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링크 - https://arca.live/b/city/66422648


사실 입지가 아무리 나쁜 편이라고는 해도, 도청을 위한 신도시를 짓는다면 원주혁신도시 느낌의 지역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름.

직접 연계되는 건 아니지만 다원지구 근처인데다 춘천교도소, 춘천소년원이 이전한다면 신촌리까지 개발이 가능한 위치니까,

신시가지형 행정신도시 건설로는 어찌 보면 적합한 위치일 수 있음.


그러나 강원도청은 계획부터 잘못 정했음. 우선 고은리 도청 예정지가 춘천에서 어떤 위치인지 복습해보면,


내부순환도로와 함께 보면 이런 위치. 동남부에 그려진 네모가 도청사 이전 행정타운 예정지임.

내가 도청 우두동 이전을 외치는 이유가 여기 잘 드러나 있다고 생각함.

도시구조상 강북에 부도심격인 지역이 하나 들어서면 도심을 중심으로 사방에 상권의 핵이 위치해서 균형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짐.


하지만 잘 보면, 오히려 기존 시가지와 유리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도시계획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음.

이는 잘 계획된 지역을 조성해서 관계 상 신시가지 느낌의 신도시를 조성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18년 전 고은리에 추진되었던 G5 프로젝트의 동내면 수요창출형 미래형 신도시가 이런 방향으로 추진되었었음.

(G5 프로젝트에 대해서 자세한 내용은 https://arca.live/b/city/26434311 해당 게시글 참조)

(관련한 내용을 깔끔하게 소개해주는 칼럼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35537&CMPT_CD=TAG_PC 요기 참조)




이 계획은 도시계획적으로만 보면 상당히 잘 만들어졌으나, 당시 주민들과 시민들의 반대가 상당했음.

칼럼을 참고해보면 춘천이 저 당시 어떤 분위기였는지 알 수 있음.

심지어는 이번 지선에서 동내면 500만평 신도시를 공약한 이광준마저도 처음엔 이게 뭥미?를 외쳤을 정도.

취소됐지만 춘천의 새만금이라 불릴 정도로 추진했어도 큰 위험부담을 안아야 했을 것임.


버스터미널, 남춘천역과 퇴계동-거두리 상권, 강원도청 이전 예정지(큰 직사각형의 좌상단)와 미디어타운(상업 · 업무지구) 예정지(우측 큰 네모).

각각 직선 3km를 두고 떨어져 있으며 퇴계동-거두리 상권과 연담화되어있지 않은 모습을 볼 수 있음.

이 때문에 기존 시가지와 유리된 신도시를 건설하기에는 신북읍, 서면, 신동면과 함께 가장 유리한 입지이고,

고속도로 나들목과 인접해있다는 것은 입지상 장점이 맞아서 개발계획이 두 차례 등장하긴 한 것.


자, 근데 저 드넓은 100만 제곱미터의 땅을 무엇으로 채울 것이냐?

기존 시가지와의 연담화를 할 것이냐? 아님 포기할 것이냐? 등등 도시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들을 보자.



강원도청 행정복합타운 계획임.

1단계 도청사 10만 제곱미터, 2단계 공공기관 입주 부지 30만 제곱미터, 상업 · 업무지구 60만 제곱미터.

도청사는 어찌저찌 짓는다고 치고, 나머지 90만 제곱미터를 전부 상업지구와 업무지구로 채우겠다는 무모한 계획.


강원도청은 2단계인 공공기관 입주 부지 30만 제곱미터 중,

춘천지방법원 3.3만 / 춘천지방검찰청 3.3만 / 강원도교육청 4만 = 총 10.6만 제곱미터에,

강원도소방본부, 강원도사회서비스원 등을 밀집시키려고 했던 것으로 보여짐.

지방법원과 지방검찰청은 신축이전이 시급하고, 도소방본부는 도청과 함께 있어 이주가 필수적이기 때문.


하지만 지방법원이 깊어진 검찰청과의 갈등의 골 때문에 춘천시에 실망, 홍천으로 이전도 검토 등의 워딩을 사용하면서,

가능성이 불투명한 행정복합타운 입주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으며 가장 먼저 이탈했고,

지방검찰청에서도 석사동 말고 다른 부지로 동반 이전하겠다고 외치고 있는 와중에 신경호 도교육감이 폭탄선언을 하는데,

도교육청이 이전을 취소하고 사농동 현 부지에 잔류하기로 했음.


원래도 부지의 절반인 15만 제곱미터가 남았는데,

결국 지방검찰청과 도소방본부를 제외하면 유의미한 이전기관이 남지 않은 것.

게다가 한전 강원본부는 후평공단에, 국토정보공사 강원본부는 후평동 현 부지에 신축하기로 했고,


도로교통공단이나 한국관광공사 등 원주혁신도시 이전 기관은 춘천에 소재한 강원본부의 신축 의사를 밝힌 적이 없음.

춘천정부합동청사 역시 지은 지 20년 정도로 노후 건물이 아니기에 이전 가능성은 현저히 낮은 수준.

애초에 학곡리에 잡아둔 3만 제곱미터 규모의 공공업무용지는 10년째 분양 중이니...



그런데 문제는 공공업무용지 30만 제곱미터가 아닌,

상업 · 업무지구(미디어타운) 60만 제곱미터임.


해당 지역에 예정되어 있는 개발계획.

좌측 학곡지구는 2,750세대 정도 규모에 상업용지 4필지, 근린생활용지 4필지가 잡혀 있음.

내가 알기로는 상업용지 1필지에 모아엘가에서 오피스텔을 짓고,

아래쪽 큰 근생용지 1필지에 동춘천농협에서 하나로마트를 짓는다고 들었음.


상단 다원지구는 4,861세대 정도 규모에 상업용지가 10필지였나 들어오는 걸로 계획되어 있을텐데,

다원지구에 잡힌 상업용지가 춘천 개발계획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데 그게 저 최상단부 끄트머리 기존 도심쪽으로 잡혀있음.

게다가 세대수 축소되면서 외부순환도로와 접해 있던 공동주택 6번 용지가 공동주택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용도변경됐던 걸로 아는데,

이 때문에 모든 공동주택 용지가 저 행정타운 상업 · 업무지구 예정지에서 1.5km 거리에 위치함.

학곡리는 애초에 도보권이 아니고...


참고로 60만 제곱미터면 어느 정도냐면

춘천 현재 원도심보다 크고


둔산 핵심지역 중에서 이 정도


상무지구에서는 요 정도 규모이며


벤치마킹하겠다는 상암 DMC가 50만 제곱미터 규모임ㅋㅋㅋㅋㅋㅋㅋㅋ


30만 규모의 춘천에서 150만 규모 대전의 둔산신도시, 광주의 상무지구와 같은 규모의 공공기관 중심 대규모 행정타운을,

'인접한 주거지역 계획 없이' 짓겠다는 말도 안 되는 구상임. 그것도 '미디어'를 테마로, 한 도시의 최외곽 지역에 말임.


그럼 들어갈 미디어가 있느냐?


2009년 온의동 춘천야구장 자리에 지은 KBS 춘천방송총국임. 규모 보면 알겠지만 신청사 건립은 어림도 없음ㅋㅋㅋ


G1은 건물 규모만큼 방송국도 영세한 편이라 이전 추진에 어려움이 있고


춘천MBC가 지은지 조금 오래된 건물이기는 한데 여기 자리가 워낙에 좋아서 두고 갈지는 의문

두고 가면 문화공간으로 정말 잘 활용할 수 있긴 할텐데...쓰읍


언론사 중에서는 각 언론사의 지역국과 강원일보사 본사 정도?

도민일보는 중앙로3가에 있던 사무실도 본인들 출판공장 있는 후평공단으로 빼서 갈지 의문임.

도민일보 규모 자체도 큰 편이 아니라서.


들어갈 미디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주요 방송국 본사가 춘천에 오는 것도 아니고,

대체 왜 계획을 저런 식으로 잡아둔 건지 난 도저히 이해가 안 감ㅋㅋㅋㅋㅋㅋㅋ



이상의 이유로 도청에서 호기롭게 발표한 고은리 행정복합타운 구상은,

발표 보름도 안 되어서 벌써 흐지부지되고 있음.

시민들 기류도 반대 일색에, 도지사 바뀌고 정권 바뀌면 또 엎어지고 다른 곳에 짓는다고 하겠지 하는 중.


행정복합타운 계획도, 부지의 선정도, 추진 계획도, 자금 조달 능력도 완전히 날림인 이번 도청사 이전 계획은,

아마 추진도 전에 물거품이 되고 지역 사회에 갈등을 불러온 최악의 공론화 및 부지 선정 예시로 남게 될 것임.



이상 두 편에 달하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