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모두가 알다시피 춘천은 분지도시임.

게다가 춘천의 지형 특성상 분지 바깥으로는 연담화도, 개발도 어려움.


이는 상당수의 분지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으로 예를 들면,


대전광역시


대구광역시(분지도시의 대표격이라지만 동서가 뚫려있는 지형)


그리고 개인 사견으로는 춘천과 지형이 가장 비슷한 충주시가 있음.


이런 도시들의 특징을 보면 분지 한가운데격인 지역에 도심지가 위치함.

대전의 원도심인 은행동은 서구-중구-동구 지역을 둘러싼 1차 분지의 중앙부(조금 빗겨난 위치이긴 하다만),

현재의 도심인 둔산은 대전분지 전역의 한가운데쯤에 위치함.


대구 동성로는 말해봐야 입이 아플 정도로 가운데에 있고,

충주도 원도심인 성서동은 분지지형의 가운데에 있음.

현재의 3대 상권 중 두 곳인 칠금동, 신연수동 역시 배후에 확장할 지역을 두고 도심과 연결된 자리에 있고.


< 예시 1. 충주시의 순환도로망과 주요 상권 지역)



그럼 춘천은 어떠한가?


춘천역과 명동 상권(원도심), 후평동 상권 일대(범 원도심)

2030 춘천도시기본계획에 의해 '원도심 생활권'으로 규정지어진 지역의 양대 상권임.

원도심은 1930-1950년대에 현재의 모습을 갖췄고, 후평동 상권은 1970-1980년대에 현재의 모습을 갖췄으며,

특히나 후평동의 재개발로 상권이 다시 집중되는 모습을 보이며 명동 상권의 배후지역에서 후평동이 이탈하는 중.

201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후평동에서 명동 진짜 자주나갔음


남춘천역 및 버스터미널과 온의동 상권, 원도심 남부 일대

신도심 생활권(2030 춘천도시기본계획 기준) 서부의 중심축로 롯데마트, 이마트, 모다아울렛 등 쇼핑시설이 한꺼번에 몰려있음.

남부는 1990년대 중반 - 2000년대 초반, 북부는 2010년대 후반 - 2020년대 초반에 현재의 모습을 갖춤.


퇴계동과 거두리, CGV 상권 일대

신도심 생활권(2030 춘천도시기본계획 기준) 동부의 중심축으로 강원도 최대의 학원가이자 CGV가 있는 문화생활의 중심지(였음).

서쪽 퇴계3지구 상권은 1990년대 중반, 남쪽 퇴계4지구와 동쪽 거두지구 상권은 2000년대 중반에 현재의 모습을 갖춤


이렇게 네 곳이 현재 춘천의 핵심 상권임


분지 중앙부인 봉의산에서 반경 4km를 벗어나지 않은 곳에 상권의 핵이 위치해있고,

해당 지역 모두 배후지역의 중심지격인 위치를 가지고 있음.

특히 도심지인 명동은 춘천분지의 거의 정가운데인 봉의산 바로 아래에 위치함.



그리고 도심지의 입지 때문에 대체로 중심지가 여러 곳으로 분산되지 않고 하나로 모이게 되는데,

대표적 예시인 춘천과 대구는 단핵도시로 발전하게 되었음.

두 지역 다 지역상권화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명동 / 동성로의 힘이 빠지고 있긴 하지만,

원도심이 잡고 있는 그 헤게모니 자체는 한국의 타 도시와 달리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음.


이는 도심의 입지가 도시구조상 지역의 중앙부에 위치하기 때문이며,

개인적인 인상으로는 대구 사람들의 대구에 대한 의견과 춘천 사람들의 춘천에 대한 의견이 굉장히 비슷하다는 인상을 자주 받았는데,

도시구조 측면에서 꽤나 비슷한 지역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하는 뇌피셜을 돌려본 적이 있음

(나도 내 의견으로 받아들인 내용이 아니고 그냥 가능성을 제기한 수준)



그럼 고은리는 어떤 위치에 있는가?


일단 춘천은 도시구조이론에서 동심원 모델을 거의 완벽하게 따르고 있는 지역임.

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도시 내부구조 그림을 우선 보면,


도심 - 명동, 중앙로

중간 지대 - 서부시장, 동부시장, 남부시장, 소양로4가 / 근화동의 공업사, 가구사들과 원도심지의 노후 주택

부도심 - 온의동, 후평동

외곽 지역 - 각 택지지구, 아파트, 퇴계농공단지, 후평일반산업단지 등

개발 제한 구역 - 2001년경 폐지


위성 도시 - 칠전동, 신북읍 율문리 / 천전리, 동내면 학곡리

로 거의 들어맞는 모습을 볼 수 있음.


또 동심원 모델을 보면


중심 업무 지구 - 중앙로, 명동 일대

점이 지대 - 약사동, 운교동, 소양로2가, 소양로4가 일대

노동자 주택 지구 - 근화동, 소양로1가, 효자1-3동 일대

중산층 주택 지구 - 강북, 삼천동, 온의동, 퇴계동, 석사동, 후평동, 장학리, 만천리, 거두리 일대

교외 지구 - 신동, 장학리와 만천리 외곽 지역, 거두리 외곽 지역, 고은리, 사암리, 신촌리, 학곡리 일대


로 매우 잘 들어맞는 모습을 볼 수 있음.


이는 춘천에 지속적으로 발달하고 있는 suburban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동내면 신촌리, 거두리, 고은리 지역.


이곳이 행정복합타운 예정지임.


동내면 학곡리, 사암리 지역.


동면 만천리 지역.


신북읍 율문4리 사랑마을(진짜 자연마을 이름이 이럼). 최근 전원주택지로 많이 각광받고 있는 지역임.


각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 전원주택지가 상당히 많이 분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렇게 도시구조상 최외곽지인 교외 지대에는 적합한 대형약국, 차량정비소, 공업단지, 전원주택, 대형 카페 및 베이커리 등이 위치하며,

춘천의 동심원형 도시구조는 긴 세월 지속적으로 고착화되어 가고 있었음.



춘천 내부순환도로(깔끔한 선)과 춘천시민이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시내지역(복잡한 선), 고은리 행정복합타운 예정지(파란색)임


고은리는 춘천 도시구조상 교외지역이자 최외곽 지역으로, 개발 방향으로의 확장이 불가능한 치명적 단점을 안고 있음.

즉, 절대로 춘천이라는 도시의 중심이 될 수도, 춘천 시가지의 부도심 지역으로서 기존 시가지와 융화될 수도 없는 지역임.

게다가 2020년대 초중반에는 남서측, 2020년대 중후반 이후에는 서북측으로 발달하려는 춘천시가지의 개발축과도 정반대에 위치함.


요약하자면 고속도로 접근성은 좋으나 기존 시가지의 최외곽부에 위치한 곳으로,

시가지 반대 방향으로는 확장이 아예 불가능한 지역이라는 것임.


이는 원주의 소초면 장양리 / 태장2동 북부, 강릉의 구정면 제비리와 비교할 수 있고,

충주의 금가면 도촌리, 대전의 자운대, 부산의 선두구동 정도의 입지라고 할 수 있음.


춘천의 현 시가지 그 어느 곳에서도 도보권이 아니며,

시가지 남부에 위치한 남춘천역, 버스터미널에서 강북에 위치한 우두동 도유지보다 직선으로도, 실제 거리로도 더 멀리 위치해 있음.


그니까 고속도로 접근성(과 아마도 부동산 가격 떡상)만을 보고 정한 입지 선정이라는 것인데,

사실 신시가지 조성이라면 그렇게까지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었을지도 모름.

문제는 그놈의 행정복합타운 계획에 있는데... 요 부분은 이따 뭐 좀 먹고 다시 돌아와서 써보겠음.



별의별 소리를 다 하는 사람들 가끔씩 등장하시던데,

뭐 알아서 생각하세요ㅎㅋㅋㅋㅋㅋㅋ 자신의 생각에 대해서 알리고 탐구해서 현실로 만들 용기가 없는 사람들 말은 안 들음.

반얀트리 5성급 360실 직영 + KB부동산신탁 컨소시엄이라는데도 이상하다고 반대하는 춘천 시민단체들보다도 못하다 생각함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