 과부의 배가 불러오는 것이었다. 아들은 어머니가 아이를 배었으니 처녀를 데리고 도망갈 수도 없어서 혼자서 보따리를 싸 도망을 가 버렸다.


그러고 나서 19년이 지난 뒤에야 아들은 비로소 어머니가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임을 깨달았다. 후회하며 고향에 돌아와 보니 살던 곳은 쑥대밭이 되어 있었고, 예전 부잣집 딸은 이미 다른 곳에 시집가서 잘 살고 있었다. 이에 상심한 아들이 술이나 한 잔 하자고 다리목에 있는 주막집에 갔는데 어린 처녀가 술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둘이서 술을 마시다가 취해 같이 하룻밤을 잤는데, 이튿날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처녀가 바로 과부가 남긴 딸이었다. 사실을 알게 된 둘은 어찌할 도리가 없어서 다리 밑에 빠져 죽었다. 이를 안 부잣집 양반이 자기 딸 때문에 신세가 그리 되었다고 마을 뒤 고개 위에다 묘를 써 주었다.


출처 부산역사문화대전 http://busan.grandculture.net/Contents?local=busan&dataType=01&contents_id=GC04205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