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처음부터 군부는 왕정이나 공화정 둘 중 어느 한 문제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한쪽 편을 들지는 않았다... 라기보다는 그냥 별 생각이 없었음 국민 전선에 가담한 장군들도 '좌익은 당연히 때려잡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굳이 왕정까지 복고할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할 만큼 왕정이란 기관 자체에는 딱히 애착이 없었고, 팔랑헤 사상가 오네시모 레돈도, 라미로 레데스마같은 본격 사상적 파시스트들에겐 왕정도 '퇴폐하고 썩어빠진' 청산해야할 적폐란 입장이었고, 공화주의 헌정 체제를 선호했던 우파 인사들 또한 충분히 있었음. 스페인 정치에서 공화주의가 좌파의 전유물이 된 것은 스페인 내전과 공화주의를 불온 사상으로 보고 말살하고자 했던 프랑코 통치 이후의 유산임.


일단 국민 전선에 가담한 장군들을 알아보자


곤살로 케이포 데 야노 :  스페인 제2공화국 개국공신,  대통령이였던 니세토 알칼라-사모라와 사돈 관계


라몬 프랑코 : 형인 프란시스코 프랑코를 따라 가담


에밀리오 몰라 :  처음에는 그냥 별 생각없이 공화정을 지지했다가 그를 따라 참여한 카를로스파를 기겁하게 했음. 왜 왕당파가 공화주의자와 함께 쿠데타에 참여했냐면 딱히 연줄이 없었기 때문임


미겔 카바네야스공화주의자였고 그 아들은 아예 대놓고 사회노동당 의원이었다가 아버지가 힘이 없어서 지켜만보고 있었기 때문에 프랑코에 찍혀서 망명했다.


프란시스코 프랑코 : 제2공화국이 수립될때도 정치에 별 관심이 없었음, 공화정부도 툭하면 쿠데타를 남발하던 다른 장군들보다 프랑코를 다루기 쉬운 인물로 여김. 1931년 무렵 호세 산후르호 장군의 쿠데타에도 참여하는것을 거절했던 전적이 있기에 더욱 그러했음. 오히려 그는 공화국 수립이후로 '우리에겐 공화국을 도와 자유와 정의를 실현할 의무가 있다'며 생도들을 모아놓고 연설하는 등 공화국에 가장 협조적인 장군으로 보였고 공화국에서도 '이 사람이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다.'라고 판단했음. 공화정 수립 4년 만인 1936년에 다시 정부가 붕괴되고 이른바 인민 전선이라고 불리는 자유주의-좌파 연합세력이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자 우파 세력의 불안감은 극에 달함. 이미 스페인 좌우파의 대립은 유혈사태로 이어진 전례가 있었음.

게다가 공화국은 우파 세력의 주요 구성원이면서 왕정 시대 거의 절대적인 특권을 보장받던 가톨릭 교회를 적극 견제함. 원래는 가톨릭 교회 전체를 공격하려고 했으나 그것은 너무 부담스럽다 하여 예수회가 주 타겟이 되었음. 앤터니 비버의 스페인 내전에 따르면 가령 토지나 재산 등의 몰수, 특권 박탈 등의 주 타겟이 예수회였음. 이 때 몰수당한 재산이나 특권 등은 프랑코 시대에 정부에서 돌려줌.

그러나 정작 반동적 극우 사상이 팽배했던 당대 스페인 가톨릭 교회 내부에서 그나마 가장 자유주의적이고, 민중에 친화적인 성향을 보였던 파벌이 예수회였음. 당시 스페인 좌파 지식인들 상당수 본인들 또한 역사적으로 종특수준으로 교육을 강조했던 예수회 교육 과정이나 기관 출신이었고, 당시 스페인 진보 교육계를 지배한 조류였던 아나키스트 프란세스크 페레르 이 가르디아의 에스쿠엘라 모데르나(근대 학교) 운동 또한 예수회의 영심수련에 큰 영향을 받은 운동이었음. 스페인 가톨릭 교회 내에서 예수회의 존재감이 너무 강하다 보니 반대편에서도 단순히 우파의 주요 구성원인 가톨릭 교회의 상징적인 샌드백으로 고른 것인데, 이런 사정 때문에 종교세력의 반발도 위험수위에 달해 있었음.

인민 전선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위험 세력들을 제재하기 위해 군의 유력한 장군들을 외부로 떨어뜨려놓는 조치를 취함. 이에 따라 프랑코도 참모총장직에서 해임되어 카나리아 제도로 추방되었으나, 오히려 이 때문에 프랑코는 자신의 세력기반이던 아프리카 파견군과 더욱 긴밀히 접촉할 수 있었고 이 시점에서 정부에 대한 그의 의견도 확고해짐. 하지만 프랑코는 이 시점에서도 태도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상황을 주시하는 길을 택함. 심지어 정부에 밀서를 써서 군부 내의 불만을 지금 당장 잠재워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자기도 돕겠다는 식으로 쿠데타가 곧 일어날 거라는 암시를 주고 있었음. 


이외에 후안 야궤나 미구엘 폰테, 호세 엔리케 바렐라 같은 장군들은 이미 팔랑헤 주의자이거나 산후르호 장군의 쿠데타에 가담한 전적이 이있어 안적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