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중구 보수동' 하면 보통 헌책방이 모여있는 책방골목이 유명하지만, 그거 말고도 특별하고 비밀스런 골목이 하나 있다.

내 생각에 이걸 아는 사람은 인근 주민 말고는 거의 없지 않을까...?


여기가 입구다. 비밀의 골목이니만큼 잘 보이지 않는곳에 있지. 각도를 달리하면 잘 보인다.


포스가 무슨 방공호 입구같지?ㅋㅋ 처음에 발견하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마! 드가자! ㄱㄱ


조명이 있으니 잘 보이네. 없었으면 거의 보이는게 없었을듯? 딱 들어서니까 ㄹㅇ실화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어이가 없었음.ㅋㅋ 여기가 경사가 심한 산지에 있는 시가지이니만큼, 좌측은 축대이고 우측은 상대적으로 아래쪽에 있는 건물이야.


한쪽은 주택들이 쭉 이어지는거라 이렇게 가다보면 곳곳에 창문도 있고 문도 있음. 그러면 이 라인 주민들은 이 골목으로 매일 다니는건가.. 상당히 무서운 느낌의 골목인데...ㄷㄷ 특히 밤이 되면...;


물론 이 곳 특성상 빈집이 많을거고 그래 보였음. 그리고 거주민들도 어르신이 대부분이겠지.


처음 들어갈때부터 시선을 강탈했던 그 빨간글씨... 도대체가 왜 저 부분만 툭 내려와 있는걸까?? 암튼 머리 부딪히기 딱 좋은 위치라 저렇게 친절히 경고를 해줌.


아, 그리고 저 히든_시크릿 골목의 제원(?)을 알려주자면


일단 폭이 되게 좁아. 사진처럼 배낭 하나로 길막 가능이고 내가 마른 편인데도 되게 갑갑했음. 아마 강호동은 그냥 못지나갈꺼 같고, 몸을 옆으로 돌려서 게걸음으로 가면 될듯. 덩치 큰 돚챈러가 아무나 함 가봐바.

그리고 높이는 부분에 따라 다른데 낮은 곳의 경우는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할 정도로 낮았어. 내가 키가 작은 편인데도 말이지. 그니까 여긴 가다가 반대편에서 누가 오면 한명이 빠꾸해야함 안그럼 부비부비해야됨. 길이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한 200m 정도?


음 그리고 전체적으로 조명때문에 사진들이 실제보다 밝게 나왔는데 이 사진 느낌이 직접 보는거와 딱 맞는거 같아. 어두운 곳은 확실히 무서운 느낌이 많이 들었음.


그럼 이제 사진은 거의 다 본거같고 여기에 대해 설명을 해볼게.


내가 이 골목의 존재를 알게된건 한 2~3년전 지역방송 다큐멘터리를 통해서였어. 기억은 잘 안나는데 보수동을 소개하면서 이 골목이 잠깐 나왔는데 정말 신기해 보이더라. 근데 상세 주소를 알려주지 않아서 도통 어딘지를 알수가 없어서 가보질 못했었어. 그렇게 알고만 있다가 오늘 우연히 발견해서 글을 써봄. 방송에는 보수동 '굴 골목' 이라는 이름으로 나왔었어. 인근 주민들이 그렇게 부른다고 해. 그리고 원래는 이 골목에 조명이 없었는데 주민들이 다니면서 자꾸 머리를 부딪히다 보니까 민원을 넣었고, 그 결과로 지자체에서 설치해 준거라고 하더군. 


또 사진만 봐도 감이 오겠지만 이곳은 원래 이동 통로로 이용하라고 만들어진게.. 당연히 아니야. 과거 부산에 인구가 마구마구 불어나던 그 시절, 산으로 밀려올라간 사람들이 도시계획같은거 없이 되는대로 집을 짓다보니까 이런 좁고 긴 자투리 공간이 남았고 그걸 그냥 통로로 사용하게 된거지. 이게 조명을 달아놓으니까 사람 다니는 길 같아 보이는거지 안그럼 누가 알겠어?ㅎ  ㄹㅇ인근 주민만 아는 전용 통로이니깐. 근데 그렇기 때문에 너무 신기하고 재밌는 장소로 느껴지기도 해.


이런 공간... 길은 아니지만 어쨌든 다니려면 다닐 수는 있는 이런 곳들이 산복도로에는 많이 있어.


마지막으로 이런 골목도 있는데, 이건 좌측 축대 위 도로와 우측 건물 옥상을 연결하는 통로를 만들면서 이렇게 된거야. 뭐... 이렇게 재밌는 곳들이 산복도로에는 많이 있어.


비밀 골목의 입구 주소는 보수동 1가 41-184야. 기회가 된다면 이 골목 아닌 골목을 걸어보면 재밌을 거임