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춘천은 이렇게 생겼다



한반도 위성사진이나 지형도를 보았다면 중앙부에 운석 얻어맞은 듯한 곳이 두 곳 보이는데,

그 중 큰 곳이 바로 강원의 수도 춘천이다.


북한강이 분지를 종으로 질러내리고 소양강이 시가지를 감아흐르는 이곳에 댐을 건설하여 인공호수가 만들어짐으로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담수호를 도시 속에 품고 있다 하여 호반의 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시가지 내부 지역은 나중에 설명하고, 각 지역은 이름이 적혀진 곳에 위치한다.


춘천에서 중요시되는 역사와 깊이 얽힌 산은 모두 다섯 곳으로,

1 - 봉의산(300.5m) : 춘천 그 자체, 혹은 분지 한가운데에 내려앉은 봉황을 상징하는 춘천의 진산(眞山). 분지 내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2 - 고산(98.6m) : 옥산, 부래산, 봉추대라고도 하는 봉의산의 동생격 되는 산(바윗덩어리). 역시 분지 내부가 훤히 보인다.

3 - 우두산(133.6m) : 삼국 신라시기 춘천의 이름자가 된 산. 우두벌 일대의 중심이 되는 산으로 역시 분지 내부가 훤히 보인다.

4 - 발산(130.6m) : 고대 맥국의 중심지라고 알려지 야트막한 언덕. 샘밭 일대의 중심이 되는 산으로 역시 분지 내부가 훤히 보인다.


이하의 네 산은 모두 높이는 높지 않지만, 분지 내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는 이점이 있어 춘천의 3,500년 역사 속에서 신성시되었다.


5 - 삼악산(655.8m) : 적국의 침략에 맞서 싸우던 맥국이 최후를 맞은 곳이라는 전설이 있는 산. 분지 내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 별 생각 없이 청운봉에 표시해놨는데 그 옆 봉우리가 삼악산 정상


삼악산은 춘천에서 '최후의 보루' 또는 '서울로의 길목'으로 인식된다. 맥국의 항전 전설과 석파령을 넘으며 벌어진 항일 의병의 항전,

그리고 과거부터 지금까지 북한강(신연강)변을 깎아질러 솟아오른 삼악산이 서울로 가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2. 춘천을 상징하는 것, '호수'


전국에서 유일하게 댐 세 곳, 호수 네 곳이 모인 곳인 만큼 강과 호수를 떼놓고는 춘천을 설명할 수 없다.


댐 세 곳(의암댐, 춘천댐, 소양강댐)은 모두 분지의 경계부에 위치하며, 이로서 춘천분지는 의암호반으로 상징되게 되었다.

시가지를 감아돌아 흐르는 소양강과 달리 시가지를 종으로 질러흐르는 북한강은 그 위치에 따라 강의 이름이 달리 불리었는데,


화천을 지나 서오지리부터 인람리-원평리의 어미나루(모진, 母津)를 넘어, 분지로 흘러들어오는 강을 모진강(매강),

분지로 흘러들어와 중도와 박사마을 사이를 흐르는 강을 장양강[자양강](* 때로는 이곳도 모진강이라고 한다),

삼천동에서 소양강과 만나 가평으로 흘러내려가는 강을 신연강으로 불렀다.


두 강은 청동기시대 전기전반부터 시작되는 춘천의 취락 형성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였으며,

기원전 7세기 - 3세기경, 기원전 1세기 - 기원후 5세기 초반경 춘천 지역 고대 정치체의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하였다.

이후 통일신라, 고려 중기까지 강은 춘천의 도시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이는 지금까지도 영서북부를 결속시키는 역사적 연원으로 기능한다.



3. 떼어놓을 수 없는 공동체, 영서북부


춘천을 중심으로 넓게 펼쳐진 영서북부를 구분하는 서쪽, 남쪽, 동쪽, 북쪽 경계선이 보이는가?




하나로 이어진 북한강 수계와 수계를 둘러싼 험준한 산맥은 지역을 하나로 결속시켰으며,

지금까지도 영서북부 주민들의 동질감이 유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약 3,000년간 동일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강을 따라, 산을 넘어 교류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고,

중동부 산간지역의 중심지로서 춘천은 영서북부 주민 모두에게 크고작은 영향을 미쳤으며,

1920년대 경춘철도 부설, 고등보통학교 유치, 도청 사수 등 다양한 큰 사건이 있을 때 서로 단결하며 지역을 지켜낼 수 있었다.



4. 강원도에서 춘천은 어떤 위치인가?


흔히 강원도 3대(4대) 도시를 꼽으라면 영서 중부(현 상황에서 북부)의 춘천, (영서 북부의 철원), 영서 남부의 원주, 영동의 강릉을 꼽는다.


초록색의 산줄기, 파란색의 물줄기를 보았을 때 가장 하나로 모여 있는 동질적인 권역인 영서 북부(중부),

동해바다를 면하고 있다는 크나큰 공통점을 공유하며 통일적이진 않지만 여러 지역이 지근거리에 줄지어있는 영동,

수계도 산줄기도 복잡하여 문화적인 차이는 있지만 여러 사람들이 모여들며 개방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영서 남부.


세 권역 중 영서 북부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춘천분지의 폐쇄성을 제하고) 내부에서의 통일성과 단결성,

외부와의 이질성과 외부에 대한 폐쇄성을 들 수 있겠다.

때문에 강원도에서 가장 크고 중심이 되는 권역이지만, 타 권역과의 마찰이 자주 발생하게 되기도 하였다.



5. 수도권과 춘천의 관계는?


* 빨간 선은 서울시계, 초록 선은 서울 도시권, 파란 선은 각 중심도시의 영향권이다.


춘천은 서울 동북동 방향 축선에 위치한 첫 번째 중심지로, 경기권과 연결된 구릉지 혹은 평지로 이어진 타 권역과는 달리,

서울 방향으로도 산줄기로 완전히 단절되어 강줄기만 이어진 형상을 띠고 있다.

이는 서울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도 불구하고 춘천을 위시한 영서북부가 고립적이고 폐쇄적인 성향을 보이며,

수도권에 인접해 있는 지역 중 가장 확연히 이질적인 문화를 나타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용문-홍천 축선이 가장 부수적인 축선임을 감안한다면,

서울을 중심으로 한 방사형 축선 중 가장 타 축선과 거리가 멀고 방향의 차이가 큰 축선이기에,

동쪽과 북쪽으로 난 길을 따라 여러 방향으로 축선이 이어져 해당 지역과 서울 사이의 교류 거점 역할을 수행한다.



이거 언제 다하지...? 일단 2월 내로 연재 마무리해볼게요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